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니의 컬러링 일기
구작가 지음 / 예담 / 2015년 8월
평점 :
절판


서점에서 귀가 큰 토끼를 알게 된 건 정확히 언제인지 기억나지 않지만, 그 토끼가 베니라는 걸 알게되고 베니의 이야기는 참 따뜻하고 소중하다는 것을 누누히 기억하고 있습니다. 남들보다 조금 더 잘 듣기 위해서 큰 귀를 그렸다는 구작가의 베니는 참 소복소복하고, 수줍기도 하면서, 무슨 일이든 용기있게 해내고 싶어하는 토끼입니다.  하고 싶은 일들이 많은 베니는 자신의 소망을 그림으로 남겼고, 그 그림은 컬러링 일기가 되어 우리 곁으로 다가왔지요.

 

 

베니의 컬러링 일기 : 오늘도 즐거운 하루

작년부터 컬러링북은 안티-스트레스라는 이름 아래, 서점가의 새로운 힐링북으로 자리잡으면서 꾸준히 베스트셀러의 기록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그와 더불어서 어찌나 다양하고 다채로운 컬러링북이 자신만의 특색을 뽐내며 하얀것은 종이, 검은 것은 색칠 입힐 공간으로 남아있던지요. 저도 작년 말에 여러가지 복합적인 일들로 계속적인 스트레스를 받아왔던터라, 그 스트레스를 잊어보고자 컬러링북을 구입했는데, 아뿔싸 - 이건 컬러링북이 아니라 스트레스북으로 다가와버리네요. 칠해야 할 것들이 어찌나 많던지! 내 맘대로, 내 기분에 따라 색칠하면 된다지만, 이것도 보통일은 아님에 분명합니다.

 

 

그래서 베니의 컬러링 일기를 받았을 때에 베니를 만난다는 설레임 반 + 이걸 또 언제 칠하고 있나 싶은 두려움 반이 오묘하게 뒤섞였더랍니다. 어차피 색칠을 할 도구들은 많았기에 도구에 대한 압박은 없었고, 남에게 보여줄 것도 아니였음에도 불구하고 자유로운 컬러링은 우리를 조금 두렵게 하는가 봅니다. 근데 신기하게도 이런 마음은 이 컬러링북을 한번 쓰윽 둘러보고나서 오히려 말끔히 사라졌어요.

 

베니의 컬러링북은 정말 부담없이 그 날 그 날, 내가 칠하고 싶은 본능대로 칠해도 괜찮아요.

소복하고 포근한 표정의 베니를 바라보며 하나하나 칠해 나가다보면, 베니가 밑 그림이 되어주는 멋스런 나만의 동화가 완성되니까요.

 


물론, 그 동화를 만들어 나가다가 막힐 때에는 뒷면의 구작가님의 동화를 슬며시 참고하시면 됩니다. 하지만 이 동화는 나만의 동화니까, 내 방식대로 색을 채워나가면 좋겠죠?

 

 

처음엔 저도 몇 번이고, 구작가님이 만들어낸 동화를 비슷하게 해 나갈려고 자꾸만 뒷장을 훔쳐보게 되었던 것만 같아요. 그런데 마음을 비우고 칠하다보니, 어느 순간 이건 다른 색으로 칠해도 되겠다 - 싶은 마음이 생기더라고요. 나만의 동화를 만들고 싶어지는 거죠. 그래도 베니는 베니답게, 분홍빛 귀와 핑크빛의 사랑스러운 볼, 소복소복한 하얀 모습은 남겨두고 싶었답니다. 은연중에 저도 이 베니라는 토끼에게 마음을 많이 빼앗겼는가봐요. 참 사랑스러워요.

 

 

베니의 컬러링 일기를 만나고 나니, 컬러링 북에 대한 생각이 조금은 바뀌게 되더랍니다. 뭐랄까, 컬러링북이 이렇게 재미있고 즐거운 일이고, 잡생각을 없애주게끔 해준다는 것을 제대로 알게 되었지요. 그리고 뭔가 나만의 동화를 만들어가는 듯한 기분이 들더라고요. 제가 많은 컬러링북을 접해 봤던 것은 아니지만, 칠하면서 아무 부담 없이 편안하게 즐길 수 있었던 것은 이 책이 처음이였던 것 같아요.

 

그러니 컬러링북을 새로 시작하시거나, 기존의 컬러링북에 질리신 분들은, 조금은 친근하게 다가설 수 있는 베니의 컬러링 일기로 시작하시면 좋겠어요. 물론, 사랑스러운 베니의 이야기를 좀 더 알고 싶으신 분들, 베니와 조금 더 친해지고 싶으신 분들 또한 이 컬러링북을 통해 스트레스도 풀고, 즐거운 시간을 가질 수 있으리라 생각되고요. 부담없이 즐길 수 있다는 것이 참 어려운데도 불구하고 베니는 그 특유의 밝음과 사랑스러움, 따스함으로 우리에게 하얀 여백에 색을 칠해보라고 합니다.

 

마지막에 저 하트에 둘러쌓인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서 태어났어요.'라는 문구가 적힌 이 그림을 다양한 사랑빛으로 색칠하고 나니까 제 자신도 사랑받는 기분이 들더라니까요.

자, 이제 여러분도 베니의 손을 잡고 하얀 여백 위에 당신만의 색을 칠해보시길-

베니의 일기는 어렵지 않아요. 당신도 충분히 당신만의 동화를 만들 수 있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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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고 싶어지면 전화해
이용덕 지음, 양윤옥 옮김 / arte(아르테) / 2015년 8월
평점 :
품절


사람마다 누구나 어두운 점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성선설을 더 믿는 편이지만, 성선설도 인간 내면의 어두운 면이 없으면 절대로 부각될 수 없습니다. 빛과 어둠이 공존하는 것 처럼 우리는 늘 선과 악의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고 있지만, 대체적으로 선하게 살아가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니까요. 그 때문인지 아니면 다른 어떤 이유(가령 호기심?) 때문인지는 모르겠으나, 때때로 아주 밝고 따스한 느낌의 소설을 읽고싶다가도, 때때로 검은색보다 더 깊은 인간의 행동과 마음을 다룬, 악랄하고 지독한 어둠을 담은 책을 미친듯이 읽고 싶어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대부분 그런 어두운 소설의 경우, 어떤 방식으로든 책장을 덮고나면 매우 찝찝한 기분을 감출 수 없기 마련이기에 호기심 가득한 소재이면서도, 자주 가까이 삼으며 읽으려 하지않게 되더군요. 그나마 깔끔한 기분으로 내 호기심을 채워주던 책들은 역사 속의 악녀들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책 정도였다고나 할까요 ...


역사 속의 악녀들의 이야기라든가, 악녀에 대한 이야기들은 참으로 많은 호기심을 자극하기 마련입니다. 그녀들은 자신들이 가진 무기를 모두 총 동원해 사랑과 권력, 부와 명예를 챙취합니다. 자신의 목적을 위해서는 그 어떤 수단과 방법도 가리지 않지요. 자신의 존재, 부, 권력 - 가진 것을 총 동원하여 열정을 내뿜으며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는 그녀들의 모습에서 많은 사람들이 두려움을 느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죽고 싶어지면 전화해>

제목부터 기이한 이 소설의 표지를 처음 보는 순간 사로잡힌 제 모습은 아직도 잊혀지지 않습니다. 어둠보다 더한 검은색 배경 안에서 못마땅한 표정인지, 기묘한 비웃음인지 가늠하기 힘들지만, 저 여인의 표정이 무섭기도 하고, 비아냥 거리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목부터 줄거리까지 어느 하나 제 호기심을 자극하지않는 것들이 없을 정도였는데, 읽고 나니 인간 내면의 악마적이고 어두운 면을 이야기하면서도 이렇게 깔끔하고 정돈된 것 같은 맑은 기분을 느끼게 해주는 책은 흔치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마지막 책장을 덮은 순간, 전혀 찝찝하지 않았던 그 기분을 느끼며 어찌나 놀라웠던지!


이 책의 간략한 줄거리를 말하자면, 무료하게 이자카야에서 아르바이트와 공부를 연연하던 삼수생 도쿠야마는 동료들과 찾은 단란 주점에서 그 곳 최고의 미녀인 하쓰미를 만나게 됩니다. 하쓰미는 도쿠야마에게 휴대전화 번호화 함께 수수께끼같은 메세지를 건네고, 처음에는 그녀를 경계하던 도쿠야마는 금새 하쓰미의 포로가 되어버립니다.  살인, 잔혹, 엽기, 고문, 학살 ... 엄청난 지식과 기억력으로 황홀하게 그려내는 '세계의 잔혹사'를 들으며 기묘한 섹스에 눈을 뜬 도쿠야마. 찐득하게 달라붙는 그녀의 염세적 세계관에 침식된 그는 점점 외부와의 연결 고리를 하나씩 끊어버리고야 맙니다.

 

 

앞서 말한대로 이 책의 가장 놀라운 점은 바로 인간사의 잔혹함을 이야기 한다던가, 변태적인 섹스 플레이등을 그려내고 있음에도 책을 덮는 마지막 장의 기분이 전혀 찝찝하지 않다는 점입니다. 오히려 좀 특별한 취향을 가진 연인의 사랑법으로 보여지는게 이상할 지경이였죠.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불쾌했던 것은 아름다운 여자친구를 두었다고 해서 질투를 하며 악의적인 말들을 내뱉는 주인공의 친구들이 이 책의 남녀주인공의 행동보다 훨씬 더 불쾌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들은 단지 '도쿠야마를 위해서, 도쿠야마 네가 꽃뱀에게 빠진것 같은데 그걸 구해내기 위해서-'라는 이름으로 여 주인공인 하쓰미를 폄하하는 악의성을 보이고 있지요. 인간의 잔혹성이 어디까지인지, 그 모든 것들에 대한 내용을 기억하고 도쿠야마에게 이야기 해주는 하쓰미가 더 나쁜 사람일까요? 진정으로 악하고 위험한 사람은 누구인거죠?


이 책은 위험한 책이자 매력적인 책 입니다.

자칫 잘못할 경우 온갖 어둠 속에 빠져들어 헤어나올 수가 없을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극단적인 어둠의 끝자락에 도리어 살고자 하는 마음이 생겨나는 것 처럼, 마지 태양이 떠오르기 직전의 새벽이 가장 어둡다고 하는 것처럼 오히려 그 어둠이 너무 짙어 그래도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참 아이러니하죠. 어찌보면 작가 자신이 노린 것이 이런 점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약해진 사람이 베갯머리에 놓고 되풀이해서 읽는 소설을 쓰고 싶다." 고 했으니까요.  마음 약한 사람들에게 희망 가득한 이야기를 읽힌다고 해서 단숨에 희망이 생기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그 희망적인 내용이 마음 약한 사람들에게 절망으로 다가오기도 하거든요. 너무 밝은 빛은 동경의 대상이기도 하지만, 반대로 더 큰 절망을 가져다 주기도 하니까요.  그런 의미로 마음 약해져 살아가는 게 힘든 순간이라면 깔끔한 기분으로 절망 속에 희망을 딛고자 하는 것처럼, 저자가 그랬듯이 베갯머리에 놓고 두고두고 읽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아이러니한 추천이지만, 정말 이 책 그런 책이예요. 그래서 그 점이 매력적인 거고요.


오히려 하쓰미가 거침없이 말하는 세상의 부조리함을 돌아보면 과거보다 현대의 지금이 더 잔혹하지 않은가 .... 고민하게 됩니다. 과거 공장에서 반복적으로 노동하던 세대에 비하면, 근로법 등이 개선되고 있으니 지금이 더 낫다고 하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끊이질 않은 일로 인한 야근이 되풀이되는 회사라던가, 일한 댓가를 제대로 지급하지 않는 회사 대표의 횡포, 회사에서 일하다 사고를 당했음에도 불구하고 산재 처리를 해주기 싫어서 온 구급대를 돌려보내는 경우 등 뉴스에서 끊임없이 되풀이되는 노동자들의 삶은 과거보다 나아지지 않은 것 같거든요. 시대는 편해지고 있지만 정작 그 편리함에 우리의 희생이 당연시 되어가는 것이 아닌가 싶어지기도 합니다. 과연 이 세상은 어떻게 될 것인가? 이대로 망해버려도 아무렇지 않겠지만, 글쎄요, 다르게 생각해보면 끝없이 개선이 되어왔던 것처럼 또 다른 방법으로 개선이 되는 희망을 비춰볼 수 있지도 않을까요?


아무튼 책장에 꽂아두고 마음이 약해질 때마다 꾸준히 들여다보고 싶어지는 책 입니다.  묘하게도 사람 누구에게나 가지고 있는 악에 대한 호기심을 적당히 자극해주면서, 그에 반하는 선을 끝없이 불러일으키는 이중성을 지닌 책이거든요. 과연 이 악의 끝에 무엇이 있을지에 대한 선택은 이 책의 책장을 마지막까지 읽고 덮은 독자의 몫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역자 후기에 일본의 어느 블로그가 지적한대로 이 책의 제목이 주는 의미가 두 가지가 있지 않겠냐며 적은 글귀가 있는데 그 의미가 참 인상깊어, 그 것을 소개하며 이 책 서평에 대한 마침표를 찍을까 합니다. 


죽고 싶어지면 전화해. 그런 생각일랑 접게 해줄 테니.

죽고 싶어지면 전화해. 기꺼이 도와줄 테니.


자, 여러분에게 이 책은 어떤 의미인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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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시가 되고 이별은 별이 되는 것 - 내 생애 꼭 한번 필사해야 할 사랑시 101 감성치유 라이팅북
97명의 시인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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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을 목적으로 컬러링북이 유행하더니, 이제 필사 도서가 유행입니다.

그 중에서도 남녀간의 만남에서 설렘, 사랑, 이별 그리고 다시 사랑에 관련된 시를 모은 필사책 <사랑은 시가 되고 이별은 별이 되는 것> 입니다.  

 

이 책은 남녀간의 만남에서부터 오는 설레임, 깊어가는 사랑, 무심한 이별, 그리고 긴 어둠의 시간을 견뎌내고 다시 사랑에까지 이르는 마음에 대한 97명의 시인들의 시들을 한 자리에 모은 시 입니다. 윌리엄 셰익스피어부터 헤르만 세헤, 라이너 릴케등의 외국 시인은 물론 한용운, 황진이, 이병률, 안도현 등 국내 시인들의 시까지 다채롭게 만날 수 있다는 것 또한 장점입니다. 아무래도 사랑하는 사람들에 대한 시들이다 보니까 편지를 쓸 때 인용해도 참 좋을 것 같고 읽으면서도 사랑과 이별에 대한 마음의 변화를 고스란히 담은 듯한 시도 만날 수 있습니다.

 

 

필사 = 베껴쓰기.

소설가 조정래 선생님은 필사야 말로 진정한 정독이라고 하셨고, 소설 지망생 분들이 자기가 좋아하는 작가의 책 한 권을 통째로 옮겨 쓰는 것을 통해 문장력을 늘린다는 이야기를 얼핏 들은 적 있습니다.  그동안 책 속의 짧은 한 줄을 간략히 적는 것이 전부였던 저로서는 필사도 처음이였을 뿐더러, 시에 대한 서평을 쓰는 것도 처음인지라 두려움이 컸던 것도 사실입니다. 무엇보다 글씨가 참 예쁘지 않아서 내가 필사를 하는 것이 과연 가능할까? 싶은 마음이 우선이였죠.

 

 

왼쪽에는 시인들의 시가 적혀 있고, 글을 쓰기 편하도록 오른쪽 부분에는 필사 할 수 있도록 공란을 만들어 두었습니다. 찬찬히 읽다가 내가 마음에 드는 시 구절이 나오면 그 구절을 적어주심 되는데, 말이 좋아 필사라고 하지만 의외로 신경이 많이 쓰이긴 하더라고요. 저는 공란에다가 똑바로 글씨쓰는 것을 잘 못하기 때문에, 쓰다보면 점점 아래쪽으로 치우치는 버릇이 나와서 이게 굉장히 신경쓰이더라고요. 글씨가 예쁘지 않은 것도 함정. 이런때 펜도 왜 그렇게 신경이 쓰이는지 괜시레 쓰지도 못하는 '만년필이 갖고 싶다' 생각하다가, 얼마 못 쓸 것 같아 마음 곱게 접었습니다.

 

 

이런 필사 책을 쓸 때 캘리그라피는 전혀 배우지 않고, 글씨 쓰는 것이 자신 없으신 분들이라면, 내게 가장 익숙한 펜을 들고 쓰시는게 가장 좋은 것 같더라고요. 익숙한 펜일수록 글씨가 나 답게! 예쁘게 더 잘 나오는 셈이 되니까요. 색상도 관계없고, 쓰려는 도구가 무엇이든 관계없어요. 우측 여백이 넓어서 이 면을 어떻게 활용할지는 오롯이 내 자신에게 달려있는 셈이더라고요.  

 

그렇게 한 두개 이상 필사를 하다보니, 읽을 때와는 다른 마음 가짐으로 시를 새롭게 바라보게 되더랍니다. '읽는다'라는 행위가 단순히 시의 활자를 읽고 음미하는데 그쳤다면, '필사'는 시안에 담긴 속 뜻을 이해하고, 마음을 헤아리게 되는 계기가 되는 것 같더군요. 개인적으로 필사를 하다보니 황진이의 시 '꿈에서 만나요'와 조운의 '우리 둘이 살아요.' 시가 가장 마음에 와 닿더라고요. 특히 황진이의 시는 그 문장이 너무나 아름다워서, 사랑하는 연인들이 보고싶어도 만날 길이 없어 꿈 속에서 만나자는 그 문장이 노래 가사 같더라고요. 우리 지금도 보고싶은 연인들에게 '내 꿔~.' '꿈 속에서 봐요.'라는 말을 하곤 하잖아요?


하얀 여백에 똑같이 책을 베껴쓰는 것도 누군가에겐 스트레스가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마음 한 켠 살포시 내려놓으시고, 가장 익숙하고 가장 편안한 펜을 찾아서 시를 베끼다보면 절로 마음이 차분해지더라고요. 꼭 내가 좋아하는 시인의 문장을 닮아가고자 하지 않아도 똑같이 글을 쓰면서 마음을 다듬는 것 자체가 세상 번잡한 일, 스트레스 모든 것들 다 잊기에 좋더라고요. 그래서 필사도 힐링이 되는 건가봐요. 그 필사를 처음 시작하시는 분들이라면, 우리 곁에 늘 다양한 형태로 자리하고 있는 사랑에 대한 필사는 어떠할까요? 오늘밤 연인에게 근사한 사랑의 시를 들려주어도 좋고, 이별로 다친 내 마음을 달래는 데에도 시는 참 좋은 친구가 되어줄 것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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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베이의 연인들
요시다 슈이치 지음, 이영미 옮김 / 예담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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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제 기억 속의 요시다 슈이치는 공간을 참 멋스럽게 활용하는 작가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과거 <동경만경>을 읽으면서 책 속의 무대가 된 일본 오다이바가 궁금했고, 그 곳을 직접 방문했을 때의 그 운명적 설레임이 참 멋스럽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여행지에서 소설 속의 무대가 되는 곳을 만났을 때의 설레임과 기쁨, 묘한 두근거림은 여행을 잊을 수 없게 만드는 하나의 장치가 되어주곤 하거든요.


 


 

그래서 내심 <타이베이의 연인들>을 만났을 때, 묘하게 두근거림을 멈출 수 없었습니다.

과거 대만은 저에게 그렇게 매력적인 여행지가 아니였고, 사실 기억에 남는 곳도 몇 군데 없는 것이 사실이였거든요. 101 타워와 드라마 속의 장소라고 알려졌던 지우펀, 태평양을 마주한 화련 정도나 할까 ... 최악의 여행도 아니였음에도 불구하고 그냥 그런 여행지로 남았던 것이 내 탓인듯 느껴졌던 것도 찰나, 또 그냥 그렇게 잊혀졌던 도시가 되었습니다. 그 후 <꽃보다 할배 : 대만편>에서 저런 곳도 있었다며, 추억을 되새기는 장소로 그저 여권 도장 하나 추가 시켜 주었던 나라라고 생각했지요.


 


" … 그래서 나는 너를 만나서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해. … "


 

이 책은 타이베이 안에서 만들어지는 여러 인연들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타이베이를 여행하면서 우연히 만난 두 사람, 타이베이에서 일을 하면서 만난 사람, 식민지 타이베이에서 태어나고 자란 노인, 타이베이가 고향인 학창 시절의 친구들 ... 각자의 인연들이 얽히며 타이베이를 나름대로 추억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 타이완 신칸센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운송 수단 중에 하나인 철도를 통해, 그 곳에서 일하는 사람들, 여행하는 사람들, 철도와 함께 하는 사람들의 인연까지 소박하고 다채롭게 풀어가고 있습니다.


사람과 사람들 사이의 따스한 인연,  진실하고 굳건한 믿음 속에 쌓아올린 만남과 헤어짐을 보면서 이 책이 말해주고자 하는 사람들의 인연에 대해서 곰곰히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우리 사는 것이 이와 비슷하지 않겠는가 ...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도 있고, 헤어짐이 결코 슬픈 헤어짐만은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느낄 수 있기도 했고요.  출발지에서 목적지를 떠올리며 발걸음을 뗀 여행의 첫 시작처럼 사람들과의 만남 속에서도 설레임이 있을 거고, 반가움도 있을 것입니다. 물론 생각지도 못한 평범함에 놀라기도 할 수 있지요.


확실히 요시다 슈이치만의 공감을 그려내는 감각만큼은 놀랍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공간을 그려낸다고 해야될까요, 지금 있는 공간 속에서 나만의 추억을 더해줄 수 있는 이야기를 추가해주는 소스를 감칠맛나게 더해준다고 해야할까요? 이 책을 대만 여행 가기 전에 읽었더라면, 대만에 대한 인상이 조금 달라졌으리라 생각합니다. 내가 탔던 철도는 비록 타이완 고속철도가 아닌 옛날 열차였지만, 열차를 타고 가면서 보여주었던 타이베이의 곳곳의 모습이 이 책 안에도 고스란히 녹아져내려 있었고, 주인공 두 사람의 인연에 대한 고마움을 말하는 곳은 화련이였으니까요.


정말 언어가 주는 힘에 대해서 놀라움을 느끼게 만들어주는 작가 요시다 슈이치의 <타이베이 연인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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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왕조실톡 1 - 조선 패밀리의 탄생 조선왕조실톡 1
무적핑크 지음, 와이랩(YLAB) 기획, 이한 해설 / 위즈덤하우스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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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0년 조선 왕조의 이야기를 담은 조선왕조실록.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 된 문화재로, 태종부터 철종까지 5대 임금이 다스린 472년 동안의 일을 기록해 그 권수로 따지자면 1,893권이 되는 어마어마한 분량을 가진 책 입니다.  이런 어마무시한 분량을 압축해서 배운다고해도, 역사에 재미를 붙인 사람들이 아닌 이상 참 배우기 힘듭니다. 우리의 역사를 제대로 알아야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배우느냐도 무척 중요한 법이니까요. 그리고 여기 그런 고민을 한 방에 날려버린 재미있는 조선 왕조 실록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바로 조선왕조실톡! 입니다.


매주 수요일과 일요일에 만날 수 있는 무적핑크님의 웹툰은 첫 회부터 많은 사람들의 인기를 끌어왔습니다. 보통 사람들에게 어렵게만 느껴지는 [조선왕조실록]을 국민 메신저에 빗대어 하나하나의 에피소드를 소개하는 방식의 웹툰은 절대적인 참신함으로 다가왔을 것 입니다. 나름대로 국사를 재이밌게 배운 저도 매주 2회 업데이트 되는 이 [조선왕조실톡]을 손꼽아 기다리며 이미 읽었던 실록의 이야기들을 하나, 둘 기억해내는 것이 무척 즐거웠거든요. 만화 보는 재미와 더불어 베플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고요.


연재되는 웹툰과 조금 다른 점이라고 한다면, "실록 돋보기"라는 부분이 추가가 되었다는 점 입니다.

만화로만 즐기는 것이 아니라, 만화에서 다 실리지 못한 여분의 이야기를 추가하여 1편 조선 패밀리의 탄생이 완성되었는데, 저는 오히려 이 편이 더 좋더라고요. 웹툰에서 보는 재미에 역사적인 사실을 더한 부분이니까요. 사실 저는 학창시절엔 국사 시간이나 세계사 시간이 제일 재미있었고, 역사 관련 도서 읽는 것도 좋아하는 편이라 이 웹툰 보았을 때 어려움은 전혀 없었던 것은 사실이예요. 오히려 알고 있던 부분에 살을 더 붙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답니다. 이 책은 정말 제가 가지고 두고두고 읽을 수 있는 책이 될 것 같아요. (특히 화장실에서 킬링타임용으로 휴지와 함께 읽기 딱 좋습니다. )


세상이 발 빠르게 변하고 있죠. 사용하는 말과 단어가 바뀌고, 사람들의 생활 모습도 바뀌어 가는데 아쉽게도 역사와 관련된 분야에 있어서의 변화는 참으로 더디게 흐른 것 같습니다. 적어도 역사의 대중화, 국민 모두가 아는 역사, 한국사의 대중화를 꿈꾸길 바란다면 더 이상 영화와 드라마의 미디어의 힘으로만 그칠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드는거죠. 사실 영화와 드라마에서 보여지는 역사적 사실 외에 재미를 추구하기 위한 픽션에 대해서 우리는 그 어떤 제재나 올바르게 봐야 한다는 다큐멘터리조차 제작된 적이 없습니다. 누군가는 재미로만 즐기면 된다고 생각할 지 모르겠지만, 사실 모든 사람들이 전부 재미로만 즐기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역사적인 사건에 대해서는 사실과 픽션이 구분이 되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현실 속에서 [조선왕조실톡]이 주는 의미는 어쩌면 역사적인 사건에 대해 사실과 픽션을 구분해주는 최초의 책이 아닐까요?  


그런 의미로 어여 2권을 내 놓으시기를 ...

작가님이 단행본 2권은 "조광조의 쁘띠 화보집. 개혁남의 일상(올컬러)" 로 하신다고 하셨으니, 실톡 휴지만큼이나 뺨치는 잇 아이템이 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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