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 (1disc)
존 라세터 감독 / 브에나비스타 / 2006년 11월
평점 :
품절


<인크레더블>의 2% 부족함을 제대로 채워 준, 픽사의 역작이다.
완벽하게 창조해 낸 '차 car'의 세계(차 모양의 날벌레부터, 차 버전의 픽사 애니들까지, ㅋㅋㅋ, 역시 픽사의 작품답게 마지막 크레딧 절대 놓치면 안 된다!)는 감탄을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그리고, 세세한 일상의 묘사에서부터 그랜드 캐년까지, 매끈함과 거친 면까지 두루 표현해내는 기술은 이제 더 이상 논할 필요가 없게 됐다.
이제 픽사에게 남은 건 선택 아닐까 한다. 다른 많은 애니들이 추구하듯, 실사영화 같은 애니메이션을 만들 것인지, 새로운 스토리의 세계로 접어들 것인지, 말이다.

물론, 많이들 얘기하듯이 이 애니는 자연으로 돌아가자, 라고 얘기하기에는 좀 그렇고, 돌아보며 살자, 정도의 주제를 갖고 있는 듯하다. 고속 성장으로 놓친 것들을 돌아보자는 것이리라. 그것이 자연으로 귀속될 수도 있고, 삶의 여유일 수도 있고, 그저 사랑일 수도 있다.
물론, FTA와 스크린 쿼터를 주장하고 있는 바로 그 자본이 이러한 얘기를 하는 것이 좀 걸린다는 우리 꽁의 이야기에 어느 정도 공감을 안 하는 바는 아니나, 이 영화가 반자본을 주장한다거나 자연의 소중함만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을 한다면, 조금은 양보해서 점수를 줄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처음에는 너무 오버하는 거 아냐, 라고 했던 꽁의 이야기가 어느 정도 뒷꼭지를 자꾸 당긴다.

더욱더 진정성으로 무장하려는, 소수의 권익까지 그럴 듯하게 보호하는 척하려는, 그럴 듯한 포장술로 삶의 진정성을 이야기하려는 자본의 교묘함(이라기보다는, 그들도 그래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자각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에 어떠한 대안도 내놓지 못하는 나와 우리의 처지가 안스럽기는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머부터 시작해서 액션까지, 그리고 나름 생각할거리까지, 이 애니 괜찮다.

갈수록 픽사의 애니메이션은 무언가 생각할거리를 준다. <니모를 찾아서>에서 교육이란 무엇인가, 라는 화두(물론 지독한 가족주의로 읽을 수도 있지만)를 던졌다면, 이 영화는 사는 게 무엇인가, 라는 화두를 던진다. 뭐 아님 말고, 헤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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