촉법소년, 살인해도 될까요? - 경계에 선 소년법 십대톡톡 1
김성호 지음, 고고핑크 그림, 허승 감수 / 천개의바람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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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한 권만 읽고 수업 활동해 보는 건 어떨까 싶을 정도로 개념 정리가 자세하고, 다루고 있는 사례가 풍부하다. 논리적 전개도 훌륭해서 책에에 푹 빠져, 어느새 책과 싸우고 있는 나를 발견하고 할 수 있었다.

예를 들어, 촉법소년은 통념처럼 혜택이 되는 것이 아니라, 아무리 미성년자라도 형법 9조를 우회하여 최소한의 책임을 지우는 징계의 의미라고 저자가 아무리 충분히 설명을 해 줘도, 내 마음속의 쿵쾅이들은 ‘아예 촉법소년 이라는 한계를 없애면 되지. 성인이랑 똑같이 처벌해. 어쨌든 왜색이 짙은 촉법소년이란 이상한 용어도 기분이가 좋지 못햐. " 라고 한다. 그러면 저자는 은근 슬쩍 다른 이야기를 하는 듯하면서 조선시대의 왕들의 관대함, 민사소송의 개념을 들어, 다시 촉법소년의 의의를 다양한 논거로 뒷받침하고 있어 결국 내 맘 속 무식쟁이 쿵쾅이들이 항복을 하게 된다.

최근에는 토론과 주장하는 글쓰기, 목적에 맞는 글쓰기를 엮어 새로운 프로젝트를 기획  중인데, 매년 비슷한 주제의 프로젝트 수업을 진행해 보고, 문득 아이들이 방대한 자료에 매몰되거나 가치 없는 홀리지는 않게 될까 하는 우려에 잠시 되돌아 보고 있는 중이었다. 마침 이렇게 학생들 눈높이에 잘 맞으면서도 아주 충실하게 쓰인 책을 만나고 보니, 차라리 방만한 수업 활동을 하지 말고, 이렇게 좋은 책 한 권을 진득하게 읽으며 정리해 보는 것은 어떨까 하는 새로운 떨림이 생긴다. 우왕좌왕 조사활동을 하며 헤매고 어설픈 토론 수업을 하게 될까 프로젝트 수업의 한계에 고민하던 내게 하나의 대안교과서처럼 여겨지는 책이다.

덧붙여 이 작은 책에 어찌나 알차게 깨알 지식들과 사례들이 다양하게 소개되어 있는지 읽는 재미가 있다. 영국의 디스토피안 드라마 <블랙미러>의 한 에피소드 중에 빈민층에 끊임없이 트레밀에 올라가 푼돈을 받으며 평생을 노동하도록 설계되어 있는 세계를 묘사하는 에피소드가 있었는데, 감옥의 재소자들이 그러한 고문과 가까운 노동에 시달렸던 실제 영국의 역사를 반영했던 이야기였던 것이이라니. 역시 세계사 속 암흑적 편린에는 언제나 영국이 빠지지 않는다는 객소리도 해 보며, 이 책을 강력히 추천해 본다. 초등학교 고학년도 아주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수준이다. 


 



[본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고

본인의 주관적 견해를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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