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통에 풍덩 이야기 별사탕 5
원유순 글, 김동영 그림 / 키다리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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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에 아이가 잠자리에 누워서 막 울기 시작했다. 내일 유치원에 가지 않으면 안되느냐고

왜 그렇게 우는지 알수가 없었다. 왜인지 물어도 이야기를 해주지 않았기에..

그런데 이야기를 들어보니 선생님께서 본인이 실수로 한일에 대해서 혼을 내셨는데 다음날 선생님 얼굴을 보기가 무서웠다는거였다.

무서웠어? 괜찮아.. 선생님이 넌 실수로 한 일인데..그 결과만 보고 혼을 내신거 같은데 괜찮다고 친구에게 사과했으면 되었다고 했는데도

막무가내로 울었다.. 아이는 왜 그토록 울었을까? 선생님이 왜 그렇게 무서웠을까..

아이들은 선생님에 대한 동경과 또 선생님의 단호함에 선생님을 어려워하기도 한다. 하지만 선생님들께서 아무 이유없이 야단 치시진 않을테고, 또한 그 자리가 지나면 선생님은 그일을 마음에 두시지도 않는다.

혼난 아이도 잘못했다고 하고 개의치 않는 아이도 있고, 우리 아들 처럼 마음에 두는 아이도 있다.

나는 전자였는데.. 우리아들은..후자인것 같다..

이 문제로 고민을 하던 차에.. 이 책을 만나게 되었다.

처음에는 단순히 나의 옛날 어린시절, 그리고 옛날에 화장실 그런 여러가지 옛 향수를 불러일으키길래.. 골랐는데..

이책을 읽고나니..또 다른 무언가를 느꼈다..

그것은 사랑.. 선생님의 사랑.. 은사님의 사랑....

예전에는 막 맞고 자라도 훌륭한 사람이 되어서 은사님을 찾으며 그때 사람만들어 주셔서 감사합니다..하는 일화들이 많았다.

그런데 요즘에는 안정적이다라는 이유로 선생님을 택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단순 직업으로만 생각하고 인성도 제대로 되지 못한 어른들이

선생자리에 있으면서 아이들의 마음에 상처를 주고 부당한 차별이나 폭력등을 행사하는것을 종종 볼수있다.

그런데 예전에는..정말 아이들이 잘 자라라고 애쓰는 선생님들이  정말 많았다.

나 또한 12년 동안 선생님께 차별이란것을 받아 본적이 없었다. 우리 엄마는 학교에 얼굴 비칠 시간이 없어서 졸업식때나 내가 아파서 조퇴를 해야할때나 학교에 갈까 말까였다. 촌지는 당연히 없었고.. 그래도 나는 학교에서 자존감상실? 이런걸 느껴본적이 없었다.

지금 돌이켜 보면 나는 무난하게 잘 생활했고 날 믿어주시는 선생님들에게 보답하고자 더 열심히 할때도 있었고. 잘못해서 받는 벌은.. 나의 잘못을 뉘우치는 기회가 되기도 했다.

그런데 요즘은 초등학교때 부터..차별이 심하다. 대놓고 촌지를 바라는 선생들.. 그리고 그렇지 못한 아이들은.. 참여 기회를 잃기도 했다.

바른 식습관 교육이란 이유로 남기지 말고 먹어야 한다고 몸에 받지않아 토했던것 조차도 먹으라고 하는 선생 같지도 않은 선생들이 판을 치는게 지금 대한민국 교육의 현실이다...

이런 현실속에서 제대로된 스승을 만나는게 더 드문 일이 되었다.

몇년씩이나 십대제자를 성폭행하고는..사랑이라고 하는 선생이 있질 않나..후~ 다 나열한들..입만 아프다..

그런 현실속에서.."똥통에 풍덩" 이란 책은.. 옛 향수와 더불어 예전에 그 선생님들의 사랑을 느낄 수 있는 책이었다.

 

 

 

 

 

 

진수네 반은 다음날 환경미화심사가 있어서 대청소를 하였다.

남자아이들은 청소를 하면서 왁스가 칠해져 미끌미끌한 바닥에 미끄럼도 타고 썰매도 타고

장난을 하며 놀았고. 선생님이 오시자 여자아이들은 남자아이들이 청소는 하지 않고 놀았다고 일렀다.

선생님은 널부러진 걸레를 보고 남자아이들에게만 화장실 청소를 시키셨다.

남자아이들은 똥냄새가 진동하는 화장실 청소를 하러가며 궁시렁 거렸고, 자기들을 일러바친 여자아이들에게 복수를 하려했다.

나뭇가지에 똥을 묻혀 여자아이들이 오기만을 기다렸는데

아뿔싸 타이밍을 잘못맞춰 김은실선생님께 장난을 처버렸다.

선생님은 블라우스에 똥도 묻고 너무 놀라서 넘어지셨고,

진수는 자기가 장난을 친게 선생님이라 더 놀라 뛰쳐나오려다 운동화를 화장실 똥통에 빠트려버렸다.

장난을 쳤던 진수가 울어버렸다. 운동화를 빠트려 엄마한테 종아리를 맞을텐데 거기다 선생님에게 장난까치 쳤으니 종아리가 남아나지 않겠다는 생각에 진수는 울음을 터트렸다.

그 울음소리를 듣고 담임 선생님이 오셨고, 자초지종을 들으신 담임 선생님은 진수의 운동화를 꺼내주셨다.

그리고 김은실 선생님은 더러워진 진수 운동화를 깨끗하게 빨아주셨다.

그 모습을 보고 진수는 진심으로 선생님께 죄송하다고 말씀드렸다.

진수는 새것같은 운동화에 기분이 날아갈것같았다.

 

장난꾸러기 아이들의 모습, 장난친건 본인이면서..이제 앞으로 혼날일이 걱정되어 울음을 터트린 모습..

너무 생동감 있는 그림들이라서 책에 빠져들었다. 꼭 우리 아이들 같아서~

 

 

 

 

이책의 그림은 나의 어린시절 학교를 떠올리기에 충분하리만치 똑같이 그려냈다.

반질반질 왁스를 발라가며 청소를 하던 그 때가 떠올랐다. 책뒤에 나오는 왁스와 걸레.. 이걸 보며 아이에게 엄마도 저 분홍색 왁스를 썼었어..저걸 나뭇바닥에 뿌리고 걸레질을 하면 바닥이 반짝반짝해졌단다 하면서 나의 어린시절이야기도 해주었다.

 

책을 읽으면서 똥통에 운동화가 빠진 장면에서 담임선생님이 어떻게 하실까? 하고 내가 물었다.

아이는 혼내실것 같아요 라고 했다. 이부분에서 아이가 선생님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 수 있어 씁쓸했다..

하지만 책에서 나온 선생님은 아이의 생각과 달랐다. 선생님은 "녀석들 하고는" 이란 한마디를 하시고는 운동화를 건져주셨다.

그리고 블라우스에 똥이 묻고 놀라서 넘어졌던 김은실 선생님은 친절히 그 운동화를 빨아주셨다.

나는 유치원에 선생님이 무서워 가기 싫다고 했던 어린아들에게..이야기 해줬다.

이 선생님들을 보니 마음이 어때?

아이는 따뜻해요 라고 했다

 

그래 선생님은..너희에게 가르칠려고 어쩔땐 어쩔수 없이 화를 내시는거야.

그렇다고 너희를 사랑하지 않으시는게 아니고.. 그리고 너희들이 용서를 구하거나 잘못을 반성하면

또 다시 웃으시잖아..다 너희를 사랑하기 때문이야..

너의 선생님도 아마 이런 마음이실꺼야.. 라고 했다.

 

그러니 어느새 아이의 입가에 미소가 띄워졌다.

계속해서 걱정했는데.. 자신을 미워하시지 않을 거란 생각에 기분이 좋아진것 같았다.

 

요즘은 진정한 선생님을 찾기가 더 어려운 시대가 왔다..

아이들은 집에서 부모들이 키워놓은 자존감을 .. 잘못된 선생님들때문에 묵살당하기도 한다..

약자의 위치에만 놓여있는 아이들은 그걸 온전히 그 작은 몸으로 감당해낼 수 밖에 없다..

 

책을 읽으며 예전처럼 아이들을 사랑하고 정말 선생님의 본분을 다하시는 선생님들이 많이 계셨으면 했다..

나에겐 어린시절 추억을 되돌아보는 시간이었고

아이들에게는 엄마의 어린시절도 엿보고, 선생님들에 대한 따스함도 느낄수 있는 시간이 된것같았다.

나의 아이들도 앞으로 좋은 스승을 만나 즐거운 학교생활을 보내기를 간절히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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