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을 전체적으로 재검토하면서 어색하고 잘못 번역됐던 몇몇 단어들과 문장들을 수정했고, 특히 역자의 부주의로 번역서에 빠트렸던 몇 개의 원주를 첨가했다. 원서에 수없이 등장하는 낱말인 ‘puissance’를 ‘역량’ 또는 ‘능력’으로 통일했고, 플로베르의 문체와 관련된 낱말인 ‘indifférence’를 ‘초연성’으로, 시적 영역과 산문적 영역 사이의 모호성을 나타내는 ‘indistinction'을 ‘불명료함’으로 번역했다. 그리고 각 예술이 외부적 지시체를 표현 수단으로 삼았던 재현에의 예속, 이 예속으로부터의 단절과 (각 예술의) 자기만의 고유한 물질성에 대한 예술적 모더니티를 나타내는 ‘moderniste'를 ‘모더니즘의’로 바꾸었다. 그런데도 여전히 불만스러운 부분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언제일지 모르지만 다시 수정할 것을 약속하면서 새삼 번역 작업의 준엄함을 떠올려 본다. (2010년 5월 유재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