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을 문으로 문학과지성 시인선 149
임동확 지음 / 문학과지성사 / 1994년 12월
평점 :
품절


오늘 종일 품고 살았다.
불빛 껌벅이는 버스에서 한 손으로는 가방을 쥐고
나머지 한 손으로는 이 책을 꼭 잡았다.
글쎄, 사방이 버겁다.
현재에 떡하니 서 있으나 꼭 과거형들이다.
분명코 살아있으나 꼭 아프다.
신음하면서도 뭘 그리 주장한다.
누가 쿡쿡 찌르는데도 모르는 척 한판 벌이고 있다.
나는 시가 자신을 살아내는 쟁반같은 것이라고 아직 믿는다.
잘은 몰라도

과거를 이겨내겠노라고 천명하고 거만을 부리는 것이 아니라
어루만지고 딛고, 소리치고, 차근차근 가르쳐준다.


딱 한 줄만,

난 너무 많은 흔적을 남겼구나

왜 꼭 이 한줄일까,
눈이 잡았을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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