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GUF 매일이 반짝반짝 - 아기와 나, 한 뼘씩 자란 500일
박은희(UGUF) 지음 / 앨리스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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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희씨의 'UGUF 매일이 반짝반짝'을 읽었습니다.

요즘 한두 페이지 넘기기가 힘든 책을 읽고 있습니다. 진도는 안나가고 마음은 촉박합니다. 급할수록 애둘러 가라는 말을 변명삼아 살짝 가벼워 보이는 책을 들었습니다. 첫 아기를 목전에 둔 상황이기에 선뜻 들었습니다.

책 을 다 읽은 이 시점에 한가지 생각이 듭니다. 이 아이는 큰 선물을 받았구나. 책 구석구석에 아이에 대한 애정이 담뿍 묻어 있습니다. 아이의 전부를 기록한 책한권 가진 다는것이 참으로 근사한 일이며, 아이에게 큰 선물이 될 수 있음을 알았습니다. 비록 책으로 엮어 낼 수는 없겠지만, 아이가 커가는 과정을 기록해 둬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책은 아기가 태어나고, 그후 함께한 500일의 기록입니다. 한장한장 따라가다보니 아기가 벌써 500일입니다. 사진과 함께한 책이기에 말랑말랑하니 읽기 쉽습니다. 아이의 탄생과 더불어 육아의 서툴음은 시작됩니다. 서투름 다음에 오는 아이와의 교감에 전율을 느낍니다. 일방적인 사랑에서 서로간의 사랑으로 나아감에 육아의 절정을 경험합니다. 눈빛을 마주치고, 서로를 느끼는 순간이 곧 행복입니다.

저희를 돌아보는 시간이었습니다. 아기에 대한 설레임, 행복함과 더불어 약간의 두려움을 가졌던 시간이었습니다.

육아 과정이 늘 웃음과 행복만이 있을 수는 없습니다. 일상에서 늘 웃고 살 수만 없는 것과 매 한가지겠지요. 그러나 존재, 아기의 존재 자체만으로도 웃을 수 있고, 행복을 느낄 수 있는 개연성은 배가 됩니다. 곧 태어날 저의 애기도 저희에겐 곧 행복의 밀알입니다.

새 생명과 함께할 앞으로의 시간들이 기대됩니다. 두려움을 행복함으로 입막음 해보려합니다. 그리고 앞으로의 시간을 조금씩 새겨 나가야겠습니다. 육아의 소소한 재미와 감동, 두려움을 미리 느끼고 싶으신 분들에게 조심스레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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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 결혼 시키기
앤 패디먼 지음, 정영목 옮김 / 지호 / 200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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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 패디먼의 '서재 결혼시키기'를 읽었습니다.

책을 많이 읽는 편은 아닙니다만, 책을 좋아하는 사람 중의 하나라 생각 하고 있습니다. 이런 부류의 사람치고 책에 관련 된 책을 마다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저역시 읽지 않더라도 책을 모으고, 책에 대한 욕심이 넘치는 사람입니다. 앤 패디먼의 이 책은 책벌레의 유별난 책, 활자 사랑에 대한 벽을 주제로 몇 개의 에세이를 뭉쳐 두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책 관련 책들은 많이 읽어 왔습니다. 독서법에 대한 책들도 꽤 많이 읽었습니다. 그런 이유로 이 책을 든 것은 어떤 정보를 얻기 위함 보다는 저자의 열정을 느끼고 싶었습니다. 지금의 나태함에 살짝 채찍질 하고픈 마음이 앞섰습니다. 결론적으로 그녀의 벽은 예상을 뛰어 넘었습니다. 정민선생의 '미쳐야 미친다'나 이덕무의 '간서치전'을 읽는 감흥에 견주어도 손색이 없었습니다. 다만 그녀의 이야기가 우리와 약간 동떨어지는 것이 조금 아쉬웠습니다.
2007/08/01 - [독서 흔적] - 미쳐야 미친다
2006/12/14 - [독서 흔적] - 책만 보는 바보

일전에 책을 읽고 서평을 쓰는 것에 잠시 이야기 한 적이 있습니다. 서평을 쓰고 시간이 지나 뒤돌아 보면 그 당시의 자신의 모습을 볼 수 있다라고 했습니다. 그것이 서평을 쓰는 주된 이유라고 했습니다. 저자는 저보다 한 걸음 더 나갑니다. 책들이 우리 서가에 쌓이면서 그 한권 한권이 우리 삶의 이야기의 한장을 구성하게 된다고 합니다. 눈이 틔였습니다. 책만으로도 나를 뒤돌아 볼 수 있습니다. 삶의 한켠을 돌이킬 수 있습니다. 서가랄 것도 없는 책장에 가서 잠시 책들을 훑어 봤습니다. 책을 구매한 순서대로 정리되어 있지 않습니다만, 그와 함께한 시간들이 새록새록 돋아납니다. 어떻게 산 책인데 버릴 수 있을까 생각해봅니다. 책을 버리는는 것은 저의 시간을 버리는 것과 같습니다. 그러므로 함께 평생을 같이 할 든든한 친구에 책들도 포함되야 하지 않을까요?

에세이 속 그녀의 행동들 중에 마음이 동한 몇가지가 있습니다. 현장독서, 낭독, 그리고 아날로그적 글쓰기에 대한 동경입니다. 여행을 책과 함께 가는 것, 물론 여행지와 관련없는 책과 갈 수 있겠습니다만, 저는 여행지에 여행지와 관련된 책을 들고 떠나는 여행이 백미라고 생각합니다. 늘 그런 여행, 책읽기를 동경하고 있기에 에세이 속 저자의 이야기에 한껏 동했습니다. 그리고 낭독, 물론 모든 책을 낭독할 필요까지는 없습니다만, 낭독을 더하면 읽는 맛이 배가 되는 책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아날로그적 글쓰기. 지금 이 글 역시 자판을 통해 모니터에 새기고 있습니다. 악필입니다만, 흘러가는 글 뿌림이 늘 좋습니다. 더욱이 종이에 펜을 더해 만드는 자국은 가슴에 새기는 것 같습니다.

짧은 시간동안 책과 그녀의 삶을 조금 가까이서 지켜 봤습니다. 이 책은 그저 책을 좋아하던 부모의 영향으로 책을 좋아하며 성장한 한 여자가 책을 매개로 연애를 하고 결혼을 하고 친구들을 사귀고, 또 자식 둘을 낳아 책을 함께 읽으며 키워 나가는 이야기를 깔끔하면서도 재치있게 기록한 짧은 에세이 열여덟편을 모아 놓은 수필집일 뿐이다. 따라서 어떤 대단한 것을 얻기 위해 읽어서는 안됩니다. 잔잔히 그녀의 삶을 지켜보고 글 속 저자와 자신의 모습을 비교해 보는 것으로도 값어치를 할 겁니다.

마지막으로 그녀의 글들중 저의 생각과 일치하는 한문장으로 서평을 마무리합니다.
감상적이 되고 싶지는 않지만, 읽거나 쓰지 못한다면 나는 끝난 것이라도 봐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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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의 문장들 청춘의 문장들
김연수 지음 / 마음산책 / 200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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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수씨의 '청춘의 문장들'을 읽었습니다. 여행할 권리 이후 두번째 에세이 입니다.

이 책을 고른 것은 몇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번째가 김연수란 작가 입니다. 일전의 에세이에서 그의 글에 반했습니다. 그렇기에 또 다른 책이 없을까 고르던 차였습니다. 두번째는 청춘이 라는 단어입니다. 제 나이 서른 넷입니다. 나이 많다 이야기 할 정도도 아니고 청춘이라 말하기도 어중간 합니다. 그런 제가 이 단어에 살짝 가슴 뜀을 느꼈습니다. 책 소개에서 서른 다섯 작가의 젊음을 함께한 글 모음이라기에 선뜻 집어들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문장이란 단어입니다. 잘 쓰지는 못하지만 글을 쓰고 싶은 마음에 문장이란 단어가 새롭게 다가왔습니다.

김 연수, 청춘, 문장 이 셋의 조합이 제겐 거부할 수 없는 유혹이었습니다. 서론이 너무 길었습니다. 그러나 솔직히 서론에 이 책의 전부가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말 그대로 작가의 청춘 시절 글모음입니다. 작가의 생각, 고민들이 그의 글을 통해 독자와 소통하고 있습니다. 달리 말하면, 일상과, 그의 생각, 그리고 그만의 문장을 잘 엮었습니다.

글을 읽다보면, 작가란 참으로 예민 한 존재란 생각이 듭니다. 지나가는 순간을 허투루 보내지 않습니다. 현상에 생각을 덧붙이는 작업을 부단히 하는 존재입니다. 가끔 생각해보면 힘들 것 같기도 합니다만, 그들의 이런 예민함이 부럽습니다. 청춘이란 단어를 새기 시작한 순간부터 지금까지 저를 반추해보면 생각나는 것이 많지 않습니다. 사진을 찍어 순간을 가둬두는 것처럼 글로서 순간의 감정을 가둬 두고, 돌이켜 보고 싶습니다. 그것이 일기 일 수도 있고 서평일 수도 있습니다. 그런 부단함 속에서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는 바탕이 되겠지요.

책 초반에 청춘을 대표한 한문장을 찾고자 하는 저자가 나옵니다. 읽으며 대뜸 왕멍이 생각납니다. '나는 학생이다' 전 생을 통틀어 자신을 한문장 안에 가두는 왕멍과 청춘을 한문장으로 표현하고자 하는 저자가 제겐 동일선 상에 있습니다. 그런 생각의 고리가 이어져 저에게로 왔습니다. 한문장으로 내 생의 울림을 표현 할 수 있을까? 쉽지 않습니다. 그렇게 요약하기도 두렵습니다. 이는 저자와 마찬가지로 한평생 생을 진중히 바라볼 수 있어야만 하지 않을까합니다.

가끔 자신을 글에 잘 녹이는 사람을 만납니다. 김연수란 작가도 개인적으로 그런 점에서 호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자신의 생각과 삶의 발견 자체가 글쓰기라 면, 글을 잘 쓰는 작가중에 한명입니다. 서른 다섯 같은 연배는 아니지만 동시대에 청춘의 감정을 같이 느낄 수 있는 저자와의 잔잔한 동행이었습니다. 내 글에 초라함을 뒤로하고 어떤 지향점을 발견할 수 있어 개인적으로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2004년 초판 발행이기에 마흔에 접어들었을 저자의 지금 목소리를 문장을 통해 듣고 싶습니다.

여러분은 청춘의 문장을 간직 하고 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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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정복한 남자 류비셰프
다닐 알렉산드로비치 그라닌 지음, 이상원.조금선 옮김 / 황소자리 / 200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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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닐 알렉산드로비치 그라닌의 '시간을 정복한 남자 류비셰프'를 읽었습니다. 세상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진 것이 하루 24시간이라 합니다. 잠시 25란 오자를 썼습니다만, 이내 고쳤습니다. 누구에게도 25란 시간이 주어지지 않습니다.

가끔 생각을 합니다. 내가 얼마나 오래 살까. 대락 앞으로 40년 더 산다면, 내가 책을 읽을 수 있는 시간, 공부할 수 있는 시간이 얼마나 될까. 이런 생각을 할 때마다 조바심이 납니다. 그럴때면 이것저것 계획도 세워보곤 합니다. 그러나 그럼 맘도 한 두시간 뿐인게 문제겠지요.

여기 시간을 정복한 남자란 거창한 타이틀을 단 책이 있습니다. 류비셰프, 솔직히 한번도 들어본적없는 과학자입니다. 시간을 정복하다니 호기심 이전에 의아함이 앞섭니다. 과연 정복의 대상에 시간이 오를 수 있는 것일까요? 인터넷을 통해서 알게되었습니다. 주어진 시간을 철저히 관리하며, 통계를 낸 사람, 분단위까지 평생을 기록한 사람. 이 쯤 되면 벽도 이런 벽이 없을 듯합니다. 뭔가에 단단히 미치지 않고서야 그렇게까지 스스로를 관리 한다는 것이 생경합니다.

하루의 계획, 한달, 일년의 계획을 세우고, 스스로를 채찍질 하는 사람은 봐왔습니다. 그러나 그 계획들의 시간 단위는 성깁니다. 특히나 류비셰프에 비하자면 도드라집니다.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시간의 부족함을 느끼는 요즘입니다. 출퇴근 시간을 이용해 책을 읽기에 읽는 속도며, 내놓는 결과물이 맘에 들지 않습니다. 다른 일상에서 시간을 낼 수 없을까. 버려지는 시간을 모을 수 없을까란 생각이 듭니다. 어떻게 할까?란 고민 이전에 저를 되돌아 봐야 함은 분명합니다. 그 롤모델을 이 책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그가 대단해 보이는 것은 그가 시간을 관리해서 대단한 결과물을 내서가 아닙니다. 그렇다고 그가 낸 결과물을 폄하할 생각은 더욱이 없습니다. 제가 관심가는 부분은 발견 이전에 발견을 위한 토대를 한평생 마련한 것입니다. 이 꾸준한 자기 발견 자체가 경외롭습니다.

발견을 하려면 측정을 해야합니다. 내가 쓴 시간, 내가 하루를 어떻게 쓰는지 트랙킹을 해야합니다. 되돌아 봐야만 문제점을 발견하고 새로운 대안을 제시할 수 있습니다. 이 과정을 한평생 반복했습니다. 솔직히 그의 삶을 따라 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제 삶을 성찰할 수 있었던 계기였습니다. 흐지부지 썼던 과거의 시간들을 꼼꼼히 되새김질 해봐야겠습니다. 시간 관리 이전에 삶자체를 측정하려 했던 과학자, 삶의 예술가 류비셰프. 뜨거운 열정 보다는 담담함, 그의 차가운 열정이 오싹합니다.

글을 맺는 와중에 역자의 마지막 말이 제 머리를 흔듭니다.

"일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쉬는 것도 아닌 그런 흐지부지한, 그러면서도 마음 불편한 시간이 얼마나 많았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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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방과 탈주 트랜스 소시올로지 2
고병권 지음 / 그린비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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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 철학관련 서적들은 읽기가 힘듭니다. 책 읽기를 시작한지 얼마되지 않아서 그럴지도 모릅니다만, 일반적으로 쉽게 다가갈 수 없습니다. 읽기가 힘듦은 둘째치고, 생활 속에서 그 고민을 녹이기는 더 어렵습니다. 그렇기에 앎과 삶에 대해 진지한 고민이 적은게 아닌가합니다.

고병권씨의 '추방과 탈주'를 읽었습니다. 일전에 서평을 올린 나쁜 사마리아인들과 겹쳐 생각하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그 책이 신자유주의 정책의 국가간 갈등에 초점을 맞추었다면, 이 책의 전반부는 국가내에서 정책의 변두리인들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소외된 비정규직 노동자, 서민, 노동자, 외국인 노동자들의 사회적 현상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제목에서 알수 있듯이 그들에 대한 내적 추방과 그들 스스로 국가로부터의 탈주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2009/02/11 - [독서 흔적] - 나쁜 사마리아인들

전반부에선 대중의 흐름에 대한 사회적 통찰을 다루고 후반부는 지식인의 앎과 삶에 대해 진지한 고민을 합니다. 그리고 마지막 선언문을 통해 대중의 관심과 운동을 고취시킵니다. 다소 딱딱한 이야기 들인지라 책장을 넘기는 속도가 좀 더뎠습니다.

요즘들어 정부의 공권력에 힘이 실리는 것을 우리는 목도 했습니다. 용산 참사를 통해 쉽게 접할 수 있으며, 최근의 연쇄 살인으로 인한 대중적 요구가 스스로를 공권력에 의지하게 만드는 우를 범하고 있지 않나 생각도 해봅니다. 분명 사회 주변인에게 가해지는 공권력과 치안을 위해 가해지는 공권력에는 차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동일시하는 우를 범하는게 안타깝기도 합니다. 이렇듯 정부가 적나라해짐과 더불어 대중은 익명적이 됩니다. 미네르바 사건 이후로 자기검열에 생각의 고리를 덮기도 하는 저를 봅니다. 그러나 저자는 이 대중지성의 힘을 무시하지 말라고 강하게 주장합니다. 익명이 되었다고, 대중의 힘이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신자유주의 시대의 국민주의는 한층 강화되고 있습니다. IMF를 거치면서 스스로의 단결을 드높이 외치던 그 생각들이 국민주의를 고취시켰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외부적으로 타 국민을 배척하던 시기를 지나 내부적으로 국민을 배척하는 시대입니다. 타자의 이중화를 말합니다. 공권력의 서슬퍼런 칼날에 휘둘리는 사람. 비국민, 즉 내부 난민들입니다. 정부의 권력은 국가란 테두리 안에서 특히나 주변, 소수인들에게 더 엄격합니다. 전체를 위해 희생된 일부, 결과적으로 전체에 포함되지 못하는 일부를 우리는 주변인이라 부릅니다. 비국민, 내부 난민, 주변인이 같은 맥락의 단어들입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저자는 나름의 대안, 해결책을 제시합니다.

"합의와 공공성에서 배제된 자들이야말로 이견 있는 자들의 새로운 연대를 창출하고, 새로운 공공성, 즉 국가적인 것으로 환원되지 않는 새로운 대안적 공공성을 만들어 내야하는 것 아닐까?"

더불어 지식인에 대해서도 많은 부분을 할애합니다.

"지식인은 현장으로부터 일정한 거리를 두고 그것을 성찰하는 사색가도 아니고, 현장에서 쓸 사상적 무기를 제조하는 장인도 아니다. 그는 현장에서 자기 해방을 위해 싸우는 당사자여야했다."

실천적 지식인의 사회적 연대가 부족함을 지적하고, 그 부족함의 대안을 이야기합니다. 지식인이 사라진 시대, 지식을 둘러싼 투쟁은 어떻게 가능한가에 대해 저자는그 가능성을 '대중지성'에서 발견합니다. 앞서 이야기한 익명성에 함의된 대중지성에서 해법을 찾습니다.

저 자신이 정리가 안되기에 이정도의 맥락짓기 뿐입니다. 촛불시위, 한미FTA, 평택 미군기지 등 사회적 이슈들에 대한 고민이 책 곳곳에 녹아있습니다. '연구공간 수유+넘어'를 이끌고 있는 저자의 뚝심과 사회적 고민을 느낄 수 있습니다

저자가 주장하는 일련의 이야기들 외에도 개인적으로 흥미로운 부분들이 많았습니다. 철학이 주는 삶의 기술로서 '생각하기', 습관적으로 살아갈 때, 편견이나 통념에 빠져 있을 때, 어떤 강제적 명령 아래 있을 때, 우리는 어떤 입력된 프로그램을 수행하는 기계와 다를 바 없다는 저자의 주장은 알량한 지식 나부랭이만을 쫓는 제게 자극제가 되었습니다. 습득과 이해 이후에 진지한 사고가 필요합니다. 단지 얻기에 급급한 지금이 조금은 처량합니다만, 조금씩 스스로를 곱씹어야 겠지요.

그리고 앎과 삶, 앎에 대한 신뢰, 앎을 통해 삶을 구하겠다는 의지는 인문학자들에게 매우 중요한 물음을 던집니다. 저의 말이 아니라 저자의 말입니다. 부끄럽습니다만, 제 스스로가 이런 물음 속에서 떳떳하지 못합니다. 대의를 위한 실천이 아니더라도, 스스로의 앎속에서 삶을 가꾸어 나가는 과정이 미약하기에 부끄럽습니다.

마지막으로 어느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이 었으면 합니다. 그만큼 읽으며 공감을 할 수 있는 사회가 만들어 졌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엉성한 글에 책의 내용히 훼손될까 두려운 마음으로 서평을 맺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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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민주주의란 무엇인가』 - 고병권이 쓴 '민주주의'
    from 그린비출판사 2011-05-25 15:09 
    『민주주의란 무엇인가』 ‘무엇인가’를 묻는 책들이 태풍처럼 출판계를 흔들어놓고 있다.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 바람이 채 가라앉기 전에, 뒤를 이어 유시민의 『국가란 무엇인가』 바람이 불고 있다. 이제 여기에 다시 고병권의 『민주주의란 무엇인가』 바람을 추가해야 한다. 그러나 고병권이 몰고 올 바람은 일시적으로 불고 지나갈 바람이 아니라, 끊임없이 반복해서 되돌아올 바람이다. 그것은 한국의 정치·사상 지형에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파열을 내는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