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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라임오렌지나무
J.M. 바스콘셀로스 원작, 이희재 만화 / 양철북 / 2019년 11월
평점 :

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
양철북
몇십년만에 읽어보는 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
지금까지도 번역 출간 되어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 작품이죠
주제 마우루 지 바스콘셀로스, 그는 1920년 리오데자네이로의 방구시에서 포르투갈계 아버지와
인디언계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어요
권투선수, 바나나 농장 인부 같은 다양한 직업을 거치며 불우한 엔 시절을 보냈지만
그 과정이 작가기 되기 위한 밑거름이 되었지요
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는 작가가 20여년간 품고있던 실제 어린시절이 담겨있었는데
이 작품을 12일만에 써냈다고 하네요
제가 어릴때 이 책을 읽을때는 이런 배경지식도 없이 필독서라고 해서 그냥 읽었던것 같아요
그래서 이 이야기를 제대로 즐길 수가 없었던것 같아요
그런데 이번에 만화로 된 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를 아이들과 읽는데
그때는 느낄 수 없었던 무언가를 느끼게 되었어요
첫째는 이 책을 읽고 제제의 아빠와 잔디라 누나가 악마라고 했어요
그리고 중간에 읽기 힘들어했어요
제제가 맞을때 너무 가슴이 아프다고 하더라고요
글로만된 책을 읽어줬더라도 그러한 장면은 아이에게 충격일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요즘엔 아동학대, 가정폭력에 대해서 아이들에게도 교육을 하고 있기 때문이죠
제제는 그저 다섯살 아니 여섯살 밖에 되지 않은 작고 똑똑하고 장난끼가 많은 아이였을 뿐이였어요
그런데 모두들 제제를 악마같은 아이라고 표현했죠
첫째는 오히려 제제말고 다 악마같고 했어요
제제의 가족들도, 동네사람들도 제제를 너무 함부로 대한다고 하더라고요
진짜 나쁜어른들이라고 117에 신고해야된다고 했어요
제가 어렸을때 나의 라임 오렌지나무를 읽었을때는 그런 생각을 못했어요
왜냐하면 맞고 크는게 당연했고 저 역시 많이 맞았고 나이가 많고 첫째라는 이유로 가장 많이 혼이 났죠
그래서 그당시에는 제제에게 동변상련을 느꼈지 너무 안타깝다거나 그렇게 가슴이 아프지 않았어요
그런데 제가 아이를 낳고 키우며 나의 라임 오렌지나무의 제제를 다시 만나니
눈물이 하염없이 흘렀어요
너무 가슴아파서 눈물이 멈추질 않더라고요
왜 다들 그렇게 제제에게만 엄격했나 싶었어요
제제가 첫 풍선을 만들었을때 그걸 무참히 밟아버린 잔디라 누나는 잔인하다고 밖에 표현할 수 없었어요
물론 생활고 때문에 다들 예민하고 지쳐있고 힘이 들어서 그랬던것 같아요
그래도 그건 여섯살인 제제에게는 너무 가혹했어요
엄마와 글로리아 누나가 없었더라면 제제는 그 집에 있는것이 너무나 고통이였을거예요
그리고 제제의 인생을 바꾸게 해준건 털보아저씨였죠..
아이들을 키우면서 많은 육아서적을 읽었는데 그때마다 아이에게는 단 한명이라도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면 바뀔 수 있다고 했어요
제제에게 그런 존재가 바로 털보아저씨였어요
제제는 털보아저씨를 위해서 더 착하게 살려고 했어요
변하기 시작했죠..
그런데 털보아저씨가 돌아가셨을때 제제의 세상은 모두 무너졌어요
제제의 세상이 무너지는것을 그림으로 만나니 더 가슴이 아팠어요
아이도 그 장면이 가장 슬펐다고 했어요
제제가 혹시라도 털보아저씨를 따라 죽을까봐 조마조마했다고 하더라고요
그동안의 삶이 너무나도 고단하고 가혹했던 제제였어요
그런데 크리스마스 선물같았던 털보아저씨가 돌아가셨을때의 심정은
우리가 상상도 하지 못할 절망이였을것 같아요
만화로 된 나의 라임 오렌지나무 책을 읽으니 그 슬픔과 절망이 더 잘 전해지는것 같았어요
아이도 책을 읽고나서 너무 슬프다고 했어요
왜 이 책이 수많은 독자들의 복간을 요청했는지 알것 같았어요
풍부한 표정과 생생한 장면들이 더 깊은 감동을 느끼게 해주었어요
저는 이 책을 읽고 다시 소설 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를 읽어보고 싶었어요
그리고 아이들에게도 추천해주고 싶었고요
진짜 너무 좋은 책이였어요
초등고학년에 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를 읽기전에 읽어보면 좋을것 같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