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의 목소리 - [할인행사]
신카이 마코토 감독 / 프리미어 엔터테인먼트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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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 오래 전에 무슨 애니 페스티벌 같은 데서 봤던 기억이 있다. 대작들이 다 그러저러 평범하고, 단편들은 어설픈 재기로 충만해서 실망하던 차에, 중편의 이 소품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았다.
그리고 다시 디비디로 봤다.
여전하다.
사랑과 시간은 결코 합의하지도, 미워하지도 않는다. 적당하게 비껴가고, 적당하게 만나고 할 뿐이다. 그게 오래되는 사람이 있고, 금세 지나가는 사람이 있을 뿐.
그리고, 지금 이 삶에서 우리는 항상 궁싯거리고 있는 것이다. 이 사람에게 나는 잘못한 걸까, 잘한 걸까, 우리는 영원할까, 아닐까...... 그러면서 사랑한다. 살아간다.
사랑과 삶의 발음은 언제나 비슷하게 굴러간다.
디비디에 실린 단편 역시 볼 만하다. 집에 있는 고양이는 하루종일 무엇을 할까? 괜찮은 설정이다.

그럼, 나와 아내가 모두 없는 우리 집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을까? 내가 가수면 상태에 있을 때 삐걱거리고 있는 집안의 모든 잡기들은 보란 듯이 떠들고 있지는 않을지... 우리 집의 사물들은, 살아 있는 모든 것들은, 내가 나가 있는 동안 나에 대해서 무슨 얘기를, 생각을 할까? 착하게 살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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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쿨 오브 락 - 할인행사
리차드 링클레이터 감독, 잭 블랙 외 출연 / 파라마운트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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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그저 미셀 파이퍼 주연의 [위험한 아이들] 같았다. 혹은 [시스터 액트] 같기도 하고. 그런데, 결론은? 이건 그냥 '락' 영화다! 잭 블랙과 꼬마 주인공들의 마지막 무대가 그걸 증명한다. 잭 블랙은 [사랑도 리콜이 되나요?]에 이어 그의 무대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해 준다. 강추는 서플에 있는 '잭 블랙의 다이어리'다. 시침 뚝떼고 자신의 다이어트 비법을 설명하는 장면이나 음악 실력에 대해서 얘기하는 장면은 정말...
이 영화에서 '교육'이란 단적으로 이런 것 아닐까. 자아도취에 빠진 잭 블랙의 자작곡이 아니라, 꼬마 기타리스트의 곡으로 락 배틀에 나가는 것! 그 노래를 듣고 바로, 그래 이거다, 라고 손을 들어 주는 것! 그 어떤 불만이 있더라도, 이 대목에서 난 이 영화에 그저 두 손 다 들어 주기로 했다. 결코 가르치지 말자!
[사랑도 리콜이 되나요?] [킹콩] 서플에 이어 [스쿨 오브 락]까지 봤으니, [킹콩] 본편과 프리 프러덕션 단계의 메이킹을 담은 디비디를 보면 대략 잭 블랙 연작은 이어질 듯하다. 참, [내겐 너무 가벼운 그녀]가 남아 있었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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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류역류 - [할인행사]
서극 감독, 사정봉 외 출연 / 소니픽쳐스 / 200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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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다른 할 말이 없다. 그런데 이번 관람 역시 이전 기억과 다르게 영화가 그렇게 역동적이지 않았다. 오히려 느리고, 빠르고, 유머 있고, 진지하고... 리듬감이 더 강하게 느껴졌다. 왜 나의 무협, 액션 영화에 대한 기억은 항상 말끔하고 숨막히는 액션 시퀀스들로 가득차 있을까? 하여간, 오히려 이러한 리드미컬한 느낌이 훨씬 좋다.
그리고, 발견 둘.
오, 배우들 무지하게 마음에 든다. 지금까지는 사정봉 말고 다른 한 남자, 잭인가? 그 사람의 기억만 강렬했는데, 사정봉과 두 여주인공 역시 굉장히 매력 있는 캐릭터다.
또 하나, 이 영화의 화면비가 4:3이다. 혹시 잘못 표기됐나 해서 몇 번 바꿔 봐도 그게 맞다. 음... 내 극장 관람 기억에는 잘 없는데... 극장에서 4:3은 어떤 느낌이었을까? 더군다나 콜롬비아 배급작이. 아무래도 수직 시퀀스들이 많아서 나름대로 그렇게 우긴 듯한데, 정말로 그랬다면, 참, 서극, 역시 대단한 물건이다! 와이드, 와이드 하는 추세에 4:3이라니... 다른 이유도 아니라, 액션 때문에... 근데 이건 순전히 내 추측이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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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문객잔 (HD 리마스터링, 화질보정판)
서극 감독, 임청하 외 출연 / 스펙트럼DVD / 200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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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는 예전 기억과 별 다른 게 없다. (ㅋㅋㅋ) 배우들의 개성 잘 드러나고, 액션 시퀀스들은 나무랄 데 없고, 거친 사막을 배경으로 하는 텁텁함 역시 좋다. 다만 롱샷들은 [동사서독]을 떠올려 볼 때 좀 아쉽다는 느낌이 든다. 그거야 뭐... 어쩔 수 없지 않나.

그래서인지 내용에 대해서 더 곱씹어 보게 됐다. 가령 이런 거다. 나라를 위해서 좋은 일을 하고 있는 유가휘와 임청하, 돈과 남자만 밝히는 장만옥, 그런데 유가휘는 장만옥에게 참 비정하다고 한다. 과연 그런가? 그들의 대의는 모든 걸 희생할 수 있는 것인가? 장만옥은 결국 다 이기적인 거라고 한다. 맞다!

지난 번 [청사]나 [황비홍]을 볼 때도 느꼈던 거지만, 중국인들은 대의에 대한 굉장한 중압감이 있는 듯하다. 문화, 역사적 맥락이 있겠지. 그런데 어떤 영화에서는 그런 중압감을 당위로 인정하는가 하면, 어떤 영화는 그런 중압감을 개인에 대한 말살, 비현실적인 당위로 은근슬쩍 비아냥거리기도 한다. [신용문객잔]은 후자 쪽이라고 보여진다.(물론 결말에는 억지스러운 당위가 있긴 하지만.)

역으로 생각이 들기도 한다. 중국인들이 대의와 개인 사이에서 고민하다, 개인을 택할 때, 나름대로 서구식 이데올로기의 압박은 아닐까 고민이 들기도 한다. 많은 헐리우드 영화, 혹은 유럽의 영화들이 휴머니즘으로 위장해 비서구인들에게 개인주의를 가르치려는 모습 역시 문제가 있기는 마찬가지이니까. 더 아쉬운 건, 나름 의식 있다는 문화 컨텐츠들에서도 그런 게 느껴질 때, 아 이건 어쩔 수 없는 문화 차이인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중요한 건, '다름의 인정'이다. 언제나. 이제는 차이의 시대 아닌가. (뭔가 구체적인 예를 들고 싶은데, 당장 생각나는 건 없네, 쩝...)

결론은, 이 영화 좋다는 거다, ㅋㅋㅋ. 그러고 보니 용문객잔도 꽤 좋았던 기억이 있다. 이 영화와 달리, 밀폐된 공간에서의 숨막힘, 좁은 공간을 활용한 액션 씬들이 돋보였던 것 같다. 다시 보고 싶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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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콜릿칩 쿠키 살인사건 한나 스웬슨 시리즈 1
조앤 플루크 지음, 박영인 옮김 / 해문출판사 / 200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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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웃기는, 어설픈 [슈렉] 참조(표절이라고 얘기하기도 힘든) 표지에, 참 웃기는 제목.
그런데 참 구수하다.
조곤조곤 이야기꾼 친구한테서 얘기를 듣는 느낌이랄까.
한동안 바쁜 일 땜에 지하철에서만 읽는라고 2주일 가까이 지니고 읽었던 것 같은데, 아침 지하철 틈바구니에서 몇 장씩 읽는 것만으로도 별로 지루하거나 하지 않고, 소소한 에피소드들의 묶음으로 한 편의 추리가 이루어지니, 꽤 아기자기하다.
어떻게 보면 이 이야기는 추리의 전개보다는 여주인공의 심리, 생활, 관계에 더 초점을 맞추고 읽는 게 맞는 거 같다.
마치, [탐정 몽크]나 예전에 티비에서 해준 [제시카의 추리극장]을 보는 듯한 느낌이다.
추리소설에 로맨스, 동네 이야기가 덧붙여졌다기보다는, 로맨스, 동네 이야기가 빵집 냄새 가득 풍기면서 거기에 양념으로 추리가 들어간 듯한 느낌이다.
뭐 대단한 트릭과 반전이 있지 않지만, 오히려 차근차근 사건을 따라가는, 어설픈 듯한 그 모양새가 더 마음에 든다. 세상 모든 사람이 김전일이거나 홈즈는 아닐 테니까.
(그렇다고 이런 추리 소설만 볼 수는 없지만... ㅋㅋ 제대로 된 추리소설들을 좀 이번 여름에는 독파해 봐야겠다. [우부메의 여]름도 끝장을 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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