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여성들이 활력 있고 당당하게 펜을 들어 써내려간다면, 그것은 18세기와 19세기의 여자 조상들이 병들 정도로 심한 고립 속에서, 미칠 듯한 소외감 속에서, 마비를 일으키는 모호함 속에서 자신들의 문학적 하위문화에 고질적으로 퍼져 있던 작가 되기의 불안을 극복하려고 싸웠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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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당신의 가족이고 친구이고 직장동료라서 얻을 수 있는 이득 말고, 언젠가는 다시 돌아올 호의나 회계장부 속에 기록해 둘 친절 말고. 이따금 나의 깔끔한 합리성을 무너뜨리고 싶다. 타인의 작은 허물에 눈 감는 어수룩함. 살다보면 어느 정도 손해는 어쩔 수 없다는 체념. 햇빛이나 바람처럼 목적 없이 흩어지고 퍼져나가는 선량함. 그런 마음들 없이 내가 잘 지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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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로는 정조의 어머니이자 사도 세자의 아내인 혜경궁 홍씨에서부터 아래로는 소설을 필사하는 궁녀에 이르기까지, 궁궐과 사대부 가문과 세책방을 가리지 않고 순수 소설 애호가들이 넘쳐났다. 여기서 ‘순수’라는 말을 붙인 까닭은, 그들에겐 소설이 자본주의 시스템에서 사고파는 상품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들은 남존여비의 세상, 하고 싶은 것을 마음대로 못하는 사회에서, 소설을 통해 그들만의 상상을 펼쳐나갔다. 함께 모여 베끼고 읽고 논하는 자리는 자연스럽게 소설을 즐기는 모임으로 이어졌다. 새로운 작가가 탄생한 텃밭이기도 했다.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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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 뭔지 아는 여인이라면, 게다가 소설가라면 오늘처럼 즐기기도 하고 오늘과는 달리 집필에 몰두도 해. 맑은 정신으로 소설을 논하는 날도 있어야겠지만, 흉금을 터놓고 소설과 놀아야 하는 날도 필요하니까. 그 둘을 스스럼없이 오가야 제대로 된 소설가야. 생각이나 감정이 막혀선 안 돼. 어디든 가고 누구든 만나고 무엇이든 해야지. 이건 되고 이건 안 되고, 이딴 경계는 부셔 버려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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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의 범죄소설은 동시대를 살아가는 독자들에게 사회의 작동 방식을 알려주고, 사회의 여러 층위와 패턴들을 드러내어 보여준다. 사회의 살갗을 벗겨내어 악한 것과 순한 것을 노출시키고, 인물과 스토리라인을 모두 활용하여 우리의 죄악을 까발린다. (서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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