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 대째 내려온 불씨 - 조마조마한 금기 이야기 굽이구비 옛이야기 8
오진원 엮음, 홍선주 그림, 최원오 감수 / 해와나무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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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기에 관한 재미난 이야기 - 삼대째 내려온 불씨

금기라하면 무언가 하지말라는건데 무언가를 꼭 지켜라 이런건데, 옛날 이야기를 들어보면 하지말라는 일을 꼭 하는 이가 있고, 그런 이들은 그 대가를 치룬다.

아이들 역시도 엄마가 뭔가를 하지말라하면 더 하고 싶고, 고개만 다시 돌려도 몰래 그걸 하고 있다.

이렇듯 예전부터도 더 하고싶게 만드는 묘한 "금기"

이번에 읽게 된 책은 그런 금기에 관한 책이었다.

금기를 깨었을때 어떻게 될까? 나의 생각은 금기를 깨었기 때문에 벌을 받거나

안좋은일을 겪었을것 같은데, 책에 나오는 이야기들은 어떻게 전개 되는지 ​무척 궁금했다.

 

 

이 책은 양장본이 아니라 그냥 좀 두꺼운 페이퍼북이었다. 글밥도 좀 있어서 7세나  초등학교 저학년아이들부터 재미있게 볼수 있을것 같았다.

 

삼대째 내려온 불씨, 하나의 이야기만 있는것이 아니라.

여러가지 전해내려오는 금기에 관한 이야기들이 많았다.

여러가지 이야기들 중에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소가 된 게으름뱅이' 이야기도 있었다.

 

 

삼대째 내려온 불씨

어느 집안에 삼대째 내려오는 불씨가 있는데 이걸 살리기 위해 며느리는 잠도 못자고 불씨옆에서

밤을 지샜다. 처음에는 밤새 잠도 안자고 불씨를 지켰는데.. 며느리도 사람인지라

시간이 지날수록 잠이왔고.. 그렇게 깜빡 잠이든 사이에 화로의 불이 꺼져버린것이다.

며느리는 놀랐지만  불씨를 꺼트리면​ 집안이 망한다는 이야기도 생각나고 좌불안석이었다.

그렇게 다시 불씨을 살려 이번에는 절대로 잠들지 않겠노라 다짐을 했는데, 또 잠이든것이다.​

시부모님 몰래, 신랑 몰래 숨기면서 ​불씨를 살렸다. 그리고는 정신을 바짝 차리고 화롯불을을 지키고 있었다. 그런데 여우란놈이 꼬리에다가 물을 적셔 가지고 들어와서 화로주위를 돌더니 꼬리로 화롯 불을 톡톡톡쳐서 불을 끄고 나갔다. 며느리는 여우를 쫓아 나섰다. 쫓다보니 뒷산 서낭당(마을을 지키는 신을 모신 집)꼭대기쪽으로 가더니 이내 사라져 버렸다. 며느리는 서낭당을 날이 새도록 돌았지만 여우는 없고 여우가 사라진 자리에 작은 구멍이 있었다. 그 구멍에 표시를 하고 집으로 돌아온 며느리는 지금까지 있었던 일을 이야기하고 시부모와 남편과 함께 표시를 한 곳으로가서 그곳을 파보았다. 그랬더니 그 구멍에서 엄청나게 큰 금덩이가 나왔다.

​삼대째 불을 안꺼뜨린 공이 며느리가 복있는 사람이라 며느리한테서 딱 복으로 닿은 것이다,

금기를 깨트려 분명 무슨일이 일어날것 같았다. 아들은 여우꼬리가 나올때부터 심상찮아했고

나 또한 약간 전설의 고향을 보는듯 긴장을 하며 뒷장을 넘겼다. 그런데 여기에서 나오는 여우는

구미호나 요물이 아닌 신격화된 여우였다. 그 여우는 며느리에게 복을 주려고 나타난것이었다.

근데 아들은 마지막 까지도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다 읽고 나서도 무섭다고했다.

큰 금덩이를 주어 아주 해피엔딩인데 그 분위기가 좀 무서웠나 보다.

여우라는 동물이 항시 이야기 속에서 나쁜역을 많이한탓인가?

마지막에 며느리가 복이 있는 사람이라 며느리한테서 딱 복으로 닿았다는 구절이 참 맘에 든다.

불임으로 맘고생하는 사람들이 마지막으로 입양을 선택할때가 많다. 내 주위에도 그렇고.

그런데 그렇게 입양해서 아이를 키우다보면 몇천만원 들여가며 불임시술을 할때는 소식도 없던

임신소식이 들릴때가 있다. 그렇게 불임으로 입양해서 첫째를 키우시는 분들에게는 종종 있는 일이라고 한다. 그 분들 말씀이 그 입양한 첫째가 복덩이라서 그 복으로 우리가 우리 핏줄을 가질수 있었다고 하면서 그 첫째를 더 정성으로 키우신다고 했다.. 삼대째 내려온 불씨를 읽으니 그 이야기가 생각이났다.

눈에 보이진 않지만 우리의 정성은 언젠가 하늘에 닿기 마련인것 같다.




 

 

 

 

산신을 위해서 복받은 과부

여러 이야기를 읽은 것 중에서 가장 인상에 남은 이야기가 바로 "산신을 위해서 복 받은 과부"

다소 엉뚱하고 웃긴 이야기라 아이들도 흥미롭게 들어 주었다.

책에 나오는 구절 그대로 인용하자만 옛날에 아주 똥꾸멍이 찢어지게 가난한 여자가 살았다.

이부분 부터 아이들은 빵 터져서 실실 웃어가며 이야기를 들었다.

가난한 여자는 얼마나 가난한지 거적때기 하나를 못 깔고 못 먹고 못 입었다.

그러니 오줌이 마려도 추워서 바깥으로 나갈 힘이 없어서 샛문을 열고 부뚜막위에 오줌을 줄줄줄 누곤했다. 하지만 그렇게 오줌을 누면서도 항상 " 아이고 추워, 방에서 자도 이렇게 추운데 산신님은 얼마나 추우실고" 라는 혼잣말을 늘어놓았다.

부엌을 지키는 조왕신은 지린내가 나서 아주 죽을 지경이였다.그래서 산신님께 쫓아가 우리집 그 여자 좀 잡아다 잡수쇼 하고 부탁했다. 어느날 산신님은 그 여자를 잡으러 왔다.

산신님인 호랑이가 보고 있자니 샛문을 열고 오줌을 줄줄줄 누며 "아이고 추워라 아이고 추워, 이렇게 추운데 산신님은 얼마나 추우실고"하고 혼잣말을 하는것이다.

산신님은 그 모습을 보고 산짐승을 잡아다 주었다. 이제 여자는 굶지 않게 되었고 그 힘으로 나무를 해다가 불을 때고 지냈다. 옷도 잘 해 입고, 깨끗이 빨아 입고, 청소도 깨끗이 하고, 부엌도 깨끗이했다.

여자는 산신님이 먹고 살 것을 도와준 덕에 잘 살게 되었다.

읽으면서도 아이들은 너무 재미있어했고, 다 큰 어른이 부엌에 오줌을 쌌다니 신기해했다.

다른책에서 조왕신에 대해서 봤기때문에 조왕신은 부엌을 깨끗하게 한 사람에게 복을 준다고 알고 있었다.

그래서 조왕신에게 벌을 받을 거라고 생각한 아이들의 생각과는 반대로 산신님은 여자를 도와주었다.

왜 도와줬을까? 하니 잘 모르겠다고 했다.

나는 너무 확 와닿았는데 아직 어려서 그런가 바로 눈치채지 못하고 약간 설명을 해주니 알아 들었다. 말한마디로 다른사람의 마음을 움직일수있다는걸..

여자는 비록 조왕신을 화나게 했지만 자신도 못한 처지에 놓여있으면서 더 못한 처지에 계실 산신님을 걱정하는 마음덕분에 산신님 도움을 받게 된것이었다.​

아이들에게 힘들때도 나보다 더 어려운 사람들을 생각하며 바르게 살다보면 어려운 일이 있더라도 복​이 찾아올꺼라 이야기 해주었다.

요즘은 금수저다 뭐다 해서 복이라는게 있는 사람에게만 더 오는것처럼 여겨지고 있다.

애초에 없는 사람들은 복을 받을 수도 없는 사회 구조가 변하고있다... 개천에서 용나온다는 말이 예전말이 된것처럼..

하지만 분명.. 착하게 살면 손해도 많이보고 착하게 산다고 복이와 내 형편이 나아지는것은 아니다.

그런것을 떠나서 착한 마음 바른 마음을 가지고 살아야만 하는게 이 세상이다.

아이들이 요즘 너무 경쟁시대에서 결과물에만 집착하고 이기려고만 하는데 사회가 너무 심하게 그것들을 요구하고 있는것이 문제인 것 같다.

아이들이 주위를 둘러볼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생기도록 아이들이 좀 살기 좋은 사회가 되었으면 한다.

그래서 옛날 이야기 처럼 바르게 살면 복이 온다는걸..마음 가득 느낄수 있도록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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