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사라지지 마 - 노모, 2년의 기록 그리고 그 이후의 날들, 개정판
한설희 지음 / 북노마드 / 2015년 5월
평점 :
품절


 

 
 
아이를 키우면서 엄마를 바라 볼때마다 엄마를 더 이해하게 되었다. 그렇기에 엄마라는 두글자가 어릴때보다 무언가 가슴속을 뭉클하게 만드는 두글자가 되었다. 아직 환갑도 되지 않은 엄마기에 엄마가 사라진다고 생각해본적도.. 예쁜 우리엄마가 할머니처럼 늙어버린다는걸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그래서 이 책을 만났을때, 엄마보다는 10년전쯤 96세에 돌아가신 할머니가 더 생각이 났다.
아마 사진속 엄마의 연세가 91세여서 그럴 수도 있을 것이다.
딸의 입장에서 쓴 글과, 그 글에 나오는 엄마의 사진을 보며 책을 한장한장 넘길때 마다 내 눈에 눈물이 맺혔다.
그냥 짠했다.... 나도 딸이고..나도 맏이라서...그리고 나의 엄마이야기라서.. 나도 이제 그런 엄마라서...
그렇게 마지막까지 나의 엄마를 생각하며 읽은 책...
엄마 사라지지마...
제목 처럼..나의 엄마는..건강하게 오래 내곁에 있어 주셨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했다..
고생만하시고 희생만 하시다 이제 노년은 조금더 즐겁게 즐기셨으면 하는 딸의 간절한 바람...
곧 결혼을 앞둔 여동생에게도 빌려주고 싶은 책이었다..
딸이라면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꼭 읽어보고픈 그런책...
나도 엄마와 많은 추억을 만들고..그리고 사진도 많이 찍어야 겠단 생각을 했다...
나만의 엄마를 기억하기 위해....
 

 

 

 

작가의 아버지가 바람을 피우셔서 지금 책의 주인공인 조강지처, 즉 자신의 어머니를 버린일이 처음 도입부에 나왔다.

이 글 때문이라서 그런지 사진을 볼때마다 억척스럽게 아이들을 키우셨을 어머니를 생각하니 더 마음이 짠했다..

왜 아버지는 다시 섬까지 돌아가서 데리고 올 정도로 사랑한 여인을 두고..신여성과 바람이 났을까...

하.... 너무 가슴아팠고.. 그 시절을 고스란히 겪으셨을 어머니를 생각하니..참..마음이 너무 아팠다.

그런데 그런 아버지가 돌아가셨는데..평생 아버지가 돌아오기만을 기다리셨던 어머니의 대답은

....응.. 한마디..

그 한마디에 ..........어머니의 마음은 어떠셨을까?.. 그 짧은 한마디가..더 가슴을 더 아프게 했다..

 

 

그렇게 아버지 처럼 사라질지도 모르는 엄마를 찍기 시작한..딸..

처음 사진을 찍을땐 손사레 치시던 엄마..

"늙은이를 찍어 뭣하냐"


나도 부모님이 맞벌이라 할머니에 대한 사랑이 각별했기에 조금 크기 시작하면서 할머니의 사진을 많이 찍기 시작했다.

사춘기때는 할머니가 학교에 오시는 것도 나랑 같이 어딜 가는것도 부끄럽고 싫었던 적이 있는데

그게 그 잠깐의 사춘기가 지나고서는 그런 할머니의 모습도 귀여워 보이고, 그냥 그 모습, 지금 웃고 계신 모습을 간직하고 싶었다.

할머니를 웃기게 해서 동생들과 사진을 찍기도 하고 독사진을 찍기도 하고.. 지금의 말로 도촬을 하기도 했다.

그럴때마다 뒤늦게 찍은걸 아신 할머니는 말씀하셨다.

귀신같이 늙은이 사진을 뭣하러 찍느냐고..

그럴때면 나는 어김없이 왜~ 할매가 얼마나 이쁜데 하고 이야기 했던게 생각이 났다.

이 책의 엄마도 그러하셨듯이 자신의 늙어 버린 모습을 사진으로 남기기 쑥스럽고.. 부끄러우셨을 거라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점차 카메라가 불편하지 않게 된 엄마..

그렇게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여주셨다.

나도 그래서 되도록 동영상을 찍었는지도 모르겠다.. 그 자연스러운모습을 담고 싶어서 말이다..

나중에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종종 동생들과 동영상을 볼때마다.. 할머니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며..마음이 훈훈하기도하고..

그립기도 하고..그리고 그런 할머니를 다시는 볼 수 없음에 슬펐다..

 

섬에서 나와서 결혼해 아이들 키우며 사시다 또 다시 아무도 찾아오지 않을 섬에 갇힌 엄마..

나이가 들면 자식들 다 시집,장가 보내시고 혼자서 지내시는 부모님들이 많이 계신다.

그런데 작가는 그런 부모들이 섬에 갇혔다고 표현했다.

어쩌면 정말..딱 맞는 말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나는 더 가슴이 뭉클했다..

자식들도 자신들의 가족들을 챙기느라..찾아오기도 쉽지않고..

자식이 찾아오지 않으면 아무도 찾아오지 않을 섬... 그게 노년의 삶인가 싶어 더 속상한 마음이 들었다.

나의 엄마, 아빠는 그러지 않을 거라 생각하지만.. 나도 나이가 들고 아이들은 공부한다고 바쁘고 나는 그 뒷바라지로 일을하고

그러다보면 정말..나의 가족들을 챙기다보면..그렇게 되지 않으리란 법도 없고.. 그럴때 부모님들은 섬에 갇혀계시는 느낌이 겠다 생각하니.. 너무 가슴이 아팠다.

엄마의 입장에서 생각해본적 없는 상황이었는데 이 글을 읽고 다시 한번 엄마, 부모님의 입장에 서서 생각해보게 되었다..

 

 

 

나도 장녀라서 엄마가 하는 하소연을 많이 들었다.. 어린나이때 부터 그 하소연들을 들으며 가족문제에 더 개입하다보니

내가 하지 않아도 될 걱정까지 하기도 하고.. 지금도 걱정이 많은 편으로 자랐다. 이 글을 보니 그게 엄마도 어쩔수 없었구나 싶기도하고..

이해하면서도 화가날때가 많았는데.. 그것또한 내가 엄마를 사랑하고 그 상황을 해결해주지 못해 미안함마음이 아니었을까 싶었다.

정말 이건 맏이, 장녀들만이 공감하는 글이 아닐까 싶었다..

나는 정말 나의 이야기 인 줄 알고...눈물이 터졌다.. 나도 엄마의 비참함과 무지함에 화가났던 적도 많았고, 애잔함에 속상해한적도 많았기때문이다..

 

책 마지막엔 엄마의 예전 곱디 고왔던 젊은 시절 사진이 나왔다. 이 사진을 보니 여러 생각이 들었다.

우리 엄마도 우리를 낳기 전엔 정말 꽃같이 아름다운소녀, 처녀 였는데..

지금은 세월을 그대로 품고 계신 중년의 여인이 되셨으니... 그 세월이 참..야속하기도 했다.

 

책을 읽고나서 지방에도 전시회를 했다면 한번쯤 보고싶단 생각을 했다.

글이 있어서 그 사진의 의미가 더 고스란히 전달되는 부분도 있었지만 윗 사진처럼.. 저렇게 짤려버린 사진은

보는 이로 하여금 좀 불편하게 했다.

왜 편집하시는 분들이 책을 펼치면 사진양쪽이 잘 맞지 않는걸 아실텐데 구지 저렇게 큰사진을 반으로 나누듯..

하셨어야했는지..너무 아쉬웠다. 그냥 사진을 작게하거나 가로로 해서 한페이지에 담았으면 좋았을텐데 말이다.

저 사진만 봐도..저 사진이 주는 의미를 느낄 틈이 없다. 사진이 겹쳐져 잘 보여지지 않아.. 좀 이질감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그나마 페이지에 맞게 들어간 사진들은 그 감성을 느끼고 나혼자 생각하기에 충분했다..

 

엄마와 나를 한번 더 생각해보게 했던 시간..

"엄마 사라지지마"

아직도 내겐 와 닿지 않고.. 와 닿고 싶지도 않은..말이지만..

내게도 정말 엄마는 제발..사라지지 말았으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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