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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니의 컬러링 일기
구작가 지음 / 예담 / 2015년 8월
평점 :
절판
서점에서 귀가 큰 토끼를 알게 된 건 정확히 언제인지 기억나지 않지만, 그 토끼가 베니라는 걸 알게되고 베니의 이야기는 참 따뜻하고 소중하다는 것을 누누히 기억하고 있습니다. 남들보다 조금 더 잘 듣기 위해서 큰 귀를 그렸다는 구작가의 베니는 참 소복소복하고, 수줍기도 하면서, 무슨 일이든 용기있게 해내고 싶어하는 토끼입니다. 하고 싶은 일들이 많은 베니는 자신의 소망을 그림으로 남겼고, 그 그림은 컬러링 일기가 되어 우리 곁으로 다가왔지요.

베니의 컬러링 일기 : 오늘도 즐거운 하루
작년부터 컬러링북은 안티-스트레스라는 이름 아래, 서점가의 새로운 힐링북으로 자리잡으면서 꾸준히 베스트셀러의 기록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그와 더불어서 어찌나 다양하고 다채로운 컬러링북이 자신만의 특색을 뽐내며 하얀것은 종이, 검은 것은 색칠 입힐 공간으로 남아있던지요. 저도 작년 말에 여러가지 복합적인 일들로 계속적인 스트레스를 받아왔던터라, 그 스트레스를 잊어보고자 컬러링북을 구입했는데, 아뿔싸 - 이건 컬러링북이 아니라 스트레스북으로 다가와버리네요. 칠해야 할 것들이 어찌나 많던지! 내 맘대로, 내 기분에 따라 색칠하면 된다지만, 이것도 보통일은 아님에 분명합니다.

그래서 베니의 컬러링 일기를 받았을 때에 베니를 만난다는 설레임 반 + 이걸 또 언제 칠하고 있나 싶은 두려움 반이 오묘하게 뒤섞였더랍니다. 어차피 색칠을 할 도구들은 많았기에 도구에 대한 압박은 없었고, 남에게 보여줄 것도 아니였음에도 불구하고 자유로운 컬러링은 우리를 조금 두렵게 하는가 봅니다. 근데 신기하게도 이런 마음은 이 컬러링북을 한번 쓰윽 둘러보고나서 오히려 말끔히 사라졌어요.
베니의 컬러링북은 정말 부담없이 그 날 그 날, 내가 칠하고 싶은 본능대로 칠해도 괜찮아요.
소복하고 포근한 표정의 베니를 바라보며 하나하나 칠해 나가다보면, 베니가 밑 그림이 되어주는 멋스런 나만의 동화가 완성되니까요.

물론, 그 동화를 만들어 나가다가 막힐 때에는 뒷면의 구작가님의 동화를 슬며시 참고하시면 됩니다. 하지만 이 동화는 나만의 동화니까, 내 방식대로 색을 채워나가면 좋겠죠?

처음엔 저도 몇 번이고, 구작가님이 만들어낸 동화를 비슷하게 해 나갈려고 자꾸만 뒷장을 훔쳐보게 되었던 것만 같아요. 그런데 마음을 비우고 칠하다보니, 어느 순간 이건 다른 색으로 칠해도 되겠다 - 싶은 마음이 생기더라고요. 나만의 동화를 만들고 싶어지는 거죠. 그래도 베니는 베니답게, 분홍빛 귀와 핑크빛의 사랑스러운 볼, 소복소복한 하얀 모습은 남겨두고 싶었답니다. 은연중에 저도 이 베니라는 토끼에게 마음을 많이 빼앗겼는가봐요. 참 사랑스러워요.

베니의 컬러링 일기를 만나고 나니, 컬러링 북에 대한 생각이 조금은 바뀌게 되더랍니다. 뭐랄까, 컬러링북이 이렇게 재미있고 즐거운 일이고, 잡생각을 없애주게끔 해준다는 것을 제대로 알게 되었지요. 그리고 뭔가 나만의 동화를 만들어가는 듯한 기분이 들더라고요. 제가 많은 컬러링북을 접해 봤던 것은 아니지만, 칠하면서 아무 부담 없이 편안하게 즐길 수 있었던 것은 이 책이 처음이였던 것 같아요.
그러니 컬러링북을 새로 시작하시거나, 기존의 컬러링북에 질리신 분들은, 조금은 친근하게 다가설 수 있는 베니의 컬러링 일기로 시작하시면 좋겠어요. 물론, 사랑스러운 베니의 이야기를 좀 더 알고 싶으신 분들, 베니와 조금 더 친해지고 싶으신 분들 또한 이 컬러링북을 통해 스트레스도 풀고, 즐거운 시간을 가질 수 있으리라 생각되고요. 부담없이 즐길 수 있다는 것이 참 어려운데도 불구하고 베니는 그 특유의 밝음과 사랑스러움, 따스함으로 우리에게 하얀 여백에 색을 칠해보라고 합니다.
마지막에 저 하트에 둘러쌓인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서 태어났어요.'라는 문구가 적힌 이 그림을 다양한 사랑빛으로 색칠하고 나니까 제 자신도 사랑받는 기분이 들더라니까요.
자, 이제 여러분도 베니의 손을 잡고 하얀 여백 위에 당신만의 색을 칠해보시길-
베니의 일기는 어렵지 않아요. 당신도 충분히 당신만의 동화를 만들 수 있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