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차는 7시에 떠나네
신경숙 지음 / 문학과지성사 / 199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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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시에 떠나야 할 기차가 8시에 떠나는 이유는 기억의 희미함이다. 그 상징이다. 지명, 브랜등이 현실 그대로의 이름으로 진술되는 방식은 일상성의 표현 (혹은 하루키의 영향) 정도로 생각되어 진다. 그러나 정과리는 신경숙은 소설에서 중요한 명칭은 희미하게 말해버린다고 했다. 명확한 명칭은 모두 중요하지 않다고도 말했다. 소설에 등장하는 '광화문'이나 '한국일보' 건물 등은 부수적인 존재일 뿐이다.

오로지 희미한 것 즉, 몇 번이나 이름이 바뀌어 등장하는 아련한 옛사랑의 이름이 중요할 뿐이다. 그래서 애매하다. 깔끔하지 못하다. 그러나 결국은 따뜻해 진다. 그런 이해가 저자가 세상과 교통하는 방법이다. 시대와 불화하지 않는 방식이다. 세상과 화해하는 방식으로 하진은 기억을 찾는 방법을 택했다. 세계와의 관계를 회복하려는 긍정적 인간형이다.

책을 덮고 이내 드는 생각은 사람의 기억이란게 그렇게 믿을 게 못 된다는 것과 힘든 지난 시절은 잊을게 아니라 끝까지 기억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픔은 스스로 이겨내어야 한다. 물론 그 무기는 시간이 될 것이다. 하루키의 상실과 신경숙의 상실은 다르다. 같은 지평에 놓고 볼게 아니다. 하루키가 일반적이라면 신경숙은 특수적이다. 그냥 드는 생각이다. 기차가 7시에 떠나든 8시에 떠나든 바닥까지 생각해야만 그 바닥을 탁차고 솟아오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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