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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코토 진료소 11
야마다 다카토시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3년 12월
평점 :
절판
사랑이 아니라, 사람이 무언지를 보여준다. 결국 우리와 자기자신에 대해 되돌아보게 만드는 작품이다. <몬스터>라는 만화를 본 뒤로, 비슷한 만화를 찾아봤지만 만화가게를 다 뒤져도 찾을 수 없었다. 한참이 지나서야 이 만화책, <Dr. 코토 진료소>를 볼 수 있었다. 한편으로는 따뜻한 정을 느낄 수 있지만, 뒤집어보면 인간의 나약함과 간사함이 늘 바탕에 깔려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는 너무나 많이 속고 살아서인지 몰라도, 사람을 믿을 줄 모른다. 아이들은 약속을 지키지 않고도 미안해하기는 커녕 기억조차 못하는 부모들 때문에, 어른들은 상식이 통하지 않는 세상때문에 끊임없이 좌절해야만 한다. 어느 누구도 그런 경험을 피할 수는 없다. 사람이라면...... 이 만화에서는 이런 부분들을 '의사'라는 관점에서 볼 수 있게 해준다. 뭐~ 어디까지나 '상식'안에서의 이야기지만. 이야기는 술술 읽을 수 있는 정도이며, 초등학교 1학년이 봐도 될 정도로 폭력이나 섹스에 관한 내용은 없는 편이다. 이 만화의 매력은 독자로 하여금 만화속의 세계에 푹 빠져들 수 있게 해준다는 거다. 마치, 내가 주인공 '코토'의사인 듯한 느낌이 내용의 완급조절과 함께 긴장감있게 다가온다. 한편으로는, 주인공을 완전히 드러내지 않음으로써, 신비스러운 느낌을 갖게 하는 측면도 있다. 주인공의 어린시절이나 눈에 뛸 만한 특징, 성장 환경 등에 관한 언급은 거의 없고, 의료봉사활동을 하게 되는 계기 또한 그다지 설득력을 갖지 못한다. 물론, 지금 이순간에도 아프리카에서 보수없이 의술을 베풀고 계시는 분이 있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흙탕물 같은 느낌만 드는 국내 의료계를 보면, 가슴만 답답해진다. 특히 의약분업사태때 환자들의 생명을 담보로 파업을 하던 의사들과 약사들의 행태는 지금 생각해도 꽤씸하기 그지 없다. 그들만 나빴던 건 아니지만, 본분을 망각한 행위는 역사책 홀기(목차의 순우리말)에 <대표적인 집단이기주의>로 기록될 것이다. 앞으로는 더 나아질 것을 바라보지만, 이 만화책에서 그려지는 상황또한 현실과 크게 다르지 않음을 볼 때, 마음 한 구석이 저려옴은 어쩔 수 없다. 농촌에서의 의료활동을 꿈꾸며, 5년쯤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지금은 대학교에서 공부하고 있는 '풍물패 선배'가 떠오른다. 그래, 다들 자신의 꿈을 위해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한다면, 지금보다 훨씬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 수 있을거야, 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