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로 여는 회복적 생활교육 - 존중, 공감, 책임 속에서 함께 만드는 평화롭고 안전한 교실
정유미 지음 / 맘에드림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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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서는 놀이 활동을 통해 공동체의 유대를 키우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책이다. 현재의 교실에서 필요한 것은 소위 치유와 회복이라고 주장하는 저자의 서론에서 이미 마음이 꺾인다. 그리고 오직 남의 아이만이 잘못이고, 나의 아이는 당연히 그럴 수 있다는 분위기에서 담임교사조차도 교실 안의 질서와 정의를 세울 수 없는 현실에서 새삼스럽게 철지난 '회복적 생활교육'과 관련된 새 책이 나온 것에 반발심과 함께 약간의 호기심을 느꼈다. 제발 마법같은 비법이 있기를..
1~4장까지는 통상적인 공동체 놀이를 회복적 생활교육의 방법으로 소개하고 있고, 5장에서는 새로운 교육과정에서 제안하는 핵심역량들과 연계하여 생활지도와는 무관한 학습놀이를 실어 놓았다. 그나마도 1회적인 흥미 위주의 활동이 대부분이다. 제법 방대한 양의 놀이가 소개되어 있으므로, 교실 놀이에 대해 사전 지식이 전혀 없는 교사(가 있지는 않겠지만)가 한번쯤 살펴볼 수 있겠지만, 놀이를 다루는 수많은 교육서들과의 차별성을 확인하기는 힘들다.
더욱이 놀이가 학습에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낙관주의에도 의심이 든다. 놀이 위주의 수업과 교육과정은 이미 현장에서 흥미 위주의 학습 유도가 진정으로 학습에 기여하는지 검토하는 중이다. 현장에서 갖는 이러한 회의는 곧 학계에서도 다루게 될 것이고, 비이성적으로 3rs를 경시하고 반지성주의가 들끓는 현 상황에서 교육 방식의 시계추는 다시 반대 방향으로 향할 것으로 보인다.
홀로 학교의 창고를 손수 치우고(분명 아무의 도움도 받지 못했을 것이다. 학교가 그렇다.) 아이들을 지도하려 꾸몄던 <마음 해결소>에서, 교사가 결국 억울하게 세상을 등질 수밖에 없었던 교육 현실은 아직도 그대로이다. 수많은 이상론자와 탁상론자들이 완전무결한 실험실 상태에서나 통할법한 방법론을 순진한 교사들에게 세뇌하며 부모조차 지지 않는 세상의 진짜 짐을 지웠다. 학생들의 사회화를 위해 필요한 것은 놀이가 아니다. 질서와 책임 의식을 키우는 교실이 평화롭다는 것을 많은 인권론자들이 깨닫기를 바란다.



[본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고

본인의 주관적 견해를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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