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서점을 검색하면서, 가끔 책방을 들르면서 이건 꼭 사서 읽어야지, 하면서 찍은 놓은 책이 수두룩빽빽하다. 돈이 있으면 시간이 없고, 시간이 있으면 돈이 없는 아이러니컬한 인생의 시소에서 나는 지금 전자에 속하는 시간대에 들어가 있다. 또 시간이 지나면 후자에 속하겠지. 그때를 위해 부지런히 모아둔다. 찍힌 책들!
지뢰 제거하고 나면 또 다른 지뢰를 찾아 나서야 하는 고달픈 마감 기간. 그나마 여유를 찾을 틈새는 원고를 다 넘긴 상태에서 아직 디자이너가 교정지를 넘겨 주지 않을 때이다. 주로 술술 넘어가는 소설들, 발랄한 에세이들이 딱, 좋은 타임킬러이다. 요즘은 생기발랄한 젊은 작가들의 소설이 자주 손에 잡힌다. 가끔 뭘 이리 잘난 체하나, 싶기도 하지만.
그림책은 어린아이들만 보는 거라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그것도 아직 글을 깨우치지 못한 유아들이. 그러나 많은 초등교사들을 만나며 그것이 얼마나 편협하고 잘못된 생각인지 알게 되었다. 그림책은 아이들뿐만이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많은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리고 어른인 우리는, 그 그림책이 던져 주는 이야기를 이해하고 소화해 낼 만큼 그리 성숙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