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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왜 평화헌법을 폐기하려 하는가 - 평화헌법이야기
이토 나리히코 지음, 강동완 옮김 / 행복한책읽기 / 2006년 6월
평점 :
일본이 아시아를 침략하는데 대해서, 내부에 반대세력이 있었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평화헌법이 된 것도 내부세력이 있었기 때문이고, 개정되지 않고 지금까지 유지되어온 것도 헌법개정을 저지할 수 있는 3분의 1의 세력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평화헌법은 맥아더와 미국에 의해 강제된 것이 아니고, 일본 내에서 평화를 바라는 이들의 소망이 표출된 것이라고 말하고 싶어한다. 한국인인 나조차도 미국에 의해 강제되었던 것이 아닌가 생각하고 있었는데 일본인들은 대부분 그렇게 믿고 있는 것이 아닐까.
중립적이라고 생각하고 읽었던 책 [일본전후정치사] (이시카와 마쓰미, 후마니타스간) P.49 를 보면 [맥아더는 ~전쟁과 군비의 포기 항목이 당시 수상이었던 시데하라의 발안에 의한 것이었다고 일관되게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 그러한 주장을 믿는 사람은 거의 없다. 전쟁 포기는 당시 맥아더의 이상주의적 심정을 드러낸 것이었다.] 라고 쓰고 있는데 이것이 일반인들의 상식일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은 그것이 시데하라의 생각이라고 그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전쟁에 질렸던 당시의 국민들은 이 헌법에 대한 지지율이 70%를 넘었다고 한다. 일본인들은 평화헌법에 대해서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도덕적우위를 주장하면 될텐데 왜 이 헌법이 굴욕적이라고 생각하고 개정하려는 것인가.
평화헌법이 외부강제에 의한 것이라는 인식은, 우익들이 이 헌법을 바꾸려고 하는데에 타당한 근거가 될 수 있었을 것이다. 실제로 헌법을 개정하려는 시도가 있었고, 청문회도 있었지만, 미국 강제에 의한 것이라는 것은 입증하지 못하였다. 청문회조차 믿지못하고 이 헌법은 강제적인 것이라고 생각하여 부정하다니 우익일변도의 현일본분위기가 안타까울 뿐이다.
이렇듯이 이 책은 메이지유신 이래로 일본민중운동, 사회주의운동의 계보를 보여주고 있다. 운동가들의 발언을 직접 인용해서 많이 써주고, 관련된 중국, 한국사이야기까지 덧붙여주고 있어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일본근현대사책이라고 하는 편이 이 책의 독자가 더 많아질 것 같다. 그런데 책표지의 고이즈미얼굴은 도대체 왜 넣은 것인가. 책표지를 씌워야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