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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괴이 너는 괴물
시라이 도모유키 지음, 구수영 옮김 / 내친구의서재 / 2025년 10월
평점 :
워낙 시라이 도모유키를 좋아해서 국내 출간 작품을 다 읽었고, 또 대체로 만족스러웠다. 가장 아쉬운 작품이 '엘리펀트 헤드'였는데, '나는 괴이 너는 괴물'은 '엘리펀트 헤드'보다 더 폭주하는 느낌이었다.
다섯 편의 중편들로 이뤄졌는데, 대부분이 다중 플롯으로 진행되고, 특수 설정이 너무 난무해서 읽는데 집중이 안 됐다. 말 그대로 괴이하고 괴물 같은 설정들로 잔뜩 덧칠된 그 위에서 이러니 저리니 추리하는 모습이 너무 현실감 없었다. 마치 독자는 땅에 있는데, 등장인물들은 저 높은 구름 위에서 자기들끼리 떠들어 대는 느낌이랄까? 무슨 소리를 하는지 알아듣기 힘들었다.
그래도 마지막 에피소드 하나는 나름 괜찮았다. 오래전 본 고전 공포 영화 '프릭스'를 연상케하는 기형 인간들의 애환을 담고 있어서 무척 아련했다. 추리 파트도 가장 또렷했고, 범인의 동기, 사연 또한 극적인 데가 있어, 긴 여운을 남겼다.
아무튼 이번 작품은 영 맞지 않았다. 그간 작가의 작품 중에서 가장 별점이 낮은 소설로 기억될 것이다. 물론 누군가에겐 취향에 맞을 수도 있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