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대사가 체험한 한반도와 아시아
박경서 지음 / 울림사 / 200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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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글로벌하게 생각한다. 이는 오랜 외국생활로 인한 것일 것이다. 이 책은 국내편과 아시아편으로 나누어 저자의 견해를 자유로이 밝힌다. 그는 남과 북의 정책적 좌표는 통일이 아니라 평화공존으로 삼아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그 이유는 현재의 독일이다. 통일독일은 1국가 2민족(서독인, 동독인)이 되어버렸다. 그래서 통일한국은 1민족 2체제로 나가야 할 것이다.

북한의 기아 비디오나 사진이 드문 이유를 한국의 체면 문화에서 끌고 온다. 그리고 김대중 전 대통령과 관계된 87년 노르웨이의 노벨평화상이야기에서 정치적 입지를 고려하지 않는다는 그들의 원칙을 이야기하고 김일성에게서는 문익환 목사 이야기를 끌어낸다. 경험에서 나온 그의 이야기다.

아시아 편은 그 나라의 역사와 현 상황을 아주 개괄적으로 설명한다. 인도는 '소'만 수출해도 빈곤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카스트는 헌법에서 금지하고 달릿계층을 공식적으로 없애도 천민출신은 아직도 달릿출신이라는 수식어를 달고 살아야 한다. 그들의 이야기를 하면서 경제적 뿐만 아니라 도덕적으로 존경받는 나라가 되기 위해서는 한국은 40만 외국인 노동자를 무시해서는 안 된다는 이야기를 한다.

저자는 한국에 있을 때 크리스천 아카데미 설립에 관계하였고 제네바에서는 WCC에서 일하였다. 저자가 몸 담았던 WCC(World council of church)는 세계교회기구로서 기독교의 바티칸 같은 역할을 한다. 그래서 기독교와 관련된 사고를 저버릴 수는 없겠지만 저자는 합리적인 사람으로 보인다. 편향되거나 원리주의적이라 눈살이 찌푸려지는 그런 이야기는 없다. 그런 그의 시각은 국제적이고 인권적인 경험 덕분일 것이다. 멀리 보고 넓게 아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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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는 7시에 떠나네
신경숙 지음 / 문학과지성사 / 199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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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시에 떠나야 할 기차가 8시에 떠나는 이유는 기억의 희미함이다. 그 상징이다. 지명, 브랜등이 현실 그대로의 이름으로 진술되는 방식은 일상성의 표현 (혹은 하루키의 영향) 정도로 생각되어 진다. 그러나 정과리는 신경숙은 소설에서 중요한 명칭은 희미하게 말해버린다고 했다. 명확한 명칭은 모두 중요하지 않다고도 말했다. 소설에 등장하는 '광화문'이나 '한국일보' 건물 등은 부수적인 존재일 뿐이다.

오로지 희미한 것 즉, 몇 번이나 이름이 바뀌어 등장하는 아련한 옛사랑의 이름이 중요할 뿐이다. 그래서 애매하다. 깔끔하지 못하다. 그러나 결국은 따뜻해 진다. 그런 이해가 저자가 세상과 교통하는 방법이다. 시대와 불화하지 않는 방식이다. 세상과 화해하는 방식으로 하진은 기억을 찾는 방법을 택했다. 세계와의 관계를 회복하려는 긍정적 인간형이다.

책을 덮고 이내 드는 생각은 사람의 기억이란게 그렇게 믿을 게 못 된다는 것과 힘든 지난 시절은 잊을게 아니라 끝까지 기억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픔은 스스로 이겨내어야 한다. 물론 그 무기는 시간이 될 것이다. 하루키의 상실과 신경숙의 상실은 다르다. 같은 지평에 놓고 볼게 아니다. 하루키가 일반적이라면 신경숙은 특수적이다. 그냥 드는 생각이다. 기차가 7시에 떠나든 8시에 떠나든 바닥까지 생각해야만 그 바닥을 탁차고 솟아오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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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들의 천국 문학과지성 소설 명작선 2
이청준 지음 / 문학과지성사 / 199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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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은 자유와 사랑의 대립과 화해로 이 글을 풀었다. 자유는 피지배자(한센병환자)의 덕목이요 사랑은 지배자(조백헌)가 추구해야 하는 덕목이다. 3부에서의 조백헌은 자유와 사랑의 배타성에 맞서는 태도를 보인다. 나병이라는 건 고통을 잊게 하는 병이다. 세상과 자신에 대해 끝없이 무감각해져가는 천형인 것이다. 이청준은 그런 무감각에 인간다움에 대한 갈망을 불어넣는다. 그러나 저자의 그런 시각은 사랑이라는 무기로 환자를 연성화 시키는 건강인의 시각이지는 않을까 하는 의문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이 글은 결국 나병과 건강인의 공존이다. 그 공존의 그늘이 제목인 '당신들의 천국'이다. '당신들의 천국'은 서로가 서로에게 야유하는 상징이다. 소록도는 조백헌의 천국인가? 아니면 나병환자의 천국이어야 하는가? 하는 문제가 그 중심에 선다. '자유는 쟁취하는 것이 아니라 천부인권이다.' 하는 생각에 들어서면 이상욱의 자유 쟁취론 혹은 황장로의 자유 무용론은 의미가 없어진다. 진실로 진실로 자유롭기 위해 조백헌이 간척사업을 한 것이고 축구를 시킨 것이다. 이상욱의 조백헌에 대한 반발은 조백헌의 신념, 최고 최선의 명분을 혼자 독차지 하려는 오만이었을 것이다.

화해가 씨앗이 되어 소록도의 인간공존 (환자와 사람의 갈등이 아닌)은 언젠가 이루어지고 말 것이라는 희망을 보여주려는 의도이었겠지만 건강인(서미연)과 음성병력인(윤해원)과의 결혼도 숨겨진 위장에 포커스를 댄다면 이상욱의 귀향과 함께 섣부른 화해의 상징일 뿐이다. 그러나 소설의 거대한 스케일이 맘에 든다. 정치하게 군부독재를 상징해 내었다. 물론 점령자의 사랑을 화해의 도구로 말하는게 맘이 안들긴 하지만 이 책은 충실한 그 시절의 반영이다. 또한 전혀 다르게 빈곤한 삶의 개혁을 위한 불씨의 상징을 조백헌에게 부여해도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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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벤처경영 1
제프 콕스 지음, 정영목 옮김 / 황금가지 / 199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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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소설의 주제는 독립일 수 밖에 없다. 이 소설은 기업과 가정으로부터의 독립을 이야기하고 있다. 그러나 벤처경영을 위해서는 빅히트 제품이 있어야 한다는 당연한 사실, 그리고 성공과 독립에 이어 고독이 찾아온다는 인생론을 이야기 할 뿐이다. ‘더 골’ 이라는 비슷한 경영 소설에서는 가정과 기업을 새로운 구조로 조정하는 이야기였지만 이 소설은 그 둘로부터 독립하자는 이야기이다.

소설의 전반부에는 아주 흥미진진하게 많은 문제 제기를 한다. 그러나 후반부의 이야기는 ‘바이오바이크’라는 신기술에 함몰되어 버렸다. 마케팅이나 자금조달, 조직화는 시시한 문제으로 치부되고 말았다. 최초에는 은행을 위해 사업계획을 짜고, 원시적인 인적 마케팅을 하고 일부러 생각을 하지 않는 직원을 단돈 1불로 동기부여 하는 등 많은 이야기를 끌어 내었다. 하지만 결국 모든 문제는 기술 하나로 수렴되어 버렸다. 물건을 한 두개 팔아서 혹은 선금으로 받아서 제작해 공급한다는 것은 너무나 극적인 부분이지 않을까.

모든 일에는 처음이라는 게 있는 법이다. 뭐든지 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주인공 마이클의 나 자신외에 아무도 탓하지 않는다는 자세는 경영자로서 훌륭한 태도이다. 회사나 독립 등에 관심있는 사람들은 읽을 만하다. 창업이란 인생과 일을 통제하고 싶다는 욕심에서 나온다. 창업은 인생에, 회사에 사동을 달리 거는 일이다. 소설을 읽고 보면 창업에는 아주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는 것을 느끼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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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러 1
포 브론슨 / 길벗 / 199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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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도 한국처럼 증권사와 펀드 운용사 (즉 펀드 매니저)간 유착관계가 있다. 그들의 리베이트와 접대 또한 관행이다. 이 소설에 나온다. 세상은 어디나 본질적으로 동일하다. 소설은 중역(존 화이트)과 관리자(코요테 잭), 실무자(시드니 기드) 등 각자의 탐욕과 공포를 그려 내고 있다. 이 둘은 자본주의를 이끌어 가는 심리기제이다. 스탁 옵션(stock option)은 탐욕의 미끼가 되고 해고는 공포의 덫이 된다. 세일즈맨이 불평을 하면서도 부단히 거짓말을 하는 이유는 가난이 두렵기 때문이다. 자신들의 욕망이 두렵기 때문이다.

소설은 채권을 팔아야 하는 상업은행원(한국으로 따지면 증권사 직원이다)을 보여 준다. 스토리를 말하는 게 아니라 채권이라는 총알을 쏘아 대는 소총수들의 이야기를 그냥 들려 줄 뿐이다. 그들은 수치를 조작하고, 시간을 조작하고, 언어를 조작한다. 물론 합법적이다. 그래서 더욱 문제가 된다. 그 해결책은 '이지노'라는 루키(rookie)이다. 풋내기가 성공하는 미국 특유의 이야기다. 젊음과 미숙을 용인해야 하는 사회에서 기득권 세력은 언제나 '긴장'과 '합리'로 무장하고 있어야 한다. 그런 세대간 견제와 균형이 미국의 갑옷이다.

전형적인 사람들 사이에서 캐릭터의 성격이 변하는 자가 주인공이라면 이 소설은 시드가 주인공이 된다. 그는 불만이 많다. 1년에 50만불의 연봉을 받지만 불평이 많다. 그는 오로지 스탁옵션을 위해서 일한다. 그러다 사람을 사랑하게 되고 혼란스럽다가 결국 자기 머리로 사고하게 된다. 더 이상은 속지 않는 것이다.

저자는 급진적인 자본주의 이야기를 한다. 기업이 정부를 대신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나라 (그 나라는 카리브해의 도미니카 공화국이다)를 하나의 기업이 지배할 수 있다. 그 도구는 채권이다. 나라가 빚 때문에 망할 수도 있다는 가르침이다. 국제사회도 양심보다는 돈으로 움직이니 국가도 돈을 많이 비축하여야 할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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