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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 - 노희경 원작소설, 개정판
노희경.이성숙 지음 / 북로그컴퍼니 / 2015년 5월
평점 :


노희경 원작 소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
북로그컴퍼니
아주 오래전에 처음 이 드라마를 보았을때는
할머니 생각이 나서 많이 울었어요
저는 그때 10대였고, 너무나도 젊은 엄마, 평상시 저를 돌보는 할머니 때문에
엄마에 대해서 감정이입하기보다는 할머니에 대해서 감정이입해서 정말 많이 울었던 드라마였어요
이번에 tvN에서 새롭게 리메이크 되었다는 기사를 본적이 있던터라
다시 한번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 책을 읽어보고 싶었네요
사실 저는 너무 슬픈 책은 그 슬픔을 감당하기 힘들어서 읽기 힘들어요
그전에도 그랬고 너무 감동적이라고 추천받은 책을 끝내 끝까지 읽지 못한 책들도 많아요
엄마를 부탁해, 중간 중간 끊어읽으면서도 계속 울다 지쳐 결국 책 한권을 다 읽지 못했어요
제가 엄마, 가족 이런 주제의 소설책들은 가슴을 후벼파는 아주 아픈 책이였어요
그런데 이번에 아이의 엄마가 된 지금, 읽어보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은 처녀시절 감정이입에만 충실했던 그때와는
다른 느낌이였어요
더 현실적이였고, 내가 남기고 갈 아이들, 보내야할 엄마, 등 다양한 시선에서 이야기를 바라볼 수 있었어요
슬펐어요. 슬프고, 한마디 한마디 가슴을 후벼파고, 내마음 같았던 대사들 때문에 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 없었어요
하지만 예전에 제가 할머니가 돌아가실까봐 겁이나서 무서워서, 그게 너무 싫어서 흘렸던 눈물이라면
지금은... 못해줘서........아무것도 못해주고 떠나보내야하는 친정엄마를 생각하니 하염없이 눈물이 흘렀어요
노희경 작가의 글에는 그냥 우리 삶 자체가 담겨있어요
인물도, 상황도, 그리고 말한마디 한마디도..
내가 했던말, 내가 했을것 같은말들..그래서 더 가슴아프게 아려왔나봐요
책을 읽고 한동안 여운때문에 멍했던것 같아요..
또다시 현실로 돌아와서 어쩌지, 나에게 이런일이 생기면 어쩌지?
우리엄마에게 이런일이 생기면 어쩌지?
나는 지금 무얼 해야하지?, 우리 엄마에게, 우리 신랑에게, 그리고 내 아이들에게
내가 어떻게 해주면 될까? 내가 무얼 해줘야 나는 웃으며 그들을 보내거나, 그들을 떠날수있을까?
하는 여러가지 생각들에 사로잡혔어요..
그래도 가장 가슴아픈건 엄마였어요..
엄마에게는........아직도 받고만 있는데..
갈때마다 바리바리 반찬을 싸주시고,
항상 딸 걱정, 손주걱정 하며 하루하루 열심히 사시는 모습 보면서,
아직도 다른 친구 엄마들 처럼 여유롭지 않은 모습을 볼때면 아빠에게 화가나기도 하고
그런 엄마가 안쓰럽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하고 만감이 교차해서 기분이 좋지 않아요
그래서 애써 외면하고 그런부분들을 안보려고 했어요
하지만 마음속에서는 '엄마'라는 두글자만 들어도 따뜻한 뭔가가 밀려와 울컥하게 만들었는데요..
그건 갚아도 갚아도 갚을 수 없는 사랑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당연하게만 생각했던 엄마의 사랑, 그 반은 알았을까요?
그나마 아이를 키우면서 조금씩 알게된 엄마의 사랑..
절대 갚을 수 없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더 미안한 사랑...
저는 또 친정엄마, 아이 이렇게 있다면 아이부터 생각하는 엄마가 되어있는데
클때는 나잘났다고 돌아다니며, 나밖에 몰라 엄마를 신경쓰지 않았고
커서 결혼하고 아이가 생기고는, 아이 때문에 또 엄마는 뒷전이네요
뒷전이라는 표현이 너무 사무치지만 그게 사실이라 더 가슴아파요..
엄마도 그걸 당연하게 생각하시고, 그래 네 애 챙겨라 하시는 걸 보면..
왜 자신도 받고 싶지 않을까요?... 효도라는것..
근데 그것보다 자신의 딸을 더 사랑해서.. 딸이 자기 자식을 더 생각하는걸 이해해주시니..
참 그 깊은 마음을 어찌다 헤아릴 수 있을까요.................
글을 쓰면서도 가슴이 먹먹하네요..
정말 다시봐도 명작임이 분명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
너무 마음이 아파서 읽기가 버거운 책이였지만,
그래도 읽고나니 친정엄마한테 자주 얼굴을 보여야겠다는 생각이 더 절실히 생겼어요
그리고 신랑보고도 무뚝뚝하게 그러지말고, 어머님께 자주 연락드리라고..
다시 한번 노희경 작가의 소설에 빠져보세요..
한마디 한마디에 눈물을 흘리고 있을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시게 될거에요...
언제나 가슴에 사무치는 두글자, 엄마
엄마의 사랑에 대한 보답은... 지금 밖에 없다는것..나중에, 더 잘되면 이라는 말은 사치라는걸
저도 이 책을 통해서 다시 한번 마음에 새기게 되었어요
그리고 우리 아이에게도 권해주고 싶었던 책..
우리 삶에서 무엇이 가장 소중한지 느끼게 해줄 거라 믿어요
가족.. 값어치를 매길수 없을만큼 귀한거라는걸...
청소년 아이들에게도 추천해줄만한 책이였던것 같아요...
노희경 작가가 생전에 기억하시는 돌아가신 어머님에 대한 이야기
내가 언제 이런 사랑 받아나 봤겠니 라는 어머니 말이 무색할정도로
그녀 알기를 소흘히 했던 작가의 모습에서 저또한 저와 친정 엄마가 생각이 났어요
나 조차도, 엄마을 알기를 엄마나 소흘히 했었나 싶더라고요....
참.......죄송하다는 한마디로도 다 표현하지못할만큼...죄송한마음이 컸어요
다음 생에 여자로 태어날거라고 말하는 아버지의 말이
그동안 엄마없이는 제대로 살 수 없었을거라고 자신에게 말하는것 처럼 들렸어요
또 그녀에게 얼마나 많이 받았는지... 다시 한번 상기시키는것 같아서 가슴이 아려왔어요
평소의 아무것도 아닌 것 처럼 느껴졌던 아내의 빈자리
그것이 얼마나 축복이였는지...깨닫게 되는 구절에서
우리가 가장 소중한 사람이 떠나고 나면 느낄 후회가 아닐까 싶어서 눈물이 왈칵쏟아졌어요..
당연하게 생각하고, 당연히 그자리에 있을것만 같아서
정말 소흘히 생각했던 그 모든 것들이.. 그 사람의 존재였는데..
그 존재가 사라지고 나서야... 그 존재가 사라진다고 하니
당연한게 아니었다고 느끼는 어리석은 인간의 모습...
그 모습에서 저도 있었어요..
왜 우리엄마가 죽어야 해..
우리 엄마 처럼 착한 사람이 왜 이렇게 일찍 죽어야 하는건데 왜?
할머니가 돌아가실때 그런 생각을 했어요
정말 착하시고 누구보다 열심히 사셨고 가족 걱정밖에 없던 분인데
이제 손녀들도 직장에 취업해서 돈번다고 돌아다니고 효도 좀 받아볼까 싶었는데
췌장암이라는 지독한 병에 걸리셔서 일년을 병석에서 고통받다가 돌아가셨어요
왜..그렇게 착한 분이 왜 효도한번 제대로 받아보지 못하고 돌아가셔야하나..
억울하고 속상하고 그리고 아무것도 해줄 수없었던 제 자신이 한심해서
참 많이 울었어요.....
정수의 마음이 너무 공감되었어요..
왜 라는말이 나와요... 도무지 이해할 수 가 없거든요..
나쁜짓을 한 사람들은 잘만먹고사는데...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아야할 사람이 죽어야한다는데
왜 라는 질문을 하지 않을 사람이 없을것 같아요..
정말 착한 사람들은 더 고통 받지말라고 천국으로 데려가시는건지..
그 말이 더 신빙성이 있을 지경이니까요....
딱 한번만이라도 자식 노릇을 하게 해달라는 정수..
자식으로 태어나서 철이 들어, 부모에게 제대로 자식 노릇 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있을까요..
평생을 갚아도 갚지 못할 사랑이지만, 다 갚지 못하더라도
한번이라도, 딱 한번이라도 그 자식노릇으 하고 싶다는 정수의 마음이 저를 보는것 같았어요
만약에 저에게도 정수와 같은일이 벌어진다면
저라고 친정엄마에게 자식노릇을 제대로 했나 싶어 너무나 후회할것 같았거든요
내가 뭘 해줬다고 해도 그 배로 또 받고 있으니...
부모의 사랑은 끝이 없다고 제가 어머니께 용돈을 드려도, 어머니와 데이트를 해도
그 배의 사랑을, 반찬이며, 김치며, 손주에 대한 사랑으로 또 돌려주시잖아요...
정수의 마음이 백배 천배...이해가 되죠........
처음부터 이해가 안가는연수였지만,
연수가 정신 차리는 순간이
그 순간 아빠를 알뜰히 챙기는 엄마의 모습에서 비롯되었기에
연수에게는 그 의미가 더 남달랐을것 같아요..
인철
자식이 부모한테 받은 걸 다 돌려줄 수는 없어
물이 아래로 흐르는 것처럼
어쩔 수 없는거야
난 그렇게 생각해
사람들이 결혼하는 건 자기가 부모에게 받은걸 주체할 수 없어서
털어놓을 델 찾는거라고, 그래서 자식을 낳는 거라고..
이 말이 가장 기억에 남았어요..
맞아요. 사랑도 받아본 사람이 베풀줄안다고
저도 한없이 할머니에게, 어머니에게 받은 사랑이 있기에
그 받은 사랑만큼 주려고 하고 있는 저를 발견한 적이 있거든요
우리 할머니가 나한테 이렇게 해주셨어,
우리 엄마가 나한테 이렇게 해주셨어, 이야기 해주면서
저도 아이를 보살피고 있더라고요
그 받은 사랑이 귀한줄 알고, 그 사랑으로 인해 행복했기에
그 사랑을 또 내 아이에게 전해주고 싶었던건가봐요....
인철의 말처럼, 내가 내아이를 끔찍이도 사랑하는건
다 우리 엄마에게서 보고 배우고 느낀것임을 생각하니
눈물이 하염없이 흘렀어요..
이렇게나 사랑받고 자랐구나.. 지금도 그렇게 사랑받고 있구나 하면서요...
부모가 돌아가시고 후회하지 말고
계실때 잘하자는 말, 안들어본 사람은 없을거에요
들어봤다고 다 그렇게 실천하지는 않을테지만요..
엄마가 건강한 사람, 엄마가 있는 사람 그런 사람이 제일 부럽다는 정수의 말은
엄마가 건강하게 곁에 있는 존재 자체만으로도 행복하다는걸 일깨워주었어요
치매에 걸린 어머니에게 같이 죽자고 하는 엄마,
자신이 없으면 내 자식들 고생할것 같고,
그렇다고 내 자식들 고생 안하도록 내버려두라고 하자니
그 어머니가 짠하고...
그래서 같이 죽자고 하는 장면이 왜이리 슬픈지
엄마의 마음이 이 장면에 다 들어있는것 같아서요...
자식들도 나몰라라 할 수 없고, 그렇다고 정신없는 어머니를 나몰라라 할 수 없고
자신이 곧 죽어가는 마당에도 가족들 걱정을 하는 엄마를 보면서
가족들을 위해 희생만한 친정엄마가 떠올라서 눈물을 주체할수가 없었네요
아이가 저에게 물어본적이있어요
왜 자꾸 돌아가신 할머니 이야기를 하냐면서
도댙체 죽는게 뭐냐고 왜 할머니가 하늘나라에 계시냐고..
죽는다는것은 보고 싶지만 평생 못보고 생각만해야한다고 알려주었어요
사람이 죽는다고 영원히 사라지는게 아니라
기억하면 내 마음속에서는 영원히 살게되겠지만..
눈앞에서 보지 못하고, 목소리도 들을 수 없고, 만질수도 없다는거죠...
죽음이라는것이... 지독한 이별인 이유인것이죠
아직 마음속에 남아있는데 볼수 없으니까요...
그렇게 저도 돌아가신 할머니 이야기를 종종꺼내기에
저희 아이들은 저의 할머니 이야기를 참 많이 들어요
제 마음속에 할머니가 계속 계시다는걸 아마 아이들이 느꼈을거에요.
이별이 맞지만, 그 이별이 끝이 아닌거죠....
하지만 그렇게 까지 아름다워지기까지는 많은 시간들을 울어야했어요
그 지독한 이별이, 아름다운 이별이 되도록 마음을 다잡고 다잡고 또 다잡아야 했죠..
하지만.. 이제 누군가 떠나고 마음을 다잡아 아름다운 이별을 만들기 보단
지금 내 소중한 사람들에게 잘하고 싶다는 마음이 더 컸어요
이제는 그런 후회하지 않고 싶고, 후회란 것이 영 없을 수 없기에
그 후회를 더 적게 하고 싶었어요
원없이 사랑해주고, 원없이 표현해서.. 마음껏 제 사랑을 표현하고 보답하고 싶었어요
우리 엄마가 가장 좋아하는게 뭘까? 우리 엄마가 요즘 관심있는게 뭘까?
이런 생각을 하면서 지금 살아계실때 기쁘게 해드리고, 행복하게 해드리고 싶었네요..
아이가 생기고 다시 읽어본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
분명 아는 내용이지만, 제가 받아들이는 느낌이 확실히 달라진걸 느꼈네요
저도 나이를 먹었고, 제 환경도 그만큼 달라져서겠죠....
노희경 작가의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 예전에 정말 감명깊게 보셨다면
다시 한번 읽어보기를 권해드리고 싶어요
그때와 지금,,분명 책을 읽고 난 느낌이 똑같지는 않을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