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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의 설탕 두 조각 ㅣ 소년한길 동화 2
미하엘 엔데 지음, 유혜자 옮김 / 한길사 / 2001년 5월
평점 :
왜 아이가 읽으면서 낄낄거리면서 웃는지 알았다.
저 웃음의 의미는? 아 이런.. 정말 너무하잖아..
그래 책속에서나마 실컷 그 재미난 상황을 즐겨라.. 대신 실제상황에선 꿈도 꾸지 마라.
언젠부턴가 나는 동심을 잃어버린 생활에 찌들어 버린 아줌마가 되어있다. 웃을 줄 모르고 만사가 짜증인...
아이의 눈에는 이런 엄마의 모습이 어떻게 비춰질까? 정말 내 아이가 화잘내고 혼내기도 잘하는 나를 저렇게 작게 만들어 버리고 싶은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동화 한편으로 우리 가족이 웃었다.
아이들에겐 내 옷을 입혀 자칫 허수아비 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이제부턴 너희들은 어른이다라고 하고 나는 아이들 옷중에서 신축성이 제일 좋은 옷을 골라 목을 꿰고 팔 한쪽을 끼워 넣고는 나는 작아진 어른이라고 .. (참 생각해 보니 웃기는 설정이었지만) 마법의 설탕 두조각 연극놀이를 해봤다.
설탕을 든 물을 마시고 작아진 어른....아이들은 어른의 시선으로 내게 무엇을 요구할 것인가?
숙제하란 잔소리 좀 하지 마세요..
나도 *하처럼 밤11시까지 텔레비전을 보거나 게임을 하고 싶다구요.
엄마 나 머리 기르기 싫어요.. 얼마나 답답한데요..
왜 자꾸 저 보고 먹지 말라고 하세요.
아이들의 욕구불만어린 투정은 계속되었다.... 그러나.. 너희는 지금 어른이 된 입장인데 이건 아이들이 바라는거잖아....그렇다면 나는 뭐 너희한테 바라는게 없는 줄 아니..
내가 왜 작아졌는지 모르겠다.. 나는 너희들에게 엄마가 어려서 해보지 못했던것들까지 누리게 해주고 싶었을 뿐인데 너희들은 그게 불만이란 말이니..
그건 엄마가 하고 싶은거지 우리들이 하고 싶은건 아니잖아요.
아 이런... 그랬구나.. 너희들은 하고 싶지 않은걸 엄마의 욕심으로 그랬단 말이지?
나도 아이때 엄마의 잔소리를 끔찍히 싫어했으면서 나는 왜 아이들에게 잔소리하는 엄마가 되어 있는거지?
이 책은 자칫 보면 발칙해 보일지 모르지만 어른의 이기심을 생각해 보게 만들어 준다.
조금만 시선을 낮춰서 보자.. 아이와 소통하는 길이 보일지도 모르겠다..
맨날 화만 내는 엄마를 벗어 나고 싶다. 아이들이 마법의 설탕을 먹이고 싶어하는 어른이 되고 싶지 않다 나는... 더불어.. 얘들아.. 너희도 곧 어른이 된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