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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와 연극으로 만나는 역사 수업 - 재미와 역동이 넘치는 준호샘의 역사 수업 이야기
서준호 지음 / 지식프레임 / 2023년 8월
평점 :
놀이와 연극 요소를 접목하여 교실에서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데 관심이 있는 초등교사라면 익히 알고 있는 서준호 선생님의 오랜만의 신작이 반갑다. 전작에서 소개되었던 많은 활동들을 역사 교과서의 순서에 준해서 재구성한 책이다. 아이들이 부담 없이 활동을 즐겁게 하고, 역사를 좋아하게 하는 데는 틀림없이 효과가 만점일 내용이다.
다만, 처음에는 진도에 맞게 아이스브레이킹 차원에서 참고해 볼까 하고 본서를 들여다 보기 시작했으나, 역사 교과서의 빽빽함에 부딪치게 된다. 특히 현행 교육과정에서 5학년 역사는 지난 교육과정에 비해서도 한국전쟁까지를 1학기에 다루도록 절반이나 시수가 줄어들어서 서선생님의 책을 적용하기가 더 어려워졌다. 예를 들어 선사시대의 부족 형성에 대한 즐거움이 넘치는 활동(시간 소요가 많고, 활동 후 정리가 반드시 필요함)이 본서에 소개되어 있지만, 정작 사회 교과서는 고조선의 법률과 사회상을 1차시 안에 모두 소화해야 하는 구성이기 때문에 도저히 시도조차 할 수 없다. 이어서 이어지는 고대국가의 성장과 발달을 다룬다면 본서에 소개된 '한강을 차지하는 경쟁형 게임'은 정말 기가 막히는 아이템인데, 실제 교과서는 삼국 성립부터 멸망까지 2차시, 문화에 관해 2차시만 배분되어 있기 때문에, 한강 유역을 차지하는 활동하는 것만으로도 모든 차시를 소진하는 것을 각오하고 교과서 진도를 취사선택할 큰 결단이 필요하다. 문제는 그 교육적 가치인데, 특히 해당 단원은 문화 유산에 대한 성취목표에 도달하는 것을 주된 목적으로 하는 단원이기에 이런 선택을 하기는 성취목표를 벗어나는 수업을 할 위험이 있다.
현행 초등역사 교과서는 내용이 지나치게 많아, 역사적 사고력과 정의적 태도를 신장하기 위한 교사의 교육과정 운영을 위한 시정이 보장하지 않는 현실에서 본서를 실제 수업에 도입하기가 저어된다. 왜냐하면 이런 재미있는 활동을 하고는 필연적으로 학습한 내용의 정리나 의의를 인지하고 활동을 매조짓는 시간을 가져야, 이런 활동들이단순히 재미에 매몰되지 않기 때문이다. 아마도 서선생님 책을 보고 이렇게 낭패를 느끼고 차마 손이 나가지 않는 적은 처음일 것이다. 그 정도로 현행 교과서는 이해관계와 관습에 메여 교욱과정 개정을 무력화했다는 반증이다. 다음 교육과정은 반드시 개선하겠다는 예고와 다짐은 있었지만, 교과서가 달라지리라는 보장이 없는 것이 안타까운 현실이다.
몇 번이나 즐거운 놀이를 접목하고 싶은 마음에 같은 페이지를 몇 번이나 넘기고 있지만 묘안을 떠오르지 않는다. 다시금 해당 부분을 읽어보고, 무엇을 취사선택할지 또 고민해야겠다.
[본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고
본인의 주관적 견해를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