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는 아주 대단한 사람이다. 내 분야가 아니라서 그런지 나는 처음 들었지만, 이미 이름을 들어본 사람도 있었다. 에릭 드렉슬러는 '나노 과학의 창시자'라 불리는 사람이다. 책에서도 강조하듯 자신이 81년에 PNAS에 쓴 논문으로 처음 나노기술을 얘기했고, 세상에 86년에 공표(!)했다고 직접 이야기한다. 여기서 알 수 있던 것은 저자가 정말 객관적으로 대단히 많은 업적을 가진 사람이라는 것, 그리고 대중 과학서에도 꽤 저명한 사람이라는 점. 그리고 다른 조원 분의 생각 중 하나는 저자가 자기확신이 아주 강해서 자기 자랑을 상당히 많이 한다는 것(by 슬기, 상득)이다. 그 자랑이 팩트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보니, 약간 귀엽기도 하면서 말 그대로 인정을 하게 되는 경향이 있다.
책을 끌어가는 중심주제는 '나노기술로 인해 바뀔 세상'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를 위해 이 책은 '나노 기술'에 대한 오해를 풀어주는 초반부와, 그 기술을 이용해 가능했던 지금까지의 업적 및 앞으로의 기대 등을 이야기하는 중후반부, 그리고 아직 제기되지 않았던 중요한 물음들을 제기하면서 저자와 함께 고민하도록 하는 후반부로 구성된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중간 중간의 섞임이 있다)
책의 내용 자체가 워낙 방대하여 우리 토론에서도 여러 가지 이야기가 나왔는데, 기본적으로 우리 모두 나노 기술에 대한 이해는 이 책 덕분에 꽤 수월하게 잘 되었다. 이 부분이 이 책의 가장 큰 강점이라고 모두가 동의하는 부분인데, 대부분 다른 분야의 이야기를 받아들일 때는 시각이 좁아지기 쉬운데 (정보가 없으니까), 이 책은 상당히 친절하게 저자가 직접 개입하는 말투가 잔뜩 들어가서 넓은 시각의 이야기를 해준다. 거기에 시간순의 히스토리연대기도 어느정도 이야기 하기에 '왜 이런 기술이 개발되었고, 처음엔 이랬는데 지금은 왜 이런식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지'등이 time line정리가 된다. 이게 대단히 이 책의 좋은 지점이다. 특히나 대중 과학서로서는 상당히 좋은 부분이라는 생각 (by 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