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지고 자신 있게 말 잘하는 법 말랑말랑 요즘지식 5
엘리너 레저 지음, 미아 닐손 그림, 김아영 옮김 / 북멘토(도서출판)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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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의 아이들은 발표에 대해 말도 못하는 공포를 느낀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은 교사가 되기도 전 교육실습 현장에서였다. 매일 만나는 학급 친구들 앞에서 1분 남짓 자신이 준비한 것을 발표를 하는 학급 발표회일 뿐이었는데도, 대기석에서 기다리던 아이가 고사리 손을 부등켜 잡고 앉아서는 사시나무처럼 떨면서 "선생님, 떨려요." 했던 것이 잊혀지지가 않는다.

티비 탤런트쇼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어린 아이들의 공연은 이미 그 아이가 그 무대에 버티고 설 수 있는 것만으로 성사되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담대함이 타고난 재능의 요체임을 긴 교직 생활을 통해 체험적으로 알게 되었다. 왜냐하면 여태 그 많은 제자들 중 단 하나도 그런 장기자랑에 출연할 정도로 끼가 넘치는 학생과 조우해 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학교에서 말하기 교육은 크고 거창한 무대를 상정할 필요가 없다. 오히려 구성원들 앞에서 발표를 할 필요성을 제시하여 수업을 설계하고 해당 과업에 매몰되어 발표를 한다는 것조차 잊게 만들도록 활동을 구성하고 있다. 발표를 하는 것 자체만을 목표로 잡으면 아이들이 긴장감에 숨을 쉬지 못할 것이다.

다만 말을 기반이 되어 구성된 민주주의 사회에서 발표를 하고 커뮤니케이션 능력으로 다른 사람을 설득하는 것 외에 현대인이 하는 것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에 말하기 교육은 참으로 중요하다. 본질적으로 사람들은 공적인 말하기에 신체적인 반응을 보일 만큼 익숙치 않지만, 사회 생활에서는 늘상 벌어지고 있기에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현대의 교실에서도 말하기 능력, 의사소통능력이 부족한 아이들이 살아남기 힘든 이유도 같은 이치이다.

따라서 본서의 출판 취지에 깊이 동감하며, 실제로 중요한 팁팁을 소개한다는 측면에서 유용성을 발견했다. 또한 아리스토텔레스가 등장하는 그리스 이야기도 아이들의 흥미나 당위성을 이끌어낼 시도였다.

그러나 책에서 사용하는 어휘가 전혀 어린이를 독자로 상정하지 않아서 아이들의 이해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삽화 설명 방식은 흡사 친숙한 어린이를 대상으로 했다는 시늉을 하지만, 내용은 성인용 퍼블릭 스피치 교재를 단순화한 수준임이 참으로 아쉽다.

실제로 수업 시간에 사용할 목적으로 이래저래 책을 뜯어 보았지만, 기본 명제와 당위성을 서술하는 것으로 그치며 아이들이 발표를 준비하는 데 실제로 도움이 되는 활동이나 연습과제가 없는 것이 실속이 없었다.

분명 공적인 말하기 교육을 받지 못한 현재 부모 세대가 사회에 나와 어려움을 실제로 겪고 있을 터라 자녀에게 구매해 주고자 하는 수요가 있을 것이고, 실로 학교에서도 수요가 있는 분야이기 때문에, 실제로 어린이들이 사용할 수 있는 책으로 다시 출판되기를 바란다.



[본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고

본인의 주관적 견해를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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