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행천하 [dts] - 홍콩 컨템포러리 콜렉션, 태원 2006년 8월 홍콩영화 할인
서극 감독, 이연걸 외 출연 / 아인스엠앤엠(구 태원) / 2004년 12월
평점 :
품절


영화를 보는 내내 갸우뚱거릴 수밖에 없었다.
분명 고등학교 시절, 처음으로 초대권(로드쇼 애독자 엽서 사은품이었나?)이라는 걸 가지고 가서 봤던, 그리고 말도 없이 늦었다고 혼나게 만들었던, <황비홍> 이전에 아날로그 무협 액션의 절정으로 기억되었던, 이연걸이 방미중이던 어떤 단체에서 떨어져 나와 벌이게 되는 이야기였는데.. 연검의 화려한 놀림이 예사롭지 않았는데... 그 <용행천하>가 이 용행천하, 인가 하고...
역시 내 기억력은 점점 감가상각비를 심각하게 따져 봐야 하는 중고로 전락하고 있는 것인가 고민할 수밖에 없었다.

이렇게 재미없지는 않았는데
아무리 그래도 이렇게 내용이 엉성하고, 정확하게 80년대적인 어설픈 이야기 구조가 아니었는데
혹 그랬을지라도, 무술 장면만큼은 꽤 빼어난 게 몇 개는 분명 있었는데
그래도 서극 감독인데
...

그렇게 영화는 끝났다.
그리고 이것저것 허탈했다.
다음날 리뷰를 써 볼까 하고, 이미지 검색을 하는데
아뿔싸!
연검이 나오고, 이탈된 단원의 이야기가 하나 있다.
'용재천애'란다.
감독도 서극도 아니고, 등연성이란 사람이고, '풍운인물'이란 제목으로 개봉했다.
아... 도저히 기억이 안 난다.
하지만, 내가 애타게 찾고 있던 이연걸의 초기 아날로그 액션의 진수를 보여 준 영화는 바로 이것이었다.

헉!
허나 이노무 <용행천하>를 기반으로 서극이 <황비홍>을 찍게 되었다니,
그나마 이를 위안으로 삼아야지 어쩌겠나.

그런데 <용재천애>는 어디서 구하나...

댓글(1)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매직 2008-09-11 2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저도 이 영화를 풍운인무이랑 헷갈렸네요.
주성치가 나오고 했던,,,그 영화.

큰일날뻔했네요^^ 감사감사.^^
 
알렉산더 극장판 + 꼬마CD - 한정판 영어/일본어더빙판,서플먼트 (2disc)
가네모리 요시노리 감독 / (주)에스씨엠 / 2003년 9월
평점 :
품절


표지 이미지에 나온 캐릭터 하나만으로 덜컥 구입을 했다.
그리고 찬찬히 들여다보니, 피터 정은 '캐릭터 디자이너' 정도로만 참여했다.
하지만, 그의 냄새가 물씬 나는 애니였다.
이야기는 알고 있는 알렉산더 대왕에 대한 것이다.

아, 참 일본스럽구나, 할 수밖에 없다.
말타고, 창으로 찌르는 싸움을 하면서도,
거의 에반게리온스러운 갑옷을 입고, 말까지 그렇게 중무장을 시키고
또한, 살고 있는 왕궁은 스타워즈에나 나올 법한 공간이며
상당한 메카닉 디자인이 지배하고 있다.

그렇다고 우스꽝스럽다거나 하는 것은 아니다.
가끔 얘기가 되곤 했듯이
피타고라스는 비밀집단의 교주였고, 올림피아는 신녀였다는 이야기 등을 확대해서
수의 세계를 어지럽힐 수 있는 알렉산더에 대한 예언을 막기 위해
피타고라스는 암살단을 보내고
같이 동문수학했지만, 이제는 다른 길을 아리스토텔레스는 기묘한 복장으로 그들과 싸우기도 하고
관망하기도 하면서 필립2세와 알렉산더의 행보를 지켜본다.

겁장이 프톨레마이우스, 멋지고 사려깊은 클레이토스, 그리고 알렉산더 곁에 항상 있는 '거시기 누군가'(약간 게이 같은 느낌)와 함께 꽃미남에 천하무적, 그러나 예정된 운명에 고뇌할 수밖에 없는 알렉산더의 청년기를 그리고 있는 이 작품은
꼼꼼하게 살펴보면 꽤 재미있는 구석이 많다.
인물들의 성격과 사건, 메타포를 대부분 상징적인 장면들로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피타고라스 암살단이 이 청년들을 가두는 장면은, 수와 이성의 균형비로 가둔다는 의미로, 야성의 힘을 극대화한 알렉산더를 이를 격파하는 장면이나

페르시아에서 위기일발의 순간에, 알렉산더를 잡은 카메라가 점점 멀어지면서 알렉산더의 모습이 점점 작아지더니 하나의 우주로 변하고, 그 장면이 아리스토텔레스가 플라톤의 유령을 보면서 '이데아'와 겹쳐지는 장면 등은

절묘한 카메라와 편집이라고 보여진다.

심심할 때마다 보면 좋을 듯.
아마도 TV판도 있는 듯한데, 음... 함 구해 봐야겄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배트맨 비긴즈 - [할인행사]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 크리스찬 베일 외 출연 / 워너브라더스 / 2008년 3월
평점 :
품절


크리스토퍼 놀란과 크리스쳔 베일의 조합, 좋다!
누구도 깨기 힘들 것 같았던 팀 버튼의 아성을(어느 기사에선가, 현지에서는 코믹스의 이야기를 잘 따르고, 분위기를 살린 3, 4편이 오히려 더 환대 받는다는 얘기도 있더군요. 그럴 법도.) 새로운 전략으로 가볍게 넘어(비껴) 버린 작품이다.

무엇보다 놀라운 건, 비쥬얼의 측면에서 새로운 고담 시를 만들지 않고, 기존 뉴욕 시 같은 이미지를 그대로 들여와, 약간의 변형만 가하는 설정이다. 이는 '배트맨'을, 고뇌하는 인간이든 아니든 관계없이, 가공의 인물에서 현실의 인물로 탈바꿈시켰다는 대담한 선택인 듯하다.
그리고 결론적으로 2시간이 넘는 짧지 않은 런닝타임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질척거리고, 부딪치고, 질주하면서, 억지스럽지 않게 이야기를 잘 풀어 간다.

물론 비쥬얼은 말할 것도 없다. 현실로 내려앉았음에도, '배트맨'은 팀 버튼의 박쥐보다 훨씬 그럴싸하게 박쥐처럼 날고, 배트카를 이용해 있을 법한 카 씬을 보여 준다. 뭐, 크리스쳔 베일의 그 액션이야 이곳저곳에서 많이 봐 왔기에 더 이상 말이 필요 없을 만큼 멋지다!(새롭게 안 사실이지만 크리스쳔 베일이 혀 짧은 소리를 낸다는 것도 의외! 이상하게 요즘 혀 짧은 거에 신경이 많이 쓰이는데, 그래도 왠지 이 남자는 괜찮다. ㅋㅋ 편견덩어리, 우지니!)

배트맨의 탄생, 글쎄.
'악을 처단하고 싶다', 그런데 악에는 악으로 맞서야 하는가, 법과 정의로 맞서야 하는가, 약간은 구태의연한 느낌이긴 하지만, 단순한 대립 설정이 오히려 장점으로 나타난 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이 사람이 그토록 극한 분노에 사로잡히는 설정 역시 나쁘지 않고...

어쨌거나, 결론을 말하자면 꽤 괜찮은 우회, 이로써 다시 배트맨을 계속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를 안겨 준 작품 아니었나 한다.
허나, 마지막에 '조커'를 찾는다는 씬이 나옴으로써, 그건 이미 나왔으니, 나는 더 이상 손을 안 대! 라고 하는 건지, 약간 걱정이다.
개인적으로는, 1, 2편이 워낙 악당 중심의 영화였기에, '배트맨' 중심으로, 혹은 로맨스 중심으로, 살짝 '조커'를 브릿지 삼아, 다른 악당을 등장시켜 배트맨 이야기를 해도 좋을 것 같다. '배트맨' 이야기 말이지. 그리고, 가능하다면, 매력적인 캐릭터였던 배트맨의 아버지의 이야기까지 회상시킬 수 있다면... 헤헤... 그거야 스튜디오 맘대로.

참, 이 영화가 빛났던 건 역시, 모건 프리먼, 마이클 케인, 리암 니슨이라는 든든한 인물군 때문이 아니었나 한다. 우리도 백윤식, 변희봉 아저씨 말고, 좀 더 많은 멋진 아저씨, 아줌마들이 더 나와 줬으면, 바람, 바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조제와 호랑이와 물고기들 작가정신 일본소설 시리즈 5
다나베 세이코 지음, 양억관 옮김 / 작가정신 / 2004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곰곰 생각해 보니 일본의 단편 소설은 그닥 읽어 본 게 없다.
90년대 초반 슬쩍 일본소설이 알려질 즈음 읽었던 무라카미 류, 야마다 에이미나 요시모토 바나나의 초기작 몇 편, 그리고 시마나 마사히코의 단편들 정도.
개인적으로도 좀 멀어져서일 수도 있겠지만, 상업적인 측면에서도 다분히 단편소설들은 많이 출간되지 않고 있는 것도 한몫 했으리라 본다.
꼭 일본소설뿐만 아니라, 문학 출판에서 전반적으로 단편소설집을 내느니, 조금 분량을 늘려, 단아한 하드커버의 중편(혹은 조금 긴 단편)을 단권으로 내는 손익분기 맞추기도 좋고, 반응도 좋으니, 그게 추세인 듯하다.
그런 와중에 <조제와 호랑이와 물고기들>을 묵혀 뒀다 읽었다.

음... 전반적으로 고른 작품성을 유지하고 있다.
잘된 단편의 특징을 꼽는다면, 주제와 소재의 집중성, 열린 구조 속에서 품어내는 아스라한 장면 포착 정도라고 할 수 있을 텐데, 김훈의 <강산무진> 속의 단편들이 전자에 속한다면(물론 단편이기에 당연히 후자의 측면도 많이 포함하고 있다.), <조제>는 후자에 가깝다고 보여진다.
섬세한 상황 묘사 같은 것을 하고 있지는 않지만, 인물들의 성격이 흥미롭고, 그 관계들이 독특하다. 관계와 심리에 대한 묘사는 그 어떤 것보다 간명하면서도 섬세하다고 할 수 있다. 강렬한 인상을 남기지는 않지만, 소설 속에 등장하는 음식들만큼이나 입가에 계속 향이 남아 있는 듯하다.
겉으로는 평범하지만 나름 자기만의 생각을 품고 있는
여성들, 그에 비해 조금은 바보 같기도 하고, 천진해 보이기까지 하는 남성들을 축으로 하는 이야기들은, 각각의 설정이 누구나 한번쯤은 생각해 봤을, 느껴 봤을, 아파했을, 꿈꿔 봤을 그런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누구 하나 너무 강하거나 약하지 않다. 어쩌면 그러기에 공감할 수 있고, 그러기에 밋밋하게 느껴질 수 있는 것일지도.

딱히 '몹쓸 놈'이 나오지 않는 것이 특징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혹은 그러기에, 대결 구도가 아닌 상태에서 여성의 내면에 집중할 수 있어서, 각각의 작품들이 나름의 힘을 갖는 듯하다.
동생의 남자에 대한 환상, 조카 꼬맹이를 데리고 노는 도도함, 이상적인 남자를 만난 설렘, 어정쩡한 두 집 살림(돌봄이 더 맞겠다)을 하지만 분명 자신만을 사랑하고 있는 천진한 남편의 저쪽 생활에 대한 상상, 그리고 많이들 아는 조제의 이야기...
다 비슷비슷한 여성들, 남성들의 구조 때문에 마치 한 작품처럼 느껴지기까지 한다. 하지만 그것은 장점으로 작용해서, 각각이 어정쩡한 단편으로 남지 않고, 누구나 공감할 수 있고, 몰입할 수 있는 이야기로 완성되게 해 주기도 한다.

확실히 단편을 잘 쓴다는 것은 어렵다. 물론 장편은 더 어려울 것이다. 다른 의미로.
그런 의미에서, 요즘 재밌게 훔쳐보고 있는 '수면로봇에게 달콤한 건전지를'이나 '아마도, 달콤할 거짓말' 같은 이글루들의 글은 탄복할 만하다. 존경!
(리뷰 마무리로서는 어째 좀 이상하다만, 사실인 걸 어쩌나.)

그리고, 갑작스레 생각난 것!
거의 다 절판 혹은 품절인 우리 시마다 마사히코의 작품들은 언제 좀 제대로 보게 되려나. 미리미리 사두지 않은 게 영 후회된다. <드림 메신저>와 <미확인 미행 물체> <피안 선생의 사랑> <몽유왕국을 위한 음악> 등을 읽었을 때의 신선함은... 음 거의 하루키와 류보다는 훨씬 강렬했던 것 같다. 우야둥둥 그런데 이상스레 1년 전에 잡았던 <천국이 내려오다>는 잘 읽히지 않았다. 요즘 책발이 좀 받으니 다시 읽어 봐야겠다.
(이 역시 영 생뚱맞은 덧말이군. 쩝)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카 (1disc)
존 라세터 감독 / 브에나비스타 / 2006년 11월
평점 :
품절


<인크레더블>의 2% 부족함을 제대로 채워 준, 픽사의 역작이다.
완벽하게 창조해 낸 '차 car'의 세계(차 모양의 날벌레부터, 차 버전의 픽사 애니들까지, ㅋㅋㅋ, 역시 픽사의 작품답게 마지막 크레딧 절대 놓치면 안 된다!)는 감탄을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그리고, 세세한 일상의 묘사에서부터 그랜드 캐년까지, 매끈함과 거친 면까지 두루 표현해내는 기술은 이제 더 이상 논할 필요가 없게 됐다.
이제 픽사에게 남은 건 선택 아닐까 한다. 다른 많은 애니들이 추구하듯, 실사영화 같은 애니메이션을 만들 것인지, 새로운 스토리의 세계로 접어들 것인지, 말이다.

물론, 많이들 얘기하듯이 이 애니는 자연으로 돌아가자, 라고 얘기하기에는 좀 그렇고, 돌아보며 살자, 정도의 주제를 갖고 있는 듯하다. 고속 성장으로 놓친 것들을 돌아보자는 것이리라. 그것이 자연으로 귀속될 수도 있고, 삶의 여유일 수도 있고, 그저 사랑일 수도 있다.
물론, FTA와 스크린 쿼터를 주장하고 있는 바로 그 자본이 이러한 얘기를 하는 것이 좀 걸린다는 우리 꽁의 이야기에 어느 정도 공감을 안 하는 바는 아니나, 이 영화가 반자본을 주장한다거나 자연의 소중함만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을 한다면, 조금은 양보해서 점수를 줄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처음에는 너무 오버하는 거 아냐, 라고 했던 꽁의 이야기가 어느 정도 뒷꼭지를 자꾸 당긴다.

더욱더 진정성으로 무장하려는, 소수의 권익까지 그럴 듯하게 보호하는 척하려는, 그럴 듯한 포장술로 삶의 진정성을 이야기하려는 자본의 교묘함(이라기보다는, 그들도 그래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자각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에 어떠한 대안도 내놓지 못하는 나와 우리의 처지가 안스럽기는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머부터 시작해서 액션까지, 그리고 나름 생각할거리까지, 이 애니 괜찮다.

갈수록 픽사의 애니메이션은 무언가 생각할거리를 준다. <니모를 찾아서>에서 교육이란 무엇인가, 라는 화두(물론 지독한 가족주의로 읽을 수도 있지만)를 던졌다면, 이 영화는 사는 게 무엇인가, 라는 화두를 던진다. 뭐 아님 말고, 헤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