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시가 되고 이별은 별이 되는 것 - 내 생애 꼭 한번 필사해야 할 사랑시 101 감성치유 라이팅북
97명의 시인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5년 8월
평점 :
품절


힐링을 목적으로 컬러링북이 유행하더니, 이제 필사 도서가 유행입니다.

그 중에서도 남녀간의 만남에서 설렘, 사랑, 이별 그리고 다시 사랑에 관련된 시를 모은 필사책 <사랑은 시가 되고 이별은 별이 되는 것> 입니다.  

 

이 책은 남녀간의 만남에서부터 오는 설레임, 깊어가는 사랑, 무심한 이별, 그리고 긴 어둠의 시간을 견뎌내고 다시 사랑에까지 이르는 마음에 대한 97명의 시인들의 시들을 한 자리에 모은 시 입니다. 윌리엄 셰익스피어부터 헤르만 세헤, 라이너 릴케등의 외국 시인은 물론 한용운, 황진이, 이병률, 안도현 등 국내 시인들의 시까지 다채롭게 만날 수 있다는 것 또한 장점입니다. 아무래도 사랑하는 사람들에 대한 시들이다 보니까 편지를 쓸 때 인용해도 참 좋을 것 같고 읽으면서도 사랑과 이별에 대한 마음의 변화를 고스란히 담은 듯한 시도 만날 수 있습니다.

 

 

필사 = 베껴쓰기.

소설가 조정래 선생님은 필사야 말로 진정한 정독이라고 하셨고, 소설 지망생 분들이 자기가 좋아하는 작가의 책 한 권을 통째로 옮겨 쓰는 것을 통해 문장력을 늘린다는 이야기를 얼핏 들은 적 있습니다.  그동안 책 속의 짧은 한 줄을 간략히 적는 것이 전부였던 저로서는 필사도 처음이였을 뿐더러, 시에 대한 서평을 쓰는 것도 처음인지라 두려움이 컸던 것도 사실입니다. 무엇보다 글씨가 참 예쁘지 않아서 내가 필사를 하는 것이 과연 가능할까? 싶은 마음이 우선이였죠.

 

 

왼쪽에는 시인들의 시가 적혀 있고, 글을 쓰기 편하도록 오른쪽 부분에는 필사 할 수 있도록 공란을 만들어 두었습니다. 찬찬히 읽다가 내가 마음에 드는 시 구절이 나오면 그 구절을 적어주심 되는데, 말이 좋아 필사라고 하지만 의외로 신경이 많이 쓰이긴 하더라고요. 저는 공란에다가 똑바로 글씨쓰는 것을 잘 못하기 때문에, 쓰다보면 점점 아래쪽으로 치우치는 버릇이 나와서 이게 굉장히 신경쓰이더라고요. 글씨가 예쁘지 않은 것도 함정. 이런때 펜도 왜 그렇게 신경이 쓰이는지 괜시레 쓰지도 못하는 '만년필이 갖고 싶다' 생각하다가, 얼마 못 쓸 것 같아 마음 곱게 접었습니다.

 

 

이런 필사 책을 쓸 때 캘리그라피는 전혀 배우지 않고, 글씨 쓰는 것이 자신 없으신 분들이라면, 내게 가장 익숙한 펜을 들고 쓰시는게 가장 좋은 것 같더라고요. 익숙한 펜일수록 글씨가 나 답게! 예쁘게 더 잘 나오는 셈이 되니까요. 색상도 관계없고, 쓰려는 도구가 무엇이든 관계없어요. 우측 여백이 넓어서 이 면을 어떻게 활용할지는 오롯이 내 자신에게 달려있는 셈이더라고요.  

 

그렇게 한 두개 이상 필사를 하다보니, 읽을 때와는 다른 마음 가짐으로 시를 새롭게 바라보게 되더랍니다. '읽는다'라는 행위가 단순히 시의 활자를 읽고 음미하는데 그쳤다면, '필사'는 시안에 담긴 속 뜻을 이해하고, 마음을 헤아리게 되는 계기가 되는 것 같더군요. 개인적으로 필사를 하다보니 황진이의 시 '꿈에서 만나요'와 조운의 '우리 둘이 살아요.' 시가 가장 마음에 와 닿더라고요. 특히 황진이의 시는 그 문장이 너무나 아름다워서, 사랑하는 연인들이 보고싶어도 만날 길이 없어 꿈 속에서 만나자는 그 문장이 노래 가사 같더라고요. 우리 지금도 보고싶은 연인들에게 '내 꿔~.' '꿈 속에서 봐요.'라는 말을 하곤 하잖아요?


하얀 여백에 똑같이 책을 베껴쓰는 것도 누군가에겐 스트레스가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마음 한 켠 살포시 내려놓으시고, 가장 익숙하고 가장 편안한 펜을 찾아서 시를 베끼다보면 절로 마음이 차분해지더라고요. 꼭 내가 좋아하는 시인의 문장을 닮아가고자 하지 않아도 똑같이 글을 쓰면서 마음을 다듬는 것 자체가 세상 번잡한 일, 스트레스 모든 것들 다 잊기에 좋더라고요. 그래서 필사도 힐링이 되는 건가봐요. 그 필사를 처음 시작하시는 분들이라면, 우리 곁에 늘 다양한 형태로 자리하고 있는 사랑에 대한 필사는 어떠할까요? 오늘밤 연인에게 근사한 사랑의 시를 들려주어도 좋고, 이별로 다친 내 마음을 달래는 데에도 시는 참 좋은 친구가 되어줄 것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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