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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총사 - The Three Musketeers
한대수 외 노래 / 유니버설(Universal) / 2002년 11월
평점 :
품절
돈이 아깝지 않은 작품들이다.
내 나이 서른, 직접 겪어본 건 아니지만 '그들' 생각이 난다. 빛과 어둠이 무엇인지를 뼈에 사무치게한 독재자 박정희! 이승만이 미국의 개였다면, 박정희는 꼬리 아홉달린 여우다. 민족정기를 훼손시키며 오직 권력욕에만 눈멀었던 이승만, 건국 헌법에 있던 주민소환제 등을 없애고, 독재를 강화할 목적으로 국가보안법을 만든 놈, 미국놈들한테 얻어먹기만하던 시절이어선지 몰라도 그나마 '소박'하게 살았다.
그 뒤로 계속되는 '군화발 오야붕'들! 박정희를 여우라고 한건, 그가 군부독재로 민주주의의 싹을 잘라 버렸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을 최대한 이용(?)해 먹으면서 '한강의 기적'을 이뤘기 때문이다.
전 두환, 노태우가 민주주의를 열망하는 광주시민들을 군화발로 밟아죽이고, 대검으로 처녀의 젖가슴을 도려내고, 총으로 쏴죽일때, 우리의 '민족정론지', '공영방송'은 침묵했다. 아니, 사실을 왜곡하면서 그들을 폭도로 몰았다. 그랬던 신문, 방송들은 아직까지도 과거를 반성하지 않고 있다.
......
위의 글에서 떠올릴 수 있는 이미지를 굳이 이 앨범에 갖다 붙이고 싶지는 않다. 다만, 내가 이제서야 이런 음악을 듣게 된 건, 획일성만을 강요했던 그들의 영향력이 아직까지도 남아 있기 때문임은 분명하다.
박정희한테서 추방당한 예술가 한 대수!
그는 '행복의 나라', '물 좀 주소' 등의 노래를 부르다가 중앙정보부 지하실로 끌려가 심문을 당한다. 그 땐 그랬다고 한다. 정권을 부정하거나 나라에서 정한 기준밖의 대안을 찾는 듯한 분위기만 풍겨도 그가 누구이건간에, 중앙정보부(안기부, 오늘날 국가정보원) 지하실로 끌려가 잔인한 고문을 받았다고 한다.
한대수가 얼마나 고문을 받았는지는 모르겠지만, 미국으로 추방당한 뒤로는 잊혀진 듯 했는데, 여전히 창작 활동을 해왔다고 한다. 이것이 그의 아홉번째 음반이라니 말이다.
물론, 이 음반의 묶음(BOX SET)은 김도균 그룹과 이 우창의 정식 음반을 포함하고 있다.
한 대수의 음악은 고리타분하지 않다. 혹시나 했는데,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놀라울 뿐이다. 어떤 사람은 '천재'라고도 하는데, 음악을 듣고 있으면 점점 그런 생각이 들기도 한다. 소름도 돋으면서......
김 도균! 내가 그의 이름을 처음 들은 건, 몇 해전 라디오 방송에서다. 배철수의 음악캠프에 '일요초대석'(?) 같은 시간이 있어서, 청취자 가운데 한 사람이 나와서 직접 골라온 곡들을 들려주는데, 그 때 나온 청취자가 김도균의 [Center of the Universe]와 배재범의 [Double Tension]을 명반으로 꼽았고, 그 가운데 두어곡을 들을 수 있었다. 나는 그때의 감동을 잊을 수 없다. 너무나 신선한, 마음 밑바닥 에서 부터 무언가 꿈틀거리는 느낌. 그 뒤로 틈만나면, 그들의 음반을 사려고 했지만, 파는 곳이 없었다. 청계천에 갔다면 구할수도 있었겠지만, 거기까지는 너무나 멀었고, 무엇보다도 그 정도 열정은 없었다.
이제서야 그의 노래를 들을 수 있게 됐다. 그 사실 만으로도 날아갈 것만 같다. 그런데 더욱 맘에 드는 건, 그(정확하게 말하자면 김도균그룹)가 고민하면서 창작하고 있는 분야가 내 취향과 딱 들어 맞는다는 거다.
국악의 생명력!
아무도 들어주지 않으면 없어지고 말 우리의 소리를, 들어달라고 애걸하는게 아니라,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을 정도의 작품으로 만드는 그들을 존경한다.
특히, 임방울 선생의 '쑥대머리' SP판을 복각하여 그 위에 전기기타, 드럼, 베이스, 가야금 등으로 반주와 전주, 간주 후주를 매긴 곡이 가장 마음에 든다.
이 우창,그에 대해서는 들어본 적도 없고, 당연히 이 음반이 그 와의 첫 대면이다. 자작한 재즈곡이라서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