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천히 도마뱀 웅진 우리그림책 32
윤여림 지음, 홍정선 그림 / 웅진주니어 / 2015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엄마가 되고 난후 정말 많이 하는말,
"빨리빨리"
"서둘러"
"얼른 부지런히 해보자"
좀 좋은 말로 순환하여도 빨리하라는 의미는 여전하다..
아이들은 참 느긋하다.
어쩔때보면 정말 속이 터질듯할때가 많다.
몇시까지 준비해서 나가야 한다고 아침먹을때 부터 이야기해도
갑자기 5분전에야 옷을 입고,
어쩔땐 엘리베이터를 타러 나가서 큰볼일을 보자고 할때도 많다.
그러면 정말 화가 난다. 진작 부터 좀 준비하지 왜 엄마를 곤란하게 하냐는 생각이 절로 든다.
어른인 엄마 입장에선 시간약속을 지키려고 아이를 볶는 셈이다.
그래서 이번에 천천히 도마뱀 책소개를 보고 아이들과 함께 읽고 싶단 생각을 했다.
엄마들은 빨리빨리를 입버릇 처럼 말하는데 아이들은 왜 천천히 하는지 느긋하게 하는지,
그리고 그 느림의 미학이 뭔지 나도 책소개를 보며 아차 싶었던 부분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첫장부터 머리를 한대 맞은 느낌이었다.

나는 느림보가 아니야. 무엇이든 차근 차근 천천히 할뿐이야.

이 말이 참 내 마음에 확 와닿았다. 그리고 부끄러웠다.

맞아... 천천히 하는 아이들은 무엇이든 차근차근 꼼꼼한 성향일수도있어. 하는 생각이 머릿속을 스쳤기 때문이다.

항상 느리면 게으르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서 아이들이 혹여나 게을러 질까 빨리빨리를 입버릇처럼 이야기했는데..

느리고 천천히 하는건 게으른거랑은 다르다는걸...내가 한번 더 아이들의 책을 보며 배우게 되었다.

 

색종이 접기를 할때도 많이 못접으면 어때? 하나라도 예쁘게 접을테야.

느리지만 긍정적인 천천히 도마뱀^^

 

퍼즐조각을 맞출때도 천천히, 하지만 생각만큼은 누구보다 긍정적이다.

 

이부분도 참 아름다운 글귀였다.

피아노도 천천히 치는 천천히 도마뱀.

하지만 천천히 치면 모든 음악이 예쁘게 들린다고 한다.

아~ 이런 생각도 할 수 있구나 싶으면서 이 글귀가 참 마음에 들었다.

천천히 해도 예쁜 음악을 연주할 수 있다는걸.. 아이들도 내가 느끼는 이 느낌을 느꼈을까? 싶었다.

그림마저도 그 글귀를 아주 잘 표현하고 있다. 피아노에서 아름다운 꽃음표들이 날아다니고 있으니 말이다.

 

 

그리고 빨리빨리하는 친구들에 대해서도 나오는데, 정말 급하게 하다보면 마음대로 되지 않아 쉽게 짜증을 내게 되는데

그부분을 정확하게 짚어준다. 그렇게 마음대로 되지 않아 짜증을 내는 친구들의 짜증이 사라질때까지

마음속으로 천천히 10을 세며 기다려 주는 천천히 도마뱀..

천천히 도마뱀은 느린 느림보가 아니라 천천히 주위를 살펴 볼줄 알고 환경의 변화 과정을 찬찬히 봄으로써

차분하게 대처할수 있는 어떻게 보면 현명한 도마뱀이었다.

 

 

수를 다 세고 친구들에게 " 이제 기분이 좋아졌니? " 라고 묻는 천천히 도마뱀.

어리지만 긍정적이고 기다려줄줄 아는 인내심을 가진 천천히 도마뱀은 느림보가 아니다.

그저 천천히 할뿐이지 절대로 잘못하고 못하는게아닌데..

어른들도 이 책을 보면 아마 뜨끔할것이다.

항상 "빨리빨리"를 외쳐댔는데, 어쩌면 "빨리빨리"보다 "천천히천천히"가 아이들이 주위를 한번 더 둘러볼수있고

꿈꿀수있고 상상의 나래를 펼수있는 주문같은 말이 될 수 도 있다는걸 알 수 있을것이기 때문이다.

 

삽화의 색감도 너무 예쁘고, 글귀며 그 내용또한 너무 마음에 들었던

천천히 도마뱀..

 

아이들이 천천히 한다고 속상하다면 빨리빨리 재촉만 하지말고 이 책을 읽어보라고 엄마들에게 권하고 싶다.

그리고 천천히 하는 아이들에게도 니가 잘 못해서 천천히 하는게 아니라 너는 더 꼼꼼하고 더 차근차근 하는거라고

절대 그게 나쁘고 잘못된게 아니라고 용기를 줄수도 있을것이다.

 

간만에 참 맘에 드는 그림책을 만나^^ 가슴속도 따뜻해지고 책을 읽고나서도 기분이 흐뭇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