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란 무엇인가?

전세계적으로 석유 다음으로 교역량이 많은 품목 커피. 커피는 현대인에게 기호 식품을 넘어 이제는 없어서는 안될 필수 상품이 되었다. 그런데 우리가 마시는 커피는 도대체 어디서 어떻게 오는 것일까? 바야흐로 커피의 전성시대. 이제 한번 쯤은 커피의 정체가 무엇인지 돌아 볼 필요가 있는 시점이다.

자, 그럼 커피가 무엇인지 정의를 내려보자. 커피란 무엇인가? 아마도 관점에 따라서 수많은 대답이 가능할 것이다. 식물학적으로 커피는 꼭두서닛과 커피나무의 열매라고 말할 수 있겠고 식품학적으로 보면 바로 이 식물의 열매 속에 들어있는 씨를 볶은 후 갈아서 뜨거운 물로 걸러 낸 음료라고 말할 수 있겠다. 과학적으로 보면 카페인 음료, 사회학적으로 보면 소비 시대를 이끄는 라이프 스타일 음료. 역사학적으로 보면 서양 제국들의 식민 통치를 통해 퍼져나간 음료. 등등. 무한한 나름대로의 정의가 가능하다.  

그런데 이처럼 커피의 정의가 다양해서 인지 오히려 우리는 커피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간과하는 경향이 있다. 커피는 어쨌거나 우리가 마시는 음료, 즉 음식이다. 이것이 커피의 본질이라고 생각한다.


커피의 종자

커피의 종자는 크게 아라비카(Arabica)종과 로부스타(Robusta)종으로 나눌 수 있다. 리베리아종을 추가하여 세가지로 구분하는 경우도 있으나 현재에 와서 리베리아종의 존재감이 없어져 여기선 그냥 아라비카와 로부스타 두가지로 나누겠다.  전세계 커피수확량의 약 75%정도가 아라비카종이며 나머지 약 25%정도의 로브스타종이 차지하고 있다. 아라비카종의 원산지가 바로 커피의 원산지라 알려진 아프리카 에티오피아. 반면 로부스타종의 원산지는 아프리카 콩고. 아라비카종과 로브스타종을 유전자적인 측면에서 비교하면 아라비카종은 자가수정이 가능한 반면 로부스타종은 곤충을 통해서만 수정이 일어나며 병충해에 강하다.

아라비카종(Arabica)

흔히 적도를 기준으로 북위, 남위 25도 사이의 아열대 기후 지역을 커피가 생산되는 커피벨트라 부른다. 특히 아라비카종은 까다로운 재배조건을 가지고 있는데 왜냐하면 병충해에 약하고 섭씨 5도 이하 지역이나 30도 이상의 고온지역에서는 경작이 불가능하며 토양에 따라 수확량이나 커피 맛에 많은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아라비카종의 필수 재배 조건으로 20도에서 25도 사이의 기온, 년간 1,200mm~2,000mm 의 강우량이 필요하다고 알려져있지만, 사실 더욱 중요한 것은 강우량에 걸맞는 토양의 환경이다. 무슨 말이냐면 비가 오는 만큼 그 비를 적절하게 흡수해서 걸러낼 수 있는 땅의 조건이 더욱 중요하다. 아무리 비가 많더라도 땅이 비를 받쳐주지 못하면 커피를 경작할 수 없다. 또한 기온 조건의 이면에는 서리가 절대 없어야 한다는 절대 기준이 숨어있다. 아무리 따뜻한 지역이라도 밤 사이 서리가 내릴 수 있는 지역이면 커피는 냉해를 입기 때문이다.

이렇게 아라비카종 커피는 재배 조건의 제약이 많은 커피라는 단점이 있지만 원산지별 커피 고유의 맛과 향이 살아있는 개성이 있기 때문에 커피 상품으로의 가치가 높아 전세계적으로 애용되고 있다. 재밌는 사실은 한국은 세계에서 11 번째로 커피를 많이 소비하는 커피 소비 대국이지만 이러한 아라비카종 커피 시장은 불모지와 다름없고 대부분 로부스타종 커피를 소비하고 있다. 최근 10 년 사이에 에스프레소 전문점(스타벅스, 커피빈..)이나 원두커피 전문점이 대중화 되면서야 비로소 아라비카종 커피에 대한 존재감이 부각되기 시작했다.

로부스타종(Robusta)

로부스타종은 로부스타(Robusta)란 이름 자체가 강하다는 뜻인 만큼 병충해에 강한 내성을 지니고 있으며 고온에서도 비교적 잘 견디며 재배토양에 그다지 민감하지 않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비교적 높은 해발 고도(900~2000m)의 고산지대에서는 자라는 아라비카종과 달리 이들 로부스타는 500m이내 지역에서도 재배가 된다. 그러니까 로부스타종은 그냥 냅둬도 알아서 잘 자라는 종자인 것이다. 그러나 로부스타종은 맛이 쓰고 향이 없어 커피로서의 상품적 가치가 크게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 상품적 가치가 적다보니까 로부스타종 커피는 가격이 싸다. 그렇다보니 로부스타종은 대부분이 인스턴트 커피 제조에 사용된다. 인스턴트 커피의 생산 및 소비 대국인 한국이 그렇기때문에 아라비카종 보다 로부스타가종 소비가 많은 이유이다.

커피 소비의 다양화

커피 문화 선진국이라 알려진 유럽이나 일본과 같은 나라에서는 개성없고 카페인 함량이 많은 인스턴트커피 보다는 커피 향과 맛이 뛰어난 아라비카 원두커피를 선호한다. 한국은 인스턴트 커피에 있어서는 세계적으로 독보적인 국가(인스턴트커피 소비가 전체 커피 시장의 85% 이상)가 되었지만 바로 그 이유 때문에 다양한 커피 소비 시장이 형성되지 못하는 모순이 발생했다. 그러나 다행히도 생활 소비 수준이 높아지고 해외 여행이 일상화되면서 다양한 커피 문화에 욕구가 높아지고 있다. 또한 인터넷을 통한 고급 원두 커피 시장에 대한 정보들이 노출되면서 최근엔 아라비카 커피에 대한 관심과 소비가 급속하게 늘어나고 있다.(한국은 이러한 이유로 아라비카 커피 신흥 시장으로서 매우 매력적인 시장이다. 최근 다국적 커피 회사들이 공격적으로 한국 시장을 공략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러한 때에 커피 문화 발전을 위한 다각도의 노력과 커피 소비 패턴의 변화가 생긴다면 한국도 가까운 미래엔 커피 시장의 균형이 맞춰질 것이라 생각한다. 올바른 커피 문화 정착을 위해 커피산업에 종사하시는 분, 커피 맛을 찾는 커피 애호가와 매니아분들, 커피를 좋아하는 많은 소비자분들 등 모두가 함께 노력할 때다. 

자료도움 : 전광수                                              ┏━━━━━━━━━━━━━━━━━┓
사진도움 : 박보하                                                 책과 함께 커피를 만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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