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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그맨 ㅣ 같이 보는 창작그림책 1
박연수 글.그림 / 같이보는책 / 2017년 10월
평점 :
같이 보는 책
에그맨
이 책은 표지만 보고 상당히 재미있고 유쾌한 책인줄 알았어요
하지만 아이와 읽어보고 철학적인 이야기가 담기지 않았나 생각이 들었네요
에그맨 이야기는 트라우마에 빠진 에그맨이 주인공인데
트라우마를 극복하는 법을 이야기 하면서
획일적인 교육 제도와 사회 시스템 안에서 인간이 어떻게 자기를 잃어버리고
실체 없는 두려움에 빠지고 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고 했어요
정말 심오하죠?
아이에게 두세번 읽어주고 나서야
아~ 이런 이야기를 담고 있는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던 그림책이였어요
에그맨
같이 보는 창작그림책1
같이보는책
평범한 집안에서 태어난 에그맨
누나가 달걍공장에서 일을 했기에
에그맨도 학교를 졸업하자마자 달걀 공장에서 일을 하기 시작해요
일하고 일하고 일하고 또 일하는 에그맨
하루 종일 썩거나 깨지거나 얼룩덜룩한 달걀들을 분쇄기 안으로 버리는 일을 했어요
에그맨은 버리고 버리고 버리고 버렸어요
그러다 무언가 이상함을 감지했죠
어딘가 잘못됐다는 강렬한 느낌이 들었어요
손에 닿은 느낌이 달랐는데, 분명히 물컹거렸는데, 두근두근 심장 소리가 들렸는데..
천천히 뒤를 돌아보았을때 그는 너무 놀라 꼼짝할 수가 없었어요
분쇄기 안에 갇힌 노란 병아리 한마리가 달걀 더미 위에서 아슬아슬 하게 서 있었기 때문이죠
천지창조를 연상캐하는 에그맨과 병아리
병아리와 눈이 마주친 순간 반짝이는 눈동자가 보였고
그건 분명 죽은 달걀이 아니였죠
하루하루 기계처럼 살아온 그는 처음으로 두근거림을 느꼈어요
새롭게 태어난 기분이였죠
하지만 순식간에 그 생명은 죽음의 구덩이로 사라져 버렸어요
충격에 빠진 그는 달걀 공장 밖으로 뛰쳐나갔어요
사랑에 빠지면 모두가 사랑하는 사람의 얼굴로 보이듯
에그맨 눈에 모두가 병아리로 보였어요
병아리들의 세상에 갇혀버리고 만 에그맨
에그맨은 노란 병아리들을 밀치며 집으로 달려갔어요
하지만 집안에 가득한 노란 것들을 보자 다시 두려움이 밀려왔죠
에그맨은 아무책이나 집어 들었어요
손에 잡힌 책을 무작정 읽기 시작했어요
병아리와 달걀들, 그리고 노란 것들을 잊어버리기 위해서였죠
그동안 읽은 책들이 천장까지 쌓이자
더 이상 병아리가 생각나지 않았어요
에그맨은 더이상 노란 것들과 노란 병아리도 무섭지 않았죠
그는 바닥에 널린 책들을 전부 책장에 꽂고는 집밖으로 나갈 준비를 했어요
에그맨이 꽂아 놓은 책들이 병아리를 연상캐하네요
아직 병아리를 제대로 잊은것이 아닌걸 암시하나봐요
옷을 챙겨 입고 거울을 보든 그는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이 달걀과 꼭 닮아있어서 고개를 갸우뚱했어요
에그맨은 자신을 오래오래 계속 바라보았어요
거울에 비친 모습은 노란 달걀이었죠
에그맨은 가방을 챙겨들고 뚜벅뚜벅 집을 나섰어요
병아리의 죽는 모습을 보고 상당히 충격을 받고
병아리, 달걀, 노란색 등에 대해 트라우마가 생긴 에그맨
책을 읽고 그것들을 생각하지 않으면서 잊어버리고 싶었는데
어느새 그 트라우마가 자신이 되어버렸네요
자신이 그 트라우마가 된것을 한참 보던 에그맨은 밖으로 나가게 되어요
힘들다고 무섭다고 집에서만 있었지만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죠
오히려 자기 안의 두려움을 피하지 않고 자기 자신을 찾으려고 밖으로 나가는 에그맨
나가는 에그맨의 모습은 사람이지 거울속의 달걀이 아니였어요
온전히 자기다움을 회복하는 길이 바로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잃어버린 자신을 되찾는 법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거라고 하는데요
거울속에 자신의 모습이 왜 달걀로 보였는지
달걀로 보이는 자신을 의미하는건 뭔지
그리고 그걸 뒤로한채 밖으로 나가는 에그맨의 모습에 담긴 의미는 뭘지 아이와 계속 이야기 나눠봤어요
트라우마를 극복하는 방법으로 본다면 조금 더 이해하기 쉬웠지만
그게아니라 지금까지의 자신의 모습과 병아리,달걀을 동일시 했다는 부분에서는
도대체 에그맨이 어떤 생각일까? 작가의 숨겨진 의도륵 파악해보려고 아이와 이야기 나눠보았지만 쉽게 그 마음을 알 수 없었네요
살짝 어렵기도 했던 에그맨
하지만 제가 에그맨을 보고 느꼈던 것은
자신과 같은 생명을 지키지 못했던 일에 충격받은 에그맨이
그 충격에서 벗어나려고 계속 책을보고 다른 생각을 하고 많은 노력을 했지만
그렇게 해서 벗어나는건 아무 의미가 없었다는걸 알려주는것 같았어요
잠시 잊을 수 는 있지만 잊은건 아니라는거죠
그런 일이 생겼을때 결국엔 현실과 맞서 싸워야한다는 이야기를 해주는것 같았어요
그래서 달걀의 모습을 한 자신을 뒤로한채 병아리 세상으로 나간거라고 생각했어요
물론 작가의 의도와는 다를 수 있지만 이 책을 읽고난 저의 생각이였어요
아이는 아직도 갸우뚱 갸우뚱
아직 초등 저학년에게도 살짝 어려운 책인가? 하는 생각이 들면서
이렇게 이 책이 말하는 이야기가 뭐지?? 하면서 골똘히 생각해보는 시간도 무척 의미있다고 생각했어요
에그맨 작가의 의도, 내가 한번 알아보겠다 생각하시는 분들이 계시다면
꼭 읽어보시고 저랑도 이야기를 나눠보았으면 좋겠네요
다른분들은 이 책을 읽고 어떤 생각을 하셨는지 무척 궁금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