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양민의 30부터 준비하는 당당한 내인생
송양민 지음 / 21세기북스 / 200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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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돈을 열심히 벌기만 하면 된다고 인식해왔을 뿐 어떻게 해야 돈을 잘 쓰는 것이고 어떻게 돈을 잘 굴려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무지했던 것이 사실이다. 돈 관리를 해주시는 엄마께 월급 봉투만 잘 갖다 드리면서 엄마가 재테크를 어찌 하시는지 관심을 가지지도 않았지만 30대가 되고 내 인생의 주체가 되기 위해서는 솔직히 경제적인 독립이 가장 중요한 게 사실이다. 그러고보면 나는 정말 돈에 관심도 없이 미련하게 벌기만 하면서 무모하게 산 것도 같다.

금리는 바닥을 치고 주식을 해보자니 크게 벌었다는 사람들보다는 크게 잃었다는 사람들 얘기 뿐이라 소심한 사람들은 리스크를 안고 투자하기에 망설여진다. 경기는 어렵고 막연한 미래는 불안감을 증폭시킨다. 하지만 뭐라도 알아야 뭔가 변화를 모색해 볼 수 있지 않은가.

같은 저자의 '경제기사는 돈이다, 지식이다'시리즈 보다 이 책은 좀더 쉽게 생활 경제 개념을 익힐 수 있게 해주는데 저축, 개인연금, 보험, 주식, 부동산, 창업 등에 대해 심도있는 설명보다는 컨설턴트가 대중들을 상대로 세미나를 하듯이 기본적으로 알아야 할 부분을 골고루 짚어준다.

기본적으로 어떻게 돈을 모으고 불려 돈을 벌어 둔 후에는 어떻게 늙어 가고 노후를 보낼 것이가에 대해서도 소개하고 있어 30대가 읽으면 자신의 인생을 한 번 전체적으로 예상해 보게 될 기회는 되겠지만 재테크나 투자 등에 대한 방법을 소개하다가 마지막에는 몸 건강하기 위해 산에 오르라는 둥 조언을 들려주는 챕터가 들어간 것은 조금 흐름에 맞지 않는 기분도 든다.

책을 다 읽고 보니 어찌보면 결국 안락하게 죽어갈 준비를 하기 위해서 이렇게 저렇게 머리 굴려 그 돈을 벌려고 애쓰는 것인가 싶어 조금은 씁쓸한 기분도 들었다. 어쨌거나 현재를 어떻게 살아야 후회없는지 현명한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책이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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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골동양과자점 4 - 완결
요시나가 후미 지음, 장수연 옮김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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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시련을 당한 사람에게는 달콤한 초컬릿이 좋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우울하거나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사람들도 달콤한 맛을 느끼는 순간만큼은 풍요롭고 긍정적으로 삶의 여유를 가질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그 결핍을 느끼기 때문인지 이 서양골동 양과자점에 등장하는 이들은 제각기 상처를 가지고 있고 이 곳으로 모여들었고 그리고 이 양과자점을 운영하는 이들은 단 케이크을 팔며 어느 정도 치유된 것도 같다.

어차피 현실이라는 것은 다른 만화에서처럼 하루 아침에 확 달라지는 것도 아니거니와 이 유약한 캐릭터들에게는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발생한 충격이나 상처는 더 씻어가기 어렵겠지만 달콤한 케이크를 만들어 그것을 어쩔 줄 모르는 행복한 표정으로 맛보는 이들을 통해 그들도 점점 더 넓은 열린 세계로 나가는 꿈을 실현시키는 듯 하다.

야오이라는 파트가 있는 줄은 알았지만 실제로 그런 만화를 읽은 적이 없는 내게는 이 정도도 솔직히 좀 충격이었다. 동성애에 편견은 없다고 생각하기도 하고 만화가 꼭 교훈적인 내용을 담아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셰프 파티셰 오노 유우스케('마성의 게이'라고 동의하기엔 만화가 좀 딸린다)가 성에 대해 너무 개방적이고 배설의 욕구를 해결하는 수단으로 생각하는 일상이 좀 아쉬웠다. 그리고 그가 어떤 생각을 하는 줄은 모르고 야리야리한 외모에 푹푹 쓰러지는 여성들도 그렇고 뭐, 만화로서의 재미를 가미하자는 것이겠지만.

실연의 경험을 안고 의연하게 사랑을 할 줄 알게 된 오노 유우스케, 유괴 경험을 가졌지만 평상 생활에서는 명랑단순하며 영업맨으로서의 자질을 발휘하는 타치바나 케이이치로, 타치바나의 충복이며 단순하지만 시력으로 선글라스를 끼는 남자 치카베, 놀만큼 놀아보아 이제 열심히 살 일만 남은 견습 에이지, 그리고 이 네 명의 남자가 운영하는 케이크샵 '앤티크'로 찾아든 수많은 사연의 사람들.

아이를 잃고 유괴를 시도한 남자, 일하는 엄마와 오해가 있던 여자아이, 무미건조하며 야근을 밥먹듯이 하는 형사 생활의 돌파구를 위해 케이크광이 된 형사 남편과 그런 그를 아는 그의 아내, 도무지 어떤 케이크를 사야할지 고를 수 없을 정도로 행복한 선택을 즐기는 많은 손님들.

이 책을 읽다가 타치바나가 설명하는 케이크들이 전문적인 용어가 궁금해서 나는 케이크 자료를 찾아볼 정도였다. 이 정도면 되지 않을까. 새로운 소재로 내 일상을 잠깐 다른 쪽에 호기심을 돌려놓았으니. 나는 좀더 오래 베이커리에서 다양한 케이크를 구경하고 싶어질테고 늘 먹던 케이크가 아닌 색다른 맛도 먹어 보고 싶어졌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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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모습
미셸 투르니에 지음, 에두아르 부바 사진, 김화영 옮김 / 현대문학 / 200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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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 머리를 빗으면 '뒷 머리는 남의 머리냐' 하던 엄마의 장난 어린 말투를 듣던 게 생각난다. 나는 거울에 비친 내 앞 모습만 볼 수 있었고 내 뒷모습을 보려면 또다른 거울 하나를 어렵게 움직여야 했다. 어차피 거울을 통해 보는 내 앞모습도 진짜 나는 아닐지도 모르지만 뒷모습은 거울에 의존하기에도 불편하다. 나 자신이 쉽게 바라볼 수 없기에 내 뒷모습이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를 정작 나는 쉽게 짐작하기 어렵다.

그보다 다른 사람의 뒷모습은 자신의 뒷모습 보다는 바라보기 편하다. 타인의 뒷모습은 얼굴을 돌리고 있어 표정을 담을 수 없기에 보다 애잔하고 알 수 없는 많은 것을 담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한참을 이야기하다가 뒤돌아서 헤어지는 상대방의 뒷모습이라던가, 먼저 앞서가고 있는 경쟁자의 뒷모습이라던가. 사람 많은 곳에서 우연히 발견한 내가 좋아하는 이의 뒷모습이라던가.

뒷모습은 상대방 몰래 나만이 바라볼 수 있어 얼마든지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다. 이 책은 '뒷모습'을 소재로 하여 사진찍기를 시도하였다는 것만으로도 퍽 매력적인 작업처럼 느껴졌다. 바라보고 있는 상대를 의식하지 않은 듯 자유롭고 자신에 열중해 있는 뒷 모습, 상대방을 향해 준비되어 있지 않은 듯한 거리낌없는 뒷모습을 캐취한 것에 대한 책이라니.

하지만 각 사진들에 달린 미쉘 투르니에의 글들은 그의 생각을 엿볼 수는 있다는 의미에서 읽어줄 수는 있지만 편견에 사로잡힌 그녀의 생각에 동조하기에는 어려운 부분들도 있고, 각 사진을 제각기 다른 의미의 뒷모습으로 풀어내기 위한 그녀의 작업이 자연스럽지 못하고 작위적이라는 데 아쉽다.

포루투칼의 뱃사람들이 배를 미는 뒷모습을 '짐승과 닮아있다'고 표현한다거나 튈트르 공원의 의자에서 낮잠에 빠져있는 사내를 바라보는 소녀의 눈에 '필경 안 좋은 냄새가 날테니, 코고는 소리만 들어도 지겹다'라는 편견어린 어조를 실어 낮잠에 빠진 중년 사내를 추한 사내라고 감히 단정지어버린다던지. 또한 루브르에 있는 궁둥이가 돋보이는 조각상의 얘기를 풀어내기 위해 원숭이나 소나, 다른 동물들에게 달린 건 뭐라고 생각하는지 '말이 인간에게서 예외적인 총예를 받는 이유'가 '궁둥이를 가진 유일한 동물'이기 때문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책을 읽으면서 그저 세상을 향해 열려있는 작가의 생각을 엿보며 느슨해지고 세상을 포용하는 시선을 기대했으나 세상을 이미 자기식으로 이해하고 있는 듯한 그녀의 글들은 사진을 해석하고 분석해서 말 만드는 데 너무 힘이 들었던 것 같아 읽고 나니 어쩐지 뭔가에 강요당한 듯 했다.

물론 작가의 어불성설이나 편견어린 시선 뿐만 아니라 평이한 뒷모습에 대한 예찬이나 감성도 읽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에두아르 부바가 사진을 찍을 때는 어떤 심상과 시각으로 사진을 찍었으며, 그리고 자신의 사진에 글을 써온 미쉘 투르니에의 글에 전부 동의했을까도 궁금하다. 어쨌거나 사람들이 가진 '뒷모습'에 대한 환상을 소재로 선택해 하나의 작업을 이뤄내고 관심을 가지게 만든 것만으로도 반은 매력적이었다고 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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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doe 2004-06-11 16: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투르니에씨는 '그녀'가 아니라 '그'입니다. 궁둥이에 대한 이야기는 수필집 "예찬"에도 자세히 나오는데, 말이 궁둥이가 있는 유일한 동물이라는 표현은 다른 동물들에게 궁둥이가 없다는 뜻과는 다릅니다.

얼음달 2004-06-15 23: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그였군요. ^^그런데 '말이 인간에게서 예외적인 총예를 받는 이유'가 '궁둥이를 가진 유일한 동물'이라는 소리는 다른 동물과 비교하기 어려운 말의 탐스러운 궁둥이 때문에 그런 표현을 썼는지 모르지만 전체적으로 책이 제게 감동을 주지 못해 그런 표현마저도 거슬렸던 듯 합니다.^^
 
모든 것은 브랜드로 통한다
박재항 지음 / 사회평론 / 200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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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의 휴일, 반스앤 노블에 가서 책을 읽다가 스타벅스에서 커피를 마시며 창 밖으로 지나가는 사람들을 보았다. 집에 돌아와서는 초록병의 하이네켄을 마시며 우디앨런의 수다스러운 영화를 보고, 소니의 노트북으로 뉴요커 친구에게 메일을 보낸다. 어느 날의 일기를 돌아다 본다면 우리는 하루종일 브랜드에 구속당한 채 살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다양한 선택의 조건 하에서 우리는 긍정적으로 인식하고 있는 브랜드를 선택하고 소비함으로써 그 결정체로 자신의 이미지를 형성해내는 듯하다. 불투명한 자신의 이미지를 요란한 광고의 제품의 브랜드들에 의존하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끊임없이 사람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이 요구되는 현대 사회에서 확고한 지위를 갖춘 브랜드는 우연히 제품의 부산물로 형성되는 것이라기 보다는 치밀한 전략을 통해 계획적이고 지속적으로 만들어나가는 것임에 분명하다.

이 책은 기업의 브랜드 전략, 미국의 팝 문화상품속의 브랜드 전략, 미국이라는 한 국가의 브랜드 전략을 살펴봄으로써 일상 생활 가까이서 존재하며 위력을 발휘하는 브랜드를 의식하게 한다.브랜드마케팅에 실패한 사례에 대한 아쉬운 점이나 분석도 소개하는데 깊이 있고 전문적인 정보 보다는 대중들도 재미있게 관심을 가질만한 소재들로 다루고 있어 흥미롭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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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용어 1분이면 OK
서울경제신문사 엮음 / 물푸레 / 199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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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의 경제면을 읽을 때 대강 문맥은 이해하겠는데 막상 구체적인 용어의 뜻을 설명하려고 하니 막힌다면 이 책이 도움이 될 듯하다. 중고딩때 이렇게 친절하게 용어부터 하나하나 이해시킬 수 있는 책을 만났다면 교과서도 재미있고 세상을 이해하는 데 좀더 흥미로웠을 텐데. 실제로 정치경제 교과서는 신문에서 쏟아내는 이야기들을 제대로 이해시키기에는 너무 얇았고, 선생님들은 진도 나가시느라 바빴으며, 우리는 가만히 씹고 음미하지도 못했는데 갑작스런 수능시험 준비로 입에 넣기가 무섭게 삼키느라 고생했던 것 같다. 신문의 경제면과 정치경제 교과서는 별개로 받아들여졌던 것 같다. 이 책은 교과서에서 다룬 경제용어 뿐만 아니라 경제 신문을 읽는 데 도움을 줄 수있도록 친절하게 설명해주고 있다. 사전의 성격을 지닌만큼 가나다 순으로 정렬되어 있고 책의 뒷부분에도 인덱스로 분류되어 있어 어려운 용어를 마주칠 때 찾아보는데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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