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것은 서점에 있다 - 일생을 살아갈 힘을 키워주는 청춘의 독서법 80
센다 타쿠야 지음, 이지현 옮김 / 에이미팩토리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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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담쌓고 살던 남자가 <<어제까지의 당신에게 이별을 고하라>>라는 책과 만나 [독서광]이 되었다.

그는 4년동안 하루도 빠짐 없이 서점에 가고 선 채로 수 천 권을 읽고 1만권(책값 1억원)을 사들였다고 한다.

(아.....뭔가 거짓말 같다.)

 

서문의 글을 보면 책이 그의 생각이나 문장을 깊게 만들어준 것 같지는 않다. ㅜㅜ

독서.....자기 계발서....라는 신종 장르를 만났다. (책은 성공의 지름길이란다. 책을 읽으면 부자가 될 수 있다...는)

 

하지만 간결하다.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명확히 전달한다.

서문을 보면 독서가 저자에게 준 가장 큰 선물은 '자신감'인 것 같다.

80가지 항목으로 '독서법'을 정리했다.

깔끔하다. 음....대개가 상식선에서 머물지만, 정리 차원에서 훑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또한 작가가 학자가 아니라, 강연자여서 보통 사람들의 눈높이에 맞춰

쉽게 썼다는 것이 장점이다. 이 책은 목차가 내용의 거의 전부다.  

1장 /어려울 때일수록, 책을 읽어라!

1. 독서는 시간과 경험을 지배하는 축지법과 같다.

2. 책을 읽는 사람은 고통의 순간에 더욱 강해진다.

3. 책을 읽으면 세상과 소통하는 힘이 생겨난다.

4. 운명의 책은 어려울 때 만나게 된다.

5. 무리지어 다니는 사람들 속에 성공은 없다.

6. 10년 전 책을 보며 자신이 얼마나 성장했는지 측정한다.

7. 20대에는 30~40대를 연습해둬라.

8. 내 '운명의 책'을 찾는 스릴 넘치는 책을 탐험하는 여정이 독서다.,

9. 서점 서가에 꽂힌 책이 운명의 책일 수 있다.

10. 꿈의 실현을 앞당기는 독서법

2장 책읽기를 통해 굼뜨고 망설이는 자신을 개조하라.

11. 성공하는 사람은 할인도서를 기다리지 않는다. (하하하하하)

12. 집에 도착하기 전에 다 읽어버릴 정도로 몰두하라.

13. 책을 읽고 나서 행동으로 옮기면 실행력이 좋아진다.

14. 주기적으로 낡아버린 책들에게 이별을 고하라.

15. 성공한 사람의 책장에는 초판이 많다.

16. 서점에 서서 두 번 읽은 책은 반드시 구입한다.

17. 독서를 즐기면 재미 있는 책이 제 발로 찾아온다.

18. 지리멸렬한 야근에서 엉덩이를 떼고 책을 읽어라.

19. 샀을 때의 기억이 없는 책은 처분해도 좋다.

20. 음독을 통해 자신감을 채우고 에너지를 얻는다.

3장 방황하며 찾고자 하는 나의 자아, 책 속에 있다!

21. 혼자 있을 때가 바로 독서의 타이밍이다.

22. 독서는 자기 자신과의 가장 진솔한 대화다.

23. 빨리 읽는 것보다 깊이 느끼면서 읽는 것이 중요하다.

24. 독서를 하지 않으면 겉모습도 퇴화한다.

25. 해외 여행 대신 당신의 책장으로 여행을 떠나보라

26. 좋아하는 저자의 입장이 되어 원고를 써보라.

27. 지금까지라면 읽지 않았을 책도 해마다 한 권은 사보라.

28. 이른 아침, 뇌를 위한 아침 체조로 하루를 열자.

29. 1년 후의 강연을 목표로 삼아 독서를 하라.

30. 저자의 약력에서 인간 관찰력을 기른다.

4장 가장 오래 남는 인생 밑천은 책을 통한 공부다.

31. 인터넷으로만 사지 말고, 주 1회는 꼭 서점에 가자.

32. 글자 수가 적은 책을 음미하며 읽는다.

33. 책을 고르는 안목을 기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

34. 지식 독서법-세 권의 책을 비교하며 읽는다.

35. 결과의 질은 반드시 양에 의해 결정된다.

36. 훌륭한 소설은 곧 훌륭한 경영서다.

37. 만화책을 읽더라도 목숨 걸고 치열하게 읽어라.

38. 좋아하는 저자의 블로그, DVD, 세미나를 탐험하라.

39. 책을 통해 배울 수 없다면 아무것도 배울 수 없다.

40. 책을 '사용'하는 내용에 깊이 빠져들 수 있다.

5장 지식을 넘어, 성공으로 이어지는 독서법

41. 내가 책을 선택한 이유가 곧 마케팅 전략이다.

42. 당사자 의식, 문제의식을 갖고 읽어라.

43. 그저 그런 책을 근사한 책으로 바꾸는 능력.

44. 성공으로 이어지는 유연한 사고

45. 책에 쓰여 있지 않는 나만의 아이디어를 덧붙여라.

46.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으면 어떤 일이든 수월해진다.

47. 책을 하나의 기획서로 생각하라.

48. 제목을 구상해 보면 본질을 파악하는 능력이 생긴다.

49. 표지를 조사해보면 디자인 감각을 키울 수 있다.

50. 출판사를 SWOT 로 분석해보라. (강점, 약점, 기회, 위협요인)

6장 책을 읽으면 평생 돈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다. (하하하하하하)

51. 책에 투자한 돈과 연봉은 비례한다.

52. 책을 너무 많이 구입해서 가난해진 사람은 없다.

53. 부자라서 서재가 있는 게 아니라 서재가 있어서 부자가 된다.

54, 성공한 경영자일수록 베스트셀러를 읽는다.

55. 책을 빌려 읽는 사람은 높은 자리에 오를 수 없다.

56. 부자가 되는 책 내용을 실행하면 실제로 부자가 된다.

57. 책의 띠지에서 돈이 되는 흐름을 발견한다.

58/ 돈이 부족해서 책을 사지 못했던 때를 기억하라.

59/ 사서 읽지 않는 책은 머리맡에 둬라.

60. 지혜가 넘치면 돈은 저절로 모인다.

7장 인간관계의 힘을 키워주는 독서의 위력

61. 읽고 있는 책을 대화 주제로 삼아라.

62. 책 선물을 받으면 곧바로 감사 편지를 보낸다.

63. 책을 읽으면 주변 사람들이 달라진다.

64. 좋아하는 사람이 추천한 책을 적극적으로 읽는다.

65. 내키지 않는 책을 읽는 것은 사회 생활의 예행연습이다.

66. 책에서 얻은 문구를 잠재고객에게 선물하라.

67. 베스트셀러에서 마음을 움직인 구절을 메모해둔다.

69. 독서하는 습관은 잔소리로는 가르칠 수 없다.

70. 책을 많이 읽으면 말 한마디로 사람을 감동시킬 수 있다.

8장 어떤 책을 고를지 고심하는 당신에게

71 머리말이 재미 있는 책을 사라

72. 서서 1분간 읽어보고 한 글자라도 끌리면 사라.

73. 마음에 드는 주제를 마음껏 읽어라.

74. 내용이 아닌 표지로 책을 사도 상관없다.

75. 평론에 좌우되지 말고 재미 있는 1%의 책과 만나라.

76. 어떤 책도 100만원의 가치가 있다는 것을 기억하라.

77. 책은 사는 순간, 목적의 반 이상을 달성한 셈이다.

78. 난독을 해도 자는 동안에 정리되어 남는다.

79. 천천히 읽다보면 어느새 빨리 읽을 수 있게 된다.

80. 만나고 싶은 저자의 책을 전부 읽으면 기회를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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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끝 아케이드 오가와 요코 컬렉션
오가와 요코 지음, 권영주 옮김 / 현대문학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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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캘린더>, <인질의 낭독회>, <박사가 사랑한 수식>의 작가 오가와 요코.

아끼는 작가의 소설을 읽었다.

이 소설은 '소묘집' 같다. 흥미진진한 사건이 없다. 다만, 흥미로운 인물과 사연이 모여 있다.

흐리터분하고 쓸쓸한 분위기. 그 속에서 빛나는 것들.

사라지는 것에 대한 아쉬움.

흔적과 기억의 이야기.

오가와 요코의 작품은 '연작 소설'이 많다.

내가 읽은 소설 중에는 <인질의 낭독회>, <우연한 축복>, 그리고 <세상 끝 아케이드>

공통 사건이나 장소를 두고 사람들 하나하나의 사연을 엮어 직조한다.

<<세상 끝 아케이드>>는 세상에서 제일 작은 아케이드가 '배경'이다.

이 아케이드의 상인과 손님의 사연들이 중심이다. 화자인 '나'는 상가 소유주 및 관리인의 딸이며 배달부 역할을 맡아 상인들과 손님을 엮는다.

1. <의상 담당>은 레이스를 파는 상인 + 연극 의상 담당 여자.

무대의상 담당자는 "죽은 사람의 살갗이 느껴지는 소재"여야 창작의욕이 생긴다고 한다.

그녀는 여배우를 좋아한 남자를 좋아했다. 그가 여배우의 속옷을 훔쳐달라고 했을 때, 자신의 속옷을 몰래 내줬다. 그 남자는 결국, 여배우를 죽였다. 그리고 세월이 지나, 이제 무대의상 담당자 여자도 죽는다. '나'는 유품인 그녀의 슬립을 손에 넣었다. "마네킹에서 벗겨낸 슬립은 흠칫할 만큼 가벼웠고, 개켰더니 손 안에 쥐어질 만큼 조그만 덩어리가 되었다."

2, <백과사전 소녀>

아케이드의 독서 휴게실로 찾아오는 남자. 그는 딸이 읽던 백과사전을 마저 읽는다.

'나'는 그의 딸인 '소녀'와 알던 사이였다.

(42)그 애는 학교 교실에서 말이 없었다. 꺄꺄 떠들며 장난친다든지, 다른 여자애와 손잡고 복도를 걷는다든지, 교환일기를 쓰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듯했다. 늘 당당하게 외톨이로 있었다.

그러다 '나'와 알게 된다. 하지만 (44)친하게 말을 나누게 된 뒤로도 학교에서는 서로 모르는 척 했다. 눈짓조차 주고받지 않았다. 독서 휴게실에서 보내는 시간을 비밀로 하자는 양해가 우리 둘 사이에 암암리에 이루어져 있었다.

그 소녀 R은 휴게실에서 백과사전만 읽었다. 그러나 (50)R은 백과사전 제10권의 <응>페이지를 펴지 못했다. 까다로운 내장질환이 생겨 눈깜짝할 새 죽고 말았다.

독서휴게실에 남겨진 해바라기 의자에는 R의 무게가 우묵하게 팬 자국으로 남아 있었다. 나는 그 애의 체온이 남아 있지 않나 확인하려고 가끔 그곳에 손을 대어보곤 했다.

그리고 아버지가 나타나, 딸이 읽던 백과사전의 마지막 권까지를 읽는다.

3. <토끼 부인>

토끼 부인은 '의안' 상점의 손님이다. 그녀는 래빗의 눈을 갖고 싶다.

(63)래빗의 눈이 얼마나 멋진지 사진 같은 걸로 알 수 있을 리 없잖아요. 그 애의 전부가, 총명함도, 자유분방함도, 솔직함도, 명랑함도 모두 그 속에 담겨 있어서, 무슨 색이라고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결정을 이루거든요.

그녀는 죽은 아이를 (래빗의 눈을 빼닯은 눈의)돌려받고 싶었던 거다.

(74)죽은 것들의 목소리는 전부 눈에 갇혀 있는지도 몰라요.

4. <고리 집>

도넛 가게. 국가 대표 체조 선수라고 사기를 친 도넛 가게 주인의 아내.

그녀는 전문적인 결혼 사기꾼이었다.

그녀는 정체가 발각나 사라진다. 하지만 그녀는 무얼 바라고 도넛 가게 주인에게 사기를 쳤는지는 미지수로 남는다.

몸으로 고리를 만드는 그녀의 모습은 멋졌다. 도넛 같았다.

백과사전 세일즈 맨 등장 (앞서의 이야기와 연결 지점)

5. <종이 상점 시스터>

종이에 관련된 문구류를 파는 상점의 자매

그녀들은 목제 상자에 쌓인 엽서를 읽으며 시간을 보낸다.

(111)그림엽서를 하나하나 꺼내서 보다 보면 시간이 가는 것도 잊었다. 엽서 하나를 손에 들면 누가 어떤 사람을 위해 무엇을 써서 보냈는지에 대한 온갖 상상이 뻗어나갔다. 판독할 수 있는 글자가 얼마 없어도, 그저 아름다운 무늬로만 보이는 언어라도 상관 없었다. 글씨체, 잉크색, 수신자 주소의 지명, 우표도안, 엽서의 낡은 정도 등 온갖 것이 뭔가 말했다.

6. <손잡이씨>

의안 상점 남자는 자바 어린 사슴의 박제를 안고, 시체 검안소로 배달을 간다.

사체 과학 연구실은 대학 캠퍼스 북쪽 변두리, 물풀로 뒤덮인 수영장 뒤쪽에 있었다.

(134)온갖 종류의 동물 사체가 모여 있었다. 접수처를 지나 바로 나오는 복도 한구석에 큰개미핥기의 두개골과 느림보로리스의 모피, 오리너구리의 부리가 뒹굴고 있었다.

포르말린에에 담근 기린의 심장. 개는 유리 너무로 할짝할짝 핥을 수 있었다.

이 챕터의 주요 인물은 '손잡이'를 파는 남자. 문 손잡이 같은.

중요한 건 '연결'

7. <훈장 상점 미망인>

8. <유발 레이스>

죽은 사람의 머리카락으로 레이스를 짜는 사람.

갓난 아기의 유발. 양이 적고 길이도 짧으며 연약하다. 손가락에 올려 놓을 수 있는 크기의 레이스만 뜰 수 있다.

9. <유괴범의 시계>

'나'의 이야기. 화재로 잃은 아버지 이야기.

나는 그런 손님들 중 한 명을 골라 뒤를 밟는다. 명확한 선택 기준 없이 그저 막연히 마음에 남는 사람을 고른다. 유괴범이 문자판 안에서 아이를 선택하는 것도 이런 식일지도 모른다. (201)내가 미행하는 사람은 세상을 떠난 아버지였다. 얼굴과 모습이 닮았는지 아닌지는 상관 없었다. 그저 지금 눈앞에 있는, 나를 인도하는 세상에 하나뿐인 뒷모습, 그게 바로 아버지라는 마음이 가슴을 메우고 있다.

'나'는 그러던 중 어느 대학의 조수 뒤를 밟게 된다. 그는 박쥐의 초음파를 연구하는 사람이었다.

(208)인간은 아무도 발을 들여놓은 적이 없는 캄캄하고 습한 동굴에 사는 황갈색 과일 박쥐를 생각하는 인생. 그들이 발하는 초음파의 의미를 알고 싶어하고, 그것을 알면 어떻게 되는 건지도 모르는 채, 날이면 날마나 그들을 고나찰하고 그래프를 만들고 가설을 수립하고 실험을 되풀이하는 인생, 인간이 모르는 방식으로 신호를 주고받는 작은 동물의 현명함에 감명 받는 인생, 그리고 바이올린을 켤 수 있는 인생

작가가 사물이나 인간을 대하는 태도가 잘 드러난 부분.

(211)짜부러진 토마토를 짐받이에 싣고 가던 노인이 넘어졌다.

넘어진 게 충격이었는지 할아버지의 뒷모습은 평소보다 풀죽어 보였다. 발걸음은 기운 없고 핸들을 쥔 손은 힘이 없다. 지나가는 사람들은 모두 귀찮다는 듯이 자전거를 피해 갈 뿐, 노인이 다쳤다는 사실을 누구도 알아차리지 못했다. 오로지 나만이 삐걱삐걱 소리에 귀기울이고 있었다.

10. <포크댄스 발표회>

아버지가 화재로 죽은 그날의 이야기.

'나'는 포크댄스 경연대회에 트로피를 배달하러 갔다가 아버지와의 약속을 놓친다.

아버지는 불타는 극장에서 혼자 죽었다.

죽음과 사라짐의 의미를 '노인들의 포크댄스'에 빗댄 부분도 좋았다.

함께 늙어가는 종이 시스터즈.

(218)그들은 고요의 베일 한 장에 함께 싸여 있었다. 다행히도 고통은 없는 듯했다. 등이 굽고 백발은 숱이 적어지고 다리가 가늘어져도 그런 것을 염려하는 기색은 없었다. 자신의 몸에서 털과 청력과 근육이 빠져나가는 것도 모른 채, 그저 가만히 있으면서도 차츰 조그맣게 줄어들었다.

(227)노인들은 모두 진지했다. 이제 젊었을 적처럼 움직여주지 않는 몸으로도 곡에 담긴 의미를 어떻게든 재현하려고 노력하고 동시에 파트너에게 경의를 표하려 했다. 어깨에 손을 얹고 손을 잡고 스텝을 밟으면서 왼발 뒤꿈치로 바닥을 지른다. 치맛자락을 잡고 팔짱을 끼고, 제자리에서 빙글빙글 돈다. 또는 한 손을 허리에 얹고 다른 손을 맞대며 스텝을 밟아 앞뒤로 이동한다. 손이 떨리고 다리가 꼬일 대로 꼬일 때도 가끔 있었지만 그래도 안무가 흐트러지거나 보기 흉해지는 일은 없었다. 다들 서로서로 돕고 보완해주며 음악 속에서 하나가 되어 있었다. 작은 실수는 절묘한 악센트로 역할을 다했다.

옮긴 이의 말.

오가와 요코의 세계는 고요하고 정밀하다.

(238)세상 끝 아케이드의 상점에서 취급하는 레이스, 의안, 훈장, 옛날 그림엽서, 유발 등은 모두 둘도 없이 소중한 것을 영원히 잃었다는 슬픔과 외로움, 상실감을 물건이라는 형태로 남긴 것이다.

(239)세상 끝 아케이드는 그저 따뜻한 어둠처럼 슬픔을 감싸주고 일부분이나마 맡아줄 뿐이다. 하지만 비록 해소해주지는 못한다 해도 자신의 슬픔을 이해하고 소중히 여겨주는 사람이, 장소가 존재한다는 것은 그것만으로도 큰 위로가 아닐까.

 








"비누는 망가진 게 아니야. 이렇게 좋은 냄새로 변신한 것 뿐이란다."(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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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후의 증인
유즈키 유코 지음, 한성례 옮김 / 혼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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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제7회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대상 수상작.

아이를 교통사고로 잃은 부부의 복수극

<프롤로그>에서 살인사건이 발생한다.

그 뒤로는 <재판>과정과 <사건>에 이르기까지의 과거 이야기가 엮인다.

현재 사건을 통해 '재판의 결과는 어떻게 나올 것인가?"

과거 사건을 통해 '이 계획은 성공할 수 있을까?"

이 두 가지 의문을 잡고 가니 자연스럽게 가독성이 높아진다.

인물의 대립 구도도 명확하다.

아이를 잃은 부모라는, 공감할 수밖에 없는 공모자들.

의사이자 애처가인 남편, 시한부 인생인 아내.

피해자이며, 아이를 죽인 가해자인 밉살맞은 건설사 사장.

후반부에 허를 찌르는 반전이 등장한다.

작가가 말하지 않는 정보를, 독자는 가장 익숙한 내용으로 채워넣게 마련이다.

이 빈 틈을 비집고 들어간 서사트릭이 사용되었다. 하여, 미스터리 대상을 받은 모양이다.

술술 읽힌다. 인물도 비교적 생생하다.

심심할 때 읽으면 좋겠다.

<구절들>

(230)"죄는 다른 것과 바꾸지 못합니다. 그 사람이 범했던 죄로 심판을 받지 않으면 의미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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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피시로드, 흥남에서 교토까지 - 일본 저널리스트가 탐구한 한일 생선 교류의 역사
다케쿠니 도모야스 지음, 오근영 옮김 / 따비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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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일본은 바다를 사이에 둔 이웃이다. 부산항에서 쾌속선을 타면 3시간 후에 후쿠오카항(하타카항)에 도착한다. 지척에 있지만 두 나라 사이에는 바다보다 너른 마음의 ‘거리’가 존재한다. 화해는 쉽지 않고 앙금은 가라앉지 않는다. 한국인에게 일본은 ‘가깝고도 먼 나라’다. 그 막막한 거리를 좁혀줄 징검돌 3권을 소개하고자 한다.

 

새벽녘 통영에서 잡힌 갯장어는 그날 저녁 교토의 식탁에 오른다. 《한일 피시로드-흥남에서 교토까지》(다케쿠니 도모야스, 오근영 역, 따비, 2014)는 한일 간의 어업 교류를 다룬 책이다. 저자는 방대한 현장 조사와 인터뷰로 한국과 일본이 ‘생선’을 주고받은 역사를 짚어간다. 일본인은 붉은 살 생선을 선호하고, 한국인은 흰 살 생선을 좋아한다. 두 나라는 바다를 오가며 필요한 생선을 주고받았다. 자갈치 시장 아주머니, 교토 초밥집 여주인은 살이 탱탱하고 맛깔난 생선으로 엮인다. 명태와 방어가 오가고 일본 어부와 한국 무역상이 만난다. 저자는 이처럼 바다를 매개로 펼쳐진 두 나라 사이의 네트워크를 탐색한다. 그러고 보면 아주 오랜 옛날부터 두 나라는 필요한 것, 모자란 것을 주고받은 이웃이었다.

 

라면과 라멘은 형제였다. 《라면이 바다를 건넌 날》(무라야마 도시오, 김윤희 역, 21세기 북스, 2015)에는 한국과 일본에서 라면을 만들려고 고심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대화를 나누듯 번갈아 등장한다. 최초로 인스턴트 라면을 출시하기까지, 일본 묘조 식품은 면발 뽑기, 용기 개발, 스프배합기술 등등 모든 과정에서 고군분투했다. 삼양 식품은 라면 공장을 세우고 생산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고개를 넘어야 했다. 묘조 식품은 삼양라면에 고생 끝에 개발해낸 라면 제작 기술을 전해준다. 전쟁 후에 굶주린 사람들에게 싸고 푸짐한 음식을 전하려는 뜻에, 마음을 더한 것이다. 책 말미에는 묘조 식품 회장이 보낸 마지막 편지가 실려 있다. “우리의 만남을 감사하는 의미로 자그마한 선물을 준비했습니다. 스프 배합표입니다.” 꼬불꼬불하고 기다란 면발이 한국과 일본을 잇는다.

 

우리는 한국인도 아니고, 일본인도 아니다. 불안한 젊음일 따름이다. 《성난 서울》(우석훈, 아마미야 카린, 송태욱 역, 꾸리에, 2009)은 한국 사회학자와 일본 사회운동가가 함께 펴낸 책이다. 비정규직 비율이 37~38%에 이르는 일본은 24세 이하의 청년 두 사람 중 한 사람은 비정규직이다. 한국은 OECD 국가 중 비정규직 비율 단연 1위이며 20대의 절반이 무직이다. 두 나라의 20대는 슬프게도 닮은꼴이다. 한국 사회학자와 일본 사회운동가는 양국을 오가며, “위협받지 않고 일하며 살 수 있는 사회”를 위한 희망과 연대의 가능성을 모색한다. 한국 ‘백수전국연합’과 일본 백수 모임 ‘다메렌(だめ聯)’이 만난다. 일본 사회학자는 문래동 예술촌과 수유+너머에서 공존의 실마리를 찾고 일본 젊은이가 내지른 함성은 한국 젊은이의 목소리에 힘을 실어준다. 만국의 젊은이여 단결하라. 희망과 연대의 공동체로 뭉치자. 길을 찾는 사람들은 서로에게 길잡이가 되어준다.

이양지의 소설《유희》에서 재일 조선인 유희는 일본을 떠나 한국에 오지만 두 나라 어디에서도 자기 자리를 찾지 못한다. 하지만 유희는 “저는 이 집에 있었던 거예요. 이 나라가 아니라 이 집에.”라며 민족과 민족, 국가와 국가가 아닌, ‘개체(個體)’의 만남에 의미를 둔다.

 바다를 단번에 건널 순 없다. 하지만 하나하나의 징검돌은 거리를 좁혀준다. 생선은 국적도 국경도 없다. 라면 국물은 어디서 먹든 뜨뜻하다. 절망은 다른 절망에 손을 내민다. 한국과 일본 사이의 거리에서 비틀거리던 유희가 의지했던 건 ‘말의 지팡이’였다. 백지 위에 검은 활자가 저자와 독자를 잇듯, 책은 바다 양편의 사람들을 이어주는 징검돌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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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이 바다를 건넌 날 - 한국과 일본, 라면에 사활을 건 두 남자 이야기
무라야마 도시오 지음, 김윤희 옮김 / 21세기북스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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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일본은 바다를 사이에 둔 이웃이다. 부산항에서 쾌속선을 타면 3시간 후에 후쿠오카항(하타카항)에 도착한다. 지척에 있지만 두 나라 사이에는 바다보다 너른 마음의 ‘거리’가 존재한다. 화해는 쉽지 않고 앙금은 가라앉지 않는다. 한국인에게 일본은 ‘가깝고도 먼 나라’였다. 그 막막한 거리를 좁혀줄 징검돌 3권을 소개하고자 한다.

새벽녘 통영에서 잡힌 갯장어는 그날 저녁 교토의 식탁에 오른다. 《한일 피시로드-흥남에서 교토까지》(다케쿠니 도모야스, 오근영 역, 따비, 2014)는 한일 간의 어업 교류를 다룬 책이다. 저자는 방대한 현장 조사와 인터뷰로 한국과 일본이 ‘생선’을 주고받은 역사를 짚어간다. 일본인은 붉은 살 생선을 선호하고, 한국인은 흰 살 생선을 좋아한다. 두 나라는 바다를 오가며 필요한 생선을 주고받았다. 자갈치 시장의 아주머니, 교토 초밥집의 여주인은 살이 탱탱하고 맛깔난 생선으로 엮인다. 명태와 넙치가 오가고 일본인과 한국인이 만난다. 저자는 이처럼 바다를 매개로 펼쳐진 두 나라 사이의 네트워크를 탐색한다. 아주 오랜 옛날부터 두 나라는 필요한 것, 모자란 것을 주고받은 이웃이었다.

라면과 라멘은 형제였다. 《라면이 바다를 건넌 날》(무라야마 도시오, 김윤희 역, 21세기 북스, 2015)에는 한국과 일본에서 라면을 만들려고 고심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대화를 나누듯 번갈아 등장한다. 최초로 인스턴트 라면을 출시하기까지, 일본 묘조 식품은 면발 뽑기, 용기 개발, 스프배합기술 등등 모든 과정에서 고군분투했다. 삼양 식품은 라면 공장을 세우고 생산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고개를 넘어야 했다. 묘조 식품은 삼양라면에 고생 끝에 개발해낸 라면 제작 기술을 전해준다. 전쟁 후에 굶주린 사람들에게 싸고 푸짐한 음식을 전하려는 뜻에, 마음을 더한 것이다. 책의 말미에는 묘조 식품 회장이 보낸 마지막 편지가 실려 있다. “우리의 만남을 감사하는 의미로 자그마한 선물을 준비했습니다. 스프 배합표입니다.” 꼬불꼬불하고 기다란 면발은 한국과 일본을 잇는다.

우리는 한국인도 아니고, 일본인도 아니다. 불안한 젊음일 따름이다. 《성난 서울》(우석훈, 아마미야 카린, 송태욱 역, 꾸리에, 2009)은 한국 사회학자와 일본 사회운동가가 함께 펴낸 책이다. 비정규직 비율이 37~38%에 이르는 일본은 24세 이하의 청년 두 사람 중 한 사람은 비정규직이다. 한국은 OECD 국가 중 비정규직 비율 단연 1위이며 20대의 절반이 무직이다. 두 나라의 20대는 슬프게도 닮은꼴이다. 한국 사회학자와 일본 사회운동가는 양국을 오가며, “위협받지 않고 일하며 살 수 있는 사회”를 위한 희망과 연대의 가능성을 모색한다. 한국의 ‘백수전국연합’과 일본 백수 모임 ‘다메렌(だめ聯)’이 만난다. 일본 사회학자는 문래동 예술촌과 수유+너머에서 공존의 실마리를 찾고 일본 ‘프레카리아트(불안정한 precarious 프롤레타리아트)는 한국 젊은이의 목소리에 힘을 실어준다. 만국의 젊은이여 단결하라. 희망과 연대의 공동체로 뭉치자. 길을 찾는 사람들은 서로의 길잡이가 되어준다.

이양지의《유희》에서 재일 조선인 유희는 고국을 찾으러 한국에 오지만 두 나라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다 일본으로 돌아간다. 유희는 “저는 이 집에 있었던 거예요. 이 나라가 아니라 이 집에.”라며 민족과 민족, 국가와 국가가 아닌, ‘개체(個體)’의 만남에 의미를 둔다. 바다를 단번에 건널 순 없다. 하지만 하나하나의 징검돌은 거리를 좁혀준다. 생선은 국적도 국경도 없다. 라면 국물은 어디서 먹든 뜨뜻하다. 절망은 다른 절망에 손을 내민다. 한국과 일본 사이의 거리에서 비틀거리던 유희가 의지했던 건 ‘말의 지팡이’였다. 백지 위에 검은 활자가 저자와 독자를 잇듯, 책은 바다 양편의 사람들을 이어주는 징검돌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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