밤하늘에 구름이 흐르고 있다. 달이 그 뒤로 숨자 환하던 푸르스름한 빛이 사라졌다. 지상의 도시에 다른 광원이 많은데도 창가에 버티고 선 다쓰야씨의 모습은 달빛을 잃어 새카매졌다.
바람이 불 때마다 숲에는 투명한 ‘어떤 존재‘들이 생겨나 나무들과 함께 부대끼며 흔들리는 듯했다. 그렇게 숲은 꽉 차 있었다. 광활한 나무 바다 속에, 열매는 있는 느낌이었다. 어려서 바다를 둥둥 떠다닐 때처럼 편안했고 가만한 고양감이 차올랐다. - P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