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칠게 혹은 부드럽게

곽윤찬 - Daisy
곽윤찬 연주 / 유니버설(Universal) / 2003년 2월

'자유'를 만끽할 수 있는 음반이다. 이런 상상을 해본적있는가? 손가락 하나도 마음대로 움직일 수 없고, 숨소리조차 크게 낼 수 없는 곳에 갇혀 있다가 풀려났을 때의 느낌! 그것은 창살없는 감옥(학교나 직장 또는 눈에 보이지 않는 의무)에서 벗어나고픈 우리 모두의 소망과 비슷하다. 하지만, 그것과는 근본적으로 차이가 있다. 사람은 스스로 움직일 수 있는 힘을 갖고 있는데, 거기에는 자신의 뜻에 따라 말하고 움직일 수 있다는 전제가 놓여있다. 하지만 어떤 이유로든 움직임 자체가 제한된 상태에 있게 되면, 하늘에 날리는 눈송이마저도 부러워해야할 처지가 된다. 그런 상태에서 벗어난다는 것, 상상하기 힘들겠지만, 나는 이 음반에서 그런 느낌을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