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와 아이 사이 우리 사이 시리즈 1
하임 기너트 외 지음, 신홍민 옮김 / 양철북 / 200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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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임 G 기너트의 '부모와 아이사이'를 읽었습니다. 아이가 자라면서 육아에 관심이 가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아기가 아직 와이프 뱃속에 있지만, 태어날 아기에 대한 관심과 더불어 어떻게 키워야 하나 조금씩 신경이 쓰입니다. 그런 이유로 일전에 서형숙씨의 '엄마 자격증이 필요해요'를 탐독했습니다.
2008/12/03 - [독서 흔적] - 엄마 자격증이 필요해요

이 책은 육아관련 글들을 통해 알게되었습니다. 바이블이라고 불리울 정도로 인기가 많아 한번 읽어보자 맘 먹고 펼쳤습니다. 고백컨데 전 힘들게 읽었습니다. 건조한 문체 뿐 아니라, 저자가 든 예들이 거부감을 많이 불러 일으켰습니다. 실제 예라고는 하나 너무나 환상적인 아이의 태도변화에 의구심이 일었다는게 좀더 솔직한 표현 입니다.

제 머리를 탓해야 할지 책을 탓해야할지 헤갈립니다. 일단 저자의 글들을 제대로 파악못한 저 자신에게 책임의 대부분이 있을 겁니다. 서형숙씨의 책이 말랑말랑한 육아서적이라면, 이 책은 바이블 답게 아주 딱딱합니다. 건조한 문체에 나열형 서술이 대부분입니다. 그렇기에 몰입하기 쉽지 않았습니다.

개인적으론 책 내용보다는 서문과 목록에서 임팩트를 받았습니다. 다음에 다시한번 봐야한다면 서문과 목록만 볼 생각입니다. 대부분의 핵심이 목록에 다 나와 있습니다. 많은 육아 서적을 읽지는 않았지만, 읽다보면 하나의 생각으로 결론지어집니다.

"부모가 되지말고, 부모로서 인간이 되시오"

서문에 떡하니 자리잡은 저자의 문구입니다. 제 생각을 적은 듯합니다. 부모 이전에 참다운 인간이 먼저 입니다. 알량한 육아 지식만으로 애들을 제대로 키울 순 없습니다. 앎 이전의 생활에서 베어나오는 부모의 행동이 우선입니다. 남을 배려할 줄 모르는 부모가 아이의 감정을 이해하기는 확률적으로 상당히 낮습니다. 잘키우기 위해 육아 지식을 활용하더라도 한두번입니다. 부모의 생활에 아이는 결국 동화됩니다. 그렇다고 앎자체가 소용없다는 말은 아닙니다. 앎은 부수적인 것입니다.

책 중간 중간 여러 말들이 많습니다. 요약해서 이럴경우에 이렇게 저럴 경우엔 저렇게 이야기 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구체적인 상황을 예단할 수 없기에 전반적인 육아의 목표만 있으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정리보다는 책에서 맘에 와닿는 문장들을 간단히 나열하는 것으로 마무리 하겠습니다.

  • 아이의 감정적인 말들에 공감이 먼저다. 일단은 공감하고, 아이의 마음을 누그러뜨린 후에 대안을 제시하거나, 제재를 가해야한다.
  • 판결을 내리고, 가치를 평가하는 칭찬을 하지 않는다. 성격과 인격에 대해서 칭찬하지 말고, 아이의 노력과, 노력을 통해 성취한 것에 대해 칭찬한다.
  • 아이의 인격이나 성격을 비판하지 않는다면 분노의 감정을 표현해도 괜찮다.
  • 보상이란 사전 예고 없이 받을 때, 기대하지 않았는데 받게 될때, 행동을 인정하고 그에 대한 칭찬의 대가로 받을 때 가장 유익하며 즐겁다.
  • 이미 내용을 알고 있으면서, 아이에게 질문을 던지는 것은 좋은 방법이 아니다.
  • 아이가 거짓말을 하더라도 신경질을 부리거나 융통성없이 굴어서는 안된다. 사실에 근거하여 현실적으로 대처해야한다. 우리가 바라는 것은, 거짓말을 할 필요가 없다는 사실을 아이들이 깨우치는 것이다.
  • 아이들이 문제를 내놓으면, 부모들이 해결책을 찾아준다. 아이들이 성숙하려면, 문제를 자기 힘으로 해결하는 기회를 가져야한다.
  • 공평한 사랑보다는 특별한 사랑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사랑의 질이 중요하다.
  • 말은 아이의 정신 세계에 영향을 미친다.
  • 지혜의 출발점은 아이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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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섬에 내가 있었네 (양장) - 故 김영갑 선생 2주기 추모 특별 애장판
김영갑 지음 / 휴먼앤북스(Human&Books)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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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갑 선생의 '그 섬에 내가 있었네'를 읽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사진에 관심이 많습니다. 처음 회사형님이 형수님 찍은 사진을 보고 가슴뛰는 경험을 한 이후로 사진에 줄곧 관심을 가졌습니다. 근 6년이 되어갑니다. 그간 나름의 사진 생활을 해왔고, 와이프와 가족들을 찍으며 사진의 재미에 빠져있었습니다.

그런 생활이 지속되면서 찍는 과정 자체가 일상이 되버렸습니다. 일상적인 일에는 늘 권태가 따라 오게 되어있구요. 저 역시나 슬슬 제 사진의 객관적 부족함에 조금씩 불만이 생겼습니다. 나름의 돌파구를 찾고자 시도해 봤지만 흐지부지 되어버렸습니다. 이런 개인적인 상황하에서 이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일상의 행복, 파랑새를 품에 안고도 파랑새를 찾아 세상을 떠돌다. 지금 내가 서 있는 이 곳이 낙원이요, 내가 숨쉬고 있는 현재가 이어도다."

머리를 망치로 맞은 듯한 충격을 받았습니다. 김영갑 선생은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내가 원하는 사진만을 찍으며 생활하는 그 자체로 만족한다. 사진작가로 예술가로 인정받아야 할 이유도 없어졌다. 찍고 싶은 사진만을 찍으며 살아가는 사진장이로 만족하면 그만이다."

자족의 의미를 크게 깨우친 순간이었습니다. 내 사진에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면서 부터 스스로의 굴레를 만들어 버렸습니다. 자족과 더불어 스스로에 대한 자책 또한 조금 했습니다. 어찌보면 자족과는 상반된 견해일지 모르나, 자족의 바탕에는 결연한 의지와 꾸준한 노력이 그 밑을 받쳐야합니다. 시인은 단어 하나로 몇 달을 아파하고, 화가는 선 하나로 몇 년을 아파하는데도 사진가는 셔터 한번 누르기 위해 며칠 기다리다 이내 운이 나쁘다고 투덜거린다는 말에 스스로를 책했습니다. 상상력이 빈약한 사진가, 같은 곳을 가도 육감을 동원해야합니다. 만져보고 느껴보고 들어보고 맡아보고 쳐다보고 난 후 사진을 담아야합니다. 큰 노력없이 스치듯 찍어낸 이미지가 가치없다 이야기 하는 것은 아닙니다. 오감을 동원에 작가의 열정을 사진에 담아라 이야기 합니다.
그리고 항상 가지고 다니는 저의 화두 '내가 사진을 찍는 이유는 무엇일까?' 전 쉽게 답을 내리진 못하겠습니다. 몇가지 이유가 있으니, 굳이 하나만 뽑으라 말하면 입을 다물 수 밖에 없습니다. 저자의 말을 다시 한번 인용합니다.

"지금 여기에서 이 물음에 답을 얻지 못한다면 어디를 가나 방황하고 절망하기는 마찬가지이다. 피하기 보다는 정면으로 돌파해야한다. 그것이 어떤 것이든 분명 끝은 있을 것이다."

이유가 무엇이 되든 분명 스스로의 답을 내릴 것이며, 그 답을 위해서 일상의 스냅이든, 풍경이든, 인물이든 찍어 낼겁니다. 감동을 주는 사진을 찍어야 한다는 욕심마저 털어 버리고 사진 찍기 그 자체를 즐기고 싶습니다. 그렇게 절로 흥이 나서 몰입하다 보면 불현듯 원하던 순간을 맞이 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다만 노력과 자족이 바탕이된 그 순간 이후로 득오의 순간이 가급적 빨리 오기만을 바랄뿐입니다.
제주도를 사랑한 사나이, 제주 중산간에 터를 잡고 오직 사진만 생각한 사나이, 이어도를 품에 안은 사진가, 외로움과 평화를 주제로 제주도를 사진에 담은 사나이, 그러나 하늘의 시기에 서둘러 하늘의 부름을 받은 사진가인 김영갑 선생의 사진과 글에 푸욱 빠진 시간이었습니다. 그의 생각, 그리고 행동으로 옮기는 결연함에 경외심마져 들었습니다. 오가는 전철안에서 책을 읽었으나, 읽는 동안 전 제주의 바람과 바다내음을 한껏 맡았습니다.

그가 본 제주의 모습은 선생 삶의 프리즘을 통한 고결한 풍경입니다. 같은 풍경도 담는 이에 따라 예술이 될 수 있습니다.

사진 어렵게 생각하면 밑도 끝도 없다합니다. 그렇다고 나몰라라 막찍으려는 것은 아닙니다. 스스로의 감옥에서 탈출해 즐기며, 그러나 노력하며 사진 생활을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막장을 덮었습니다. 언젠가 한번 더 이 책을 읽을 날이 분명 올 듯합니다. 그땐 좀 더 여유로웠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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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세에 답하다 - 사마천의 인간 탐구
김영수 지음 / 알마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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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수씨의 '난세에 답하다'를 읽었습니다. 일전에 갈무리한 포스팅에서도 미리 언급했던 책입니다. 사마천사기를 통해 오늘을 되돌아 보고, 미래를 위한 성찰을 요구하는 책입니다. 작년에 소리소문없이 사마천의 사기를 읽었습니다. 아니 읽다가 포기했습니다. 국내 유수의 CEO들이 가장 추천하는 책 1위에 당당히 그 이름이 올라간 사기열전이기에 시도를 했습니다.

그러나 하나의 인물이 하나의 열전에 나와 그 실체를 다 보여주지 않는 구성, 즉 한 인물이 여러 열전에 걸쳐 여러 모습을 보여줍니다. 흩어져 있는 인물의 모습을 조합해 그의 특성을 파악해야하는 노고가 있었습니다. 더군다나 더없이 건조한 문체, 다양한 군상, 역사적 사건들 속에 보옥을 찾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사기 해설서를 펼친 것이 아니라 사마천의 사기 번역본으로 시도한 저이기에 이 과정이 지난했습니다. 정리 되지 않음에 머리가 어지러워 중도 포기 했습니다. 다시 말하면 그 당시엔 단지 겉멋으로 시도했을 뿐입니다. 이해하지 못했기에 받아들이지 못했고, 더불어 공감하지 못했습니다.

이처럼 열매가 떨어져 입으로 들어가길 바라는 마음으론 사기의 진가를 알 수 없습니다. 그렇기에 먼저 해설서로 도전을 했습니다. 사기를 풀어 일관된 주제로 재 조합하고, 인물을 통합적으로 관찰해 해설하는 이 책이 더없이 고맙습니다.

사기는 잘 알다시피 궁형이란 치욕을 당한 사마천의 역사서입니다. 특히나 열전이 사기의 백미입니다. 여러 인간 군상 속에서 처세에 대해 되짚어 보게끔합니다. 인간세상 전반을 아우르는 통찰력을 기르기에 사기만한 것이 없습니다. 군데군데 읽으며, 밑줄 그었습니다. 제가 가진 그릇이 작기에 많은 것을 주워담지는 못했습니다. 저자가 던져준 알맹이만 겨우 따라가는 수준이었습니다. 시간을 두고 익히고 또 익혀야할 이야기들의 연속입니다.

제목이 그렇듯이 중간중간 현 시대에 대한 성찰을 요구합니다. 지금이 난세라 이야기합니다. 그렇기에 사기를 통해 상하의 소통, 세상을 아우르는 리더쉽, 와신상담의 인내력, 많은 부분을 요구합니다. 결국 인간이 바뀌어야 세상이 바뀌는 법이지요. 국운이 기우는 것 또한 리더의 부족함에서 오는 산물입니다. 물론 하나만 가지고 단정 지을 수 없지만, 지금의 모습을 보면 그 또한 큰 축임을 어제, 오늘의 뉴스만으로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총 9부 31강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EBS 기획 시리즈 <김영수의 사기와 21세기>의 32강을 추리고 엮어 이 책을 내놓았습니다. 사진과 더불어 몇몇 주제를 묶어 이야기합니다. 그렇기에 산재한 인물들의 입체적 모습이 잘 정리되어 있습니다. 정치, 경제, 인간사 모든 부분에 대한 성찰을 곳곳에서 만끽할 수 있습니다. 더불어 익숙한 고사성어를 통해 보는 상황이 교묘하게 현실과 맞닿아 있습니다.

난세에 답하다의 결론은 결국 인간입니다. 지인논세 '사람을 알고 세상을 논하다'란 말처럼 부단한 성찰과 자성을 통해 사람을 아는 경지에 이르러야 합니다. 그리고 나서 세상을 논합니다. 마지막 장을 덮으며 저자의 마지막 인용글이 가슴을 후벼팝니다.

'가장 못난 정치가는 백성과 다투는 자다.' <화식열전>

지루하지 않은 시간이었습니다. 힘들게 사기에 바로 도전하는 것보다는 이 책을 통해 좀더 가깝께 가는 것을 추천합니다. 저자에 의해 재정리되었지만, 사기의 힘이 그대로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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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린세스 마법의 주문 - 소중한 나를 위한 약속
아네스 안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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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린세스 마법의 주문 - 소중한 나를 위한 약속'을 읽었습니다. 자기 계발서입니다. 요즘들어 이런 부류의 책은 일절 보지 않고 있습니다. 독서 초기 일련의 계발서들을 많이 읽기도 했고, 대부분 지난한 과정을 생략한 이것, 저것만 하면 된다란 어투가 몹시 거슬리기 시작해서입니다. 그런 제가 이 책을 집어들었습니다. 책장에서 결혼하면서 와이프가 들고 온 책들을 뒤지던 중에 머리식히며 편하게 읽을 만한 책이 없나 살피다 읽기 시작했습니다. 아마 자기계발서란걸 알았으면 안 읽었을겁니다. 제목만 보고 제 아둔한 머리가 유추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러니 하며 읽었습니다. 많고 많은 좋은 말들 중에 저자의 눈에 띈 말들을 선택해 편집한 것이 자기 계발서의 본 모습이라 생각합니다. 너무 시니컬합니다만, 그런 생각은 몇 권의 독서이후 물들게 되었습니다. '달인'이라는 책을 읽고 더 이상의 자기계발서는 없다란 생각을 가졌습니다. 그 책만은 다시한번 읽어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책에서 눈에 띄는게 한가지 있었습니다. 바로 저자입니다. 단지 간추려 편집한다해도, 얼마나 짜임새있게 모았는지, 경륜을 통해 실제 필요한 것들을 추렸는지가 관건입니다. 쓸만한 자기 계발서 입니다. 여타의 쓰레기 같은 계발서의 연장선상에 들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이런 전제 이면에는 저자의 인생 살이에서 우러나온 경험이 밑바탕이 되었기에 이렇게 모을 수 있겠구나란 생각이 있습니다. 그런 경험이 쌓이려면 인생의 후반이 되어야겠지요. 대충 4,50대려니 생각했습니다. 어느정도 인생의 목표에 도달한 사람이겠거니 했습니다. 제 판단의 큰 착오가 있었습니다. 정확한 나이는 모르지만 저보다 어린 것 같습니다. 놀랍습니다. 그렇기에 더더욱 이 책을 읽고 호감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 나이또래에 이런 경험을 가졌다는게 부럽습니다.

여자들을 대상으로한 책입니다. 여자들의 일, 성공, 인생에 대한 멘토가 되는 책입니다. 물론 남여 성을 치환한다해도 어색하지 않습니다. 저 역시나 읽으면서 저에 빚대어 공감가는 부분이 상당히 많았기 때문입니다.

재미있는 시간입니다. 저자에 대해 더이상의 조사는 못해봤지만, 그의 다른 글들도 보고 싶어졌습니다. 마무리 하면서 밑줄 그은 몇 줄을 발췌해봅니다.

하이힐을 평생 벗지 않는다면 자신이 얼마나 빨리 달릴 수 있는지 알 수 없다.
언젠가 찾아 올 기회를 생각하면 한시도 쉴 수가 없었어
목표를 위하여 순간순간을 즐기며 살기위해 노력했다.
일을 대충 끝내는 건 습관이다.

워렌 버핏의 부자가 되는 네가지 비결
1. 당신이 사용하는 신용카드를 즉시 버려라.
2. 직장과 결혼 생활의 시작을 '빚'보다는 '작은 저축'으로 출발하라.
3. 적은 보수를 받더라도 적성에 맞는 직업을 선택하라.
4. 무한한 창의력을 발휘하라. 좋은 아이디어는 현금으로 연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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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농장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5
조지 오웰 지음, 도정일 옮김 / 민음사 / 199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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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오웰의 '동물농장'을 읽었습니다. 개인적으로 민음사의 세계문학전집을 좋아합니다. 두께도 적당하거니와 머리 식히기 위해 이전까지는 읽지 못했던 고전을 짬짬이 읽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에도 역시 민음사의 시리즈 5번째 권인 동물 농장을 펼쳤습니다. 왜 이 책을 선택했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아마도 샀는지가 꽤 된 것 같습니다.

대충의 내용을 모르고 읽게 되면 생각보다 강한 충격을 받습니다. 지레짐작 조차 하지 못하니, 대충 넘겨짚다 정신 바짝차리고 다시 읽게 됩니다. 이 책이 그러했습니다. 구 소련의 정치적 상황을 풍자한 소설입니다. 사회주의자인 저자가 사회주의의 모순을 풍자합니다. 해설 부분에서도 이야기 합니다만, 풍자는 시기적절하지 못하면 그 소설이 미치는 영향이 미미합니다. 그러나 이 책은 풍자와 더불어 독재 일반에 관한 우화이기에 지금 다시 보아도 소설과 현실의 교차에서 오는 힘이 상당합니다.

늘 그러합니다만, 책을 읽다보면 책 속에서의 현실이 지금의 현실에 투영되어 머리를 어지럽히기 다반사입니다. 지금이 독재냐구요? 독재도 아닌데 이런 우화가 힘을 가질까요? 대한민국이 박정희, 전두환을 거쳐 독재 일반의 겉모습을 벗어난 것은 명백합니다. 그러나 지금의 상황은 피상적으로 벗어나 있지, 실제로 책에서 그리는 모습과 다르지 않습니다. 다르다면 우리 스스로가 그 울타리 속으로 다시 들어 간 것입니다. 정치적인 이야기로 블로그를 더럽히고 싶지 않기에 각설하고 다시 책으로 돌아갑니다.

메이너 농장에는 존즈라는 주인이 있습니다. 동물들을 기르며, 농장을 경영하고 있습니다. 그의 모습은 지금의 우리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소젖을 짜 우유을 생산하고, 달걀을 팔고, 돼지를 길러 도축합니다. 일상적인 농장의 모습입니다. 그러나 동물의 입장에서 보면 억울하고도, 잔인한 일입니다. 자식을 기르고 싶은 어미의 마음을 외면하고 돈으로 자식을 팔며, 죽도록 일하면 굶어죽지 않을 만큼 먹이를 줍니다. 그러다 쓸모 없으면 도축의 길을 밟습니다. 인간의 물질적 풍요를 위해 동물의 희생을 일방적으로 강요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동물들이 반기를 듭니다. 존즈를 내쫓고, 동물들만의 농장으로 새롭게 탈바꿈합니다. 되먹지 못한 인간들을 위해서 생을 바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를 위해 일을 합니다. 그 사실 만으로 모든 동물들은 희열에 찹니다. 그러나 동물들 사회에서도 글을 알고, 영리한 돼지들이 서서히 힘을 가지게 됩니다. 엘리트 집단에 의해 사회가 재조직화 됩니다. 현재의 인간 세상도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일부 기득권 세력이 온 나라를 좌지우지 합니다. 그렇게 되면서 스스로를 위한 노동이 점점 기득권을 위한 노동으로 변질되어 갑니다. 결국 인간에서 돼지들의 천국으로 바뀌었습니다. 힘없는 노동 계급은 별반 달라질게 없는 세상입니다.

교묘히 행동강령을 바꾸고, 자신들에 입맛에 맞게 법을 해석하며, 자신들의 행동을 정당화 하기 위해 선전을 일삼습니다. 스탈린 시대를 비꼬고 있지만, 현실과 한치 오차가 없습니다. 실패한 사회주의를 예견합니다만, 짐짓 저자는 인간 세상을 실패를 예견 하는 듯합니다. 역사 속에서 끊임없는 권력 다툼에 기득권이 부단히도 바뀌지만, 피지배 계층의 모습은 달라지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들의 술수에 평화로운 세상이란 풍월을 쉽사리 읊조립니다.

더불어 함께 하는 세상, 결코 오지 않을까 저어하는 마음이 가득합니다. 쉽지 않다는 생각은 확고합니다. 그러나 희망없이는 살고 싶지 않습니다. 언제일지 몰라도 희망의 끈은 놓지 않을 겁니다. 다만 두눈 부릅뜨고 세상을 대해야합니다. 언론에 휘둘려 본질을 놓쳐서는 안됩니다. 그들은 지금도 부른 배 두드리며, 우리의 우매함에 조소를 띄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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