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의 문장들 청춘의 문장들
김연수 지음 / 마음산책 / 2004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김연수씨의 '청춘의 문장들'을 읽었습니다. 여행할 권리 이후 두번째 에세이 입니다.

이 책을 고른 것은 몇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번째가 김연수란 작가 입니다. 일전의 에세이에서 그의 글에 반했습니다. 그렇기에 또 다른 책이 없을까 고르던 차였습니다. 두번째는 청춘이 라는 단어입니다. 제 나이 서른 넷입니다. 나이 많다 이야기 할 정도도 아니고 청춘이라 말하기도 어중간 합니다. 그런 제가 이 단어에 살짝 가슴 뜀을 느꼈습니다. 책 소개에서 서른 다섯 작가의 젊음을 함께한 글 모음이라기에 선뜻 집어들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문장이란 단어입니다. 잘 쓰지는 못하지만 글을 쓰고 싶은 마음에 문장이란 단어가 새롭게 다가왔습니다.

김 연수, 청춘, 문장 이 셋의 조합이 제겐 거부할 수 없는 유혹이었습니다. 서론이 너무 길었습니다. 그러나 솔직히 서론에 이 책의 전부가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말 그대로 작가의 청춘 시절 글모음입니다. 작가의 생각, 고민들이 그의 글을 통해 독자와 소통하고 있습니다. 달리 말하면, 일상과, 그의 생각, 그리고 그만의 문장을 잘 엮었습니다.

글을 읽다보면, 작가란 참으로 예민 한 존재란 생각이 듭니다. 지나가는 순간을 허투루 보내지 않습니다. 현상에 생각을 덧붙이는 작업을 부단히 하는 존재입니다. 가끔 생각해보면 힘들 것 같기도 합니다만, 그들의 이런 예민함이 부럽습니다. 청춘이란 단어를 새기 시작한 순간부터 지금까지 저를 반추해보면 생각나는 것이 많지 않습니다. 사진을 찍어 순간을 가둬두는 것처럼 글로서 순간의 감정을 가둬 두고, 돌이켜 보고 싶습니다. 그것이 일기 일 수도 있고 서평일 수도 있습니다. 그런 부단함 속에서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는 바탕이 되겠지요.

책 초반에 청춘을 대표한 한문장을 찾고자 하는 저자가 나옵니다. 읽으며 대뜸 왕멍이 생각납니다. '나는 학생이다' 전 생을 통틀어 자신을 한문장 안에 가두는 왕멍과 청춘을 한문장으로 표현하고자 하는 저자가 제겐 동일선 상에 있습니다. 그런 생각의 고리가 이어져 저에게로 왔습니다. 한문장으로 내 생의 울림을 표현 할 수 있을까? 쉽지 않습니다. 그렇게 요약하기도 두렵습니다. 이는 저자와 마찬가지로 한평생 생을 진중히 바라볼 수 있어야만 하지 않을까합니다.

가끔 자신을 글에 잘 녹이는 사람을 만납니다. 김연수란 작가도 개인적으로 그런 점에서 호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자신의 생각과 삶의 발견 자체가 글쓰기라 면, 글을 잘 쓰는 작가중에 한명입니다. 서른 다섯 같은 연배는 아니지만 동시대에 청춘의 감정을 같이 느낄 수 있는 저자와의 잔잔한 동행이었습니다. 내 글에 초라함을 뒤로하고 어떤 지향점을 발견할 수 있어 개인적으로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2004년 초판 발행이기에 마흔에 접어들었을 저자의 지금 목소리를 문장을 통해 듣고 싶습니다.

여러분은 청춘의 문장을 간직 하고 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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