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진적 풍요 - 나노 기술이 이끄는 우리 삶의 변화
에릭 드렉슬러 지음, 임지원 옮김, 이인식 해제 / 김영사 / 2017년 9월
평점 :
절판


스터디원들과 함께 읽었던 이번 책, '급진적 풍요'. 공학자가 한 명 뿐인 모임에서 '나노기술'에 대한 책을 읽었다! 그러나, 오독을 방지해 주는 저자의 친절한 설명이 가득한 책(by 경준)인 관계로, 우리 모두 아마 저자가 원하는 방향대로 이 책을 읽은게 아닌가 싶었던. 우리의 토론은 여러가지로 삼천포로 빠지는 이야기(4차 산업혁명에서 데이터사이언스 등으로...)들이 있긴 했으나 이 책 리뷰에서는 토론을 기반으로 책에 관련된 나눈 이야기들을 삽입하는 식으로 써보려 한다. 

책 리뷰에 앞서 저자 소개부터 보도록 하자.

저자는 아주 대단한 사람이다. 내 분야가 아니라서 그런지 나는 처음 들었지만, 이미 이름을 들어본 사람도 있었다. 에릭 드렉슬러는 '나노 과학의 창시자'라 불리는 사람이다. 책에서도 강조하듯 자신이 81년에  PNAS에 쓴 논문으로 처음 나노기술을 얘기했고, 세상에 86년에 공표(!)했다고 직접 이야기한다. 여기서 알 수 있던 것은 저자가 정말 객관적으로 대단히 많은 업적을 가진 사람이라는 것, 그리고 대중 과학서에도 꽤 저명한 사람이라는 점. 그리고 다른 조원 분의 생각 중 하나는 저자가 자기확신이 아주 강해서 자기 자랑을 상당히 많이 한다는 것(by 슬기, 상득)이다. 그 자랑이 팩트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보니, 약간 귀엽기도 하면서 말 그대로 인정을 하게 되는 경향이 있다. 

책을 끌어가는 중심주제는 '나노기술로 인해 바뀔 세상'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를 위해 이 책은 '나노 기술'에 대한 오해를 풀어주는 초반부와, 그 기술을 이용해 가능했던 지금까지의 업적 및 앞으로의 기대 등을 이야기하는 중후반부, 그리고 아직 제기되지 않았던 중요한 물음들을 제기하면서 저자와 함께 고민하도록 하는 후반부로 구성된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중간 중간의 섞임이 있다)

책의 내용 자체가 워낙 방대하여 우리 토론에서도 여러 가지 이야기가 나왔는데, 기본적으로 우리 모두 나노 기술에 대한 이해는 이 책 덕분에 꽤 수월하게 잘 되었다. 이 부분이 이 책의 가장 큰 강점이라고 모두가 동의하는 부분인데, 대부분 다른 분야의 이야기를 받아들일 때는 시각이 좁아지기 쉬운데 (정보가 없으니까), 이 책은 상당히 친절하게 저자가 직접 개입하는 말투가 잔뜩 들어가서 넓은 시각의 이야기를 해준다. 거기에 시간순의 히스토리연대기도 어느정도 이야기 하기에 '왜 이런 기술이 개발되었고, 처음엔 이랬는데 지금은 왜 이런식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지'등이 time line정리가 된다. 이게 대단히 이 책의 좋은 지점이다. 특히나 대중 과학서로서는 상당히 좋은 부분이라는 생각 (by me)

위의 사진은 이 책에서 나노기술의 두 가지 핵심 특징을 이야기한다. 여기서 '원자 수준의 정밀성 -> 원자정밀제조 APM'이란 단어가 아주 중요하며 이 책에서 아주 많이 등장한다. 

 APM(원자정밀제조)은 제조방식의 일종인데 이것은 공업적 제조방식이 아니다. 기존의 방식과는 완전히 다른 APM은 공장식의 반 환경적인 것이 아닌, 친환경적인 작은 기계들이 에너지나 재료 같은 자원을 경제적으로 사용하면서 더 나은 제품을 만들어 내는 방식을 의미한다.

위에서 말한대로 이 서문에 APM에 대한 가장 중요한 부분을 이야기하고 있어서 하나 더 가지고 온 것이다. 저자는 APM 시스템이 인간 세계의 모습을 바꾸어 놓은 농업혁명(분자기계에 기초), 산업혁명(설계해서 만든 기계에 기초), 정보혁명(나노 크기의 디지털 장치에 기초)의 뒤를 잇는 네 번째 기술혁명- APM혁명(인공적이고 분자 수준이면서 나노 크기의 기구를 이용해서 디지털 원리에 따라 작동)을 불러올 것이다! 라고 책에서 공언하기도 한다. 그리고 그에 대한 논거들이 책에서 주욱 나오고. 아래 사진으로 그 시작부분을 가지고 와 봤다.

 스터디원들도 이 APM혁명에 대해 이야기를 잔뜩 나누었다. 4차 산업혁명이라는 워딩이 판치는 지금의 현실에서 우리가 가져가야 할 포지션 등이 우리들에게 중요한 화두 중 하나인데 (우리는 모두들 과학자들이다 보니), 그래서 이 혁명이라는 단어가 벌써 눈에 띌 수 밖에 없었다. 정규 씨의 이야기에 따르면 APM혁명이란 단어를 처음 들어보긴 했으나, 이 이야기는 탈공장화 4차산업혁명을 이야기할 때 같이 나오는 이야기와 궤를 같이 하는 것 같다고 했다. 나 역시도 동의하는 바이며, 이 책에서 말하는 이 혁명은 한마디로 앞으로 다가올 친환경적 작은 단위의 새로운 생산시스템을 '나노 기술 중심'으로 설명하는 단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리고 꽤나 가능성있는 미래임을 동의한다.

 또한 책에서 저자는 한국의 포스코 포항 공장을 방문한 경험을 토대로 1초에 0.5톤의 강철을 생산해내는 이 공장에서 거대한 기계들이 쉬지 않고 강철판을 뽑아내지만 일하는 사람은 한 명 밖에 보지 못함을, 그러기 때문에 역사적 관점에서 볼 때 APM에 기초한 생산 시스템은 새로운 혁명이자 거대한 규모의 도전과 기회를 가져올 인간 역사의 전환점이 될 것임을 이야기하는데 그 비슷한 이야기 중 하나로 생물학적 중심 이야기부분을 아래 단락에서 가지고 와 본다.

아무래도 나도 크게는 생명공학이라는 테두리 안에 있는 사람이다 보니 이 부분이 특히 눈에 들어와서 이 이야기로도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특히 최근에는 박테리아 DNA에 정보를 저장해서 박테리아를 키우는 방식으로 정보를 운반하는데 성공(쉽게 이야기해서 박테리아를 일종의 USB처럼 사용. 동영상코딩까지 저장하는데 성공, 앞으로의 USB보다 훨씬 효율이 좋고 빠른 방식의 정보저장장치의 등장이 가능할 수 있는)한 사례가 있기 때문에, 그에 대한 이야기들도 많이 나오고. APM은 결국 이 미세한 기술을 이용해서 우리가 알고 있는 생물학적 지식을 녹아들게 하는 것을 추천한다. 그래서 이게 가능한지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뤘다. 저자는 물론 가능하다고 보고 있고, 가능치 않다고 말한 분들 중 한 분은, 생명체가 가진 원리가 생각 이상으로 복잡한 '복잡계'를 이루기 때문에, 우리가 기계로 환원해서 작동하는데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이야기 하기도 했다. 

이 책에서는 생물학적 외에 화학적 방법으로의 치환 역시 이야기하나 이는 보편적인 대신 잠재력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현재의 수준 및 기술을 정리한 표이다. 이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하기도 했는데, 특히 이 앞뒤로 진행된 과학과 공학의 차이에 대한 이야기를 주로 나눴다. 모두가 동의하는 건 과학은 호기심의 학문이고 공학은 '실용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것이었다. 거기서 이 작가는 관찰공학의 중요성을 이야기하는데, 우리에겐 생소한 단어였기에 이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APM혁명으로 인한 사회 전반적인 메커니즘의 변화가 곧 '패러다임 혁명'과 비슷할 것이란 저자의 이야기가 나오는 부분이다. 우리도 과연 이 APM혁명이 그 정도의 파괴력을 지닐 것인가, 아니라면 이를 동반한 어떤 혁명이 다음시대를 이끌 것인가가 주안점이었고, 이 책에서 말하는 나노기술은 충분히 미래성장동력의 중심에 있을 만 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만큼 강력하게 할 지는 모르겠으나, 이런 기술이 이만큼 발전해 있다는 걸 안 것 만으로도 우리의 시각을 넓혀준 책이고, 거기에 저자의 전문성이 한 몫 했음이 자명하다. 우리가 미래사회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될 만한 책으로 감히 주변에 추천해도 좋을 거란 생각(by 태환)을 해보며 이만 리뷰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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