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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미안해하지 마세요! ㅣ 한울림 장애공감 그림책
홍나리 글.그림 / 한울림스페셜 / 2015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제가 너무나도 좋아하는 한울림에서 또 아름다운 그림책이 나왔네요.
보자마자 아~ 저건 나도 읽고 아이도 읽어줘야 하며 생각했는데..
읽고 나니.... 생각이 좀 달라졌어요..
아빠들도..함께 읽으면 참 좋을것 같다는 생각을 참 많이 했네요..
걷지 못하는 아빠가 바라보는 딸, 그런 딸이 바라보는 아빠..
그 시각차이를 느낄수있는 책이었는데요.. 그런데.. 너무나도 따뜻한 책이라서 읽고 나서도 여운이 남았네요..
아직도 시종일관 아빠를 보며 미소짓는 아이가 생각나는 책이었어요.






아빠는 태어날때부터 걷지 못했고, 그런 아빠는 아이에게 맨날 미안하다고 합니다.
함께 자전거를 못 타서 미안하고, 겨울에 같이 스케이트를 못타서 미안하고, 둘이 같이 신나게 헤엄치고 놀지 못해서 미안하고,
함께 축구하지 못해서..미안해하고.. 비오는날 밖에서 첨첨첨벙 빗물놀이를 하지 못해서 미안해하죠.
하지만 아이는 아빠의 그런 말에 괜찮다고합니다.
자전거를 타지 못해도 아빠랑 공원에서 예쁜 꽃을 보는게 좋고,
스케이트를 타지 못해도 아빠랑 얼음낚시 하는게 더 재미있고,
헤엄은 치지 못해도 아빠랑 해변에서 모래성 만드는게 더 좋고,
축구는 하지 못해도아빠하고 우쿨렐레 치며 노래부르는 시간이 즐겁고,
비 오는 날 밖에서 첨벙첨벙 빗물 놀이는 하지못해도 아빠가 만들어 주는 코코아를 마시며 빗소리 듣고싶어요 라고..
아이는 대답을 하면서 시종일관 아빠를 향해 미소짓고 있습니다..
정말 괜찮다고 자기는 행복하다는 듯..
친구들이 아빠와 함께 있었던 일을 자랑해도 아이는 괜찮습니다.
아빠가 멋진 요리사로 변신해서 좋고, 아빠랑 그림그리는 건 언제나 신나고, 아빠랑 같이 있으면 새도 다람쥐도 모두 친구가 되니까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한마디 합니다.
"아빠는 늘 나에게 미안하다고 말하지만, 나는 아빠와 매일매일 함께여서 정말 행복해요"...
우리는 아이들을 키우면서 물질적으로나 무언가를 꼭 해주어야 아이가 행복할거라고 생각합니다.
저또한 마찬가지구요. 하지만 아이는 그런것들이 아니라.. 아빠와 함께 하는것만으로도 감사하고 즐거워합니다.
이 책은.. 장애를 가진 가족이 나오면서 장애가 단지 불편한것이지 불행한 것이 아니라는것을 알려주면서
단지 다른 사랑의 방식으로 사랑을 하고있는것을 표현하고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이 책을 보면서 또 다른걸 느꼈어요.. 장애를 가졌다 안가졌다가 아니라..그냥 평범한 아빠들도..아니 엄마들도 알아야하는 무언가를 깨달았네요.. 그것은.. 바로 옆에 함께 있음입니다...
아이들이 가장 원하는건 비싼 장난감도 여행도 아닌..함께 놀아주는것이라는걸요..
그냥 어디가 되었든 언제가 되었든 바로 옆에서 함께 무언가를 하며 놀아주는것.. 그게 정말 학습과는 아무 상관도 없더라도
그게 바로 아이들이 원하는것이라는걸 깨달았네요..
아이의 마음이 너무 따뜻합니다. 장애를 가진 아빠를 부끄러워 하는게 아니라 자신의 곁에 있어줌에 감사하고 행복해하니..
그 아이를 바라보는 아빠의 심정이 오죽할까 싶었네요.. 그래서 매일같이 미안해라는말을 입버릇처럼 했는지도 모릅니다..
너무 나도 대견한듯한 아이의 생각과, 마음을 들여다 보니.. 책을 읽고 나서도 길게 여운이 남았네요..
정말 가족들과 함께 다 같이 읽어봐도 좋을것 같은 책이었어요.
각자의 입장에서 느끼는 바가 다를것 같아서요.. 아빠들도 이제는 놀아줄게 없다 놀아주기 힘들다말만하지말고 아니고 그냥 단순하더라도
아이들옆에서 함께 놀아주는 연습을 해야할것 같네요.. 아이들은 그저 그냥 아빠가 옆에있는 그자체가 행복하니까요..

5세 아들이 책을 읽고 그린거에요. 아이는 아빠와 해변에서 모래성 쌓는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했어요.
이번 여름에 몇번이나 바다에 갔는데 계곡에 갈땐 종일 날씨가 좋다가도 꼭 바다에만 가면 오후에 흐려져서 많이 못놀았거든요..
아빠와 모래성을 실컷 쌓고 싶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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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고 아이와 이야기 하다보니 몇달전 일이 떠올랐어요..
몇달에 비가 너무 많이 와서 아이들과 밖에도 나가지 못하고 집에만 있던 일요일이 있었어요.
그날 5세 아들이 제가 요리하는동안 아빠와 정말 시덥잖은..별로 재밌지도 않고 유익하지도 않은것 같은 그저 그런 놀이를 하며 놀고 있어서 그런 갑다 했어요. 그런데 그날 밤 씻기러 들어갔을때 아이가 말했어요..
"엄마 오늘 하루 정말 너무 행복했어요. 그런데 벌써 밤이네요"
저는 순간 오늘 아무것도 한것도 없고 심지어 아빠랑 노는것도 크게 뭔가 새롭지도 않았고 해서..의아해서 다시 물어봤어요.
"오늘 즐거웠어? "
"응 비가 와서 집에만 있으니 아빠랑 많이 놀수있어서 진짜 좋아요"
그 순간..내가 생각했던 시덥잖은 놀이들도.. 아무 영양가 없는 행동들도..
아이는 평일 내내 밖에 있던 아빠와 함께 하는 그 순간들이 다 즐겁고 행복했던거였어요..
문득 주인공 아이와 저희 아이 말고도..모든 아이들이 이런 마음이 아닐까 생각이 들었네요..
한울림출판사는 참 여운이 길게 남는..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책들을 많이 만드시는것 같아서..좋아하는데..
이번 책도 정말..긴 여운으로 남을것 같네요..
좋은 책 만들어 주셔서..정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