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굽는 가게로 초대합니다, 좋은 일은 언제 시작될까>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꿈을 굽는 가게로 초대합니다 - 컵케이크 하나로 인생이 바뀐 청년백수의 파란만장 성공기
김신애 지음 / 나무수 / 2010년 2월
평점 :
절판


연 매출 10억의 "굿오브닝(good-ovening)" 이라는 국산 컵케이크 전문점을 일궈낸 20대의 김신애씨의 이야기. 컵케이크 하나로 성공을 이루기까지의 과정, 그리고 대표적인 컵케이크 레시피들을 담고 있다.  

[우리 카페나 할까?], [석봉 토스트], [총각네 야채가게] 이후 오랜만에 만나보는 창업 성공기인데, 아는 사람 두 팀이 최근 몇 년 사이 이쁜 카페를 여는 것을 곁에서 지켜보고 또 틈날 때마다 참여했던 간접 경험이 있는지라 "청년 백수의 파란만장 성공기"란 문구에 귀가 솔깃했다.  

♠성공의 비결은 무엇이었을까? 

"돈, 시간, 노력"의 3가지는 무슨 일을 하건 필수적인 조건이다. 그러면 그녀에게는 무엇이 결정적인 요인이었을까?  
"좋은 사람과의 만남"과 "제 발로 찾아온 행운"의 두 가지가 이 성공기에서는 두드러진다.  

물론, 저자가 고생을 안했다거나 특출난 능력이 없다는 것은 아니다. 오해하진 마시기를. 그러나, 다른 창업자들의 성공기나 실제로 이런 샵을 열면서 진짜 "파란만장하고 눈물 뚝뚝 떨어지는" 어려움을 만나고 이를 힘들게 헤쳐나가는 모습을 비교적 곁에서 보아온 입장에서는, 광고 문구를 보고 기대했던 "파란만장함"을 저자의 성공담에서 찾아보긴 힘들었다. 그간의 과정이 잘 묘사되지 않았을 수도 있지만, 파란만장이라기 보다는 오히려 "컵케이크와 같은 아기자기한" 성공담이랄까.   

좋은 사람과의 만남 + 제 발로 찾아온 행운 

뭐니뭐니해도 가장 인상적인 것은 그녀의 남편.  책에 실린 사진을 보면 눈에 띄는 것이 "굿오브닝"의 깔끔하고 세련된 로고와 디자인, 인테리어 같은 것인데, 초기 비용을 투자하고, 아내를 위해 블로그와 웹사이트를 만들어 주고(네이버 블로그 따위가 아니다), 인상적인 굿오브닝의 로고와 포장 등을 함께 만들어 준 분이 바로 그녀의 남편이었다. 실제 창업 현장에서는 이렇게 디자인이나 인테리어, 홈페이지 관리 같은 것을 도맡아줄 마음 맞고 능력 있는 사람을 만나기 위해 많은 고민과 노력, 시행착오가 필요한데, 저자는 출발부터 1인 다역의 든든한 지원군이 늘 함께 있었다. 어려울 때 마다 함께 해준 가족과 친구들의 따뜻한 도움도 훈훈했지만, 역시 내내 인상깊은 것은 그녀를 아껴주고 지지해준 남편분의 덕과 공이 아닐까 싶다.

저자를 "평범한 88만원 세대의 청년 백수"라 소개했지만 "2년간의 패션 잡지 뉴욕 통신원 생활"로 만들어진 잡지 세계와의 인연, 그리고 그 인간관계로 인해 "알아서" 찾아온 다양한 잡지에의 홍보 효과 같은 것은 "진짜 일반인이나 백수" 라면 돈 주고도 사정해야 얻을 수 있는 기회라는 점도 남다르다.

결정적으로, 콧대 높고 유명한 가로수길의 카페와 현대백화점 마저 "제 발로 찾아와" 연락을 취해왔다면 이 또한 엄청난 행운이 아니고 무엇이랴.  

남들은 노력해도 쉽게 얻지 못하는 행운을 결국 성공으로 연결시킨 것은 물론 저자와 조력자들의 남모를 노력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남달리 술술 풀린 행운의 손길과 컵케이크라는 독특한 시장이 막 형성되던 무렵의 멋진 타이밍에 더 눈길이 가는 것은 어쩔 수가 없었다.

작고, 예쁘장하고, 만만하고, 뜻밖이다

쪼글쪼글한 종이에 둘러싸인, 과자인듯 빵인듯 알록달록한 작고 가벼운 케익. 컵케이크가 심오한가? 고급스러운가? 웰빙 식품인가? 놀라운 맛이 있는가? ...... 하지만, 실제로 보나 책에 나온 사진으로 보나 이 식품은 요즘의 트렌드와 일치하는 뭔가가 있다. 가볍고, 만만하고, 엄청난 변종과 다양성이 있으며, 무엇보다 "보기에 예쁘다".

실제로 컵케이크는 계란 하나 탁 깨어 넣고 전자렌지에서 돌리면 되는 즉석상품도 동네 슈퍼에서 팔 정도로 만들기 어렵거나 고급스런 먹거리는 아니다. <섹스 앤 더 시티>가 바람을 불어넣었다고는 하지만, 원산지인 미국에서도 고급 디저트 까지는 아니기 때문에 이태원의 유명하다는 컵케이크 가게를 갔을 때에도 '저런 걸로 어떻게 장사를 하나?' 내심 의아했던 품목이다. 그런데 이 만만해 보이던 컵케이크가 백화점 매장에도 들어서고 어느새 연 매출 10억원짜리 산업으로 성장했을 줄이야...  

도넛이나 커피류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만 봐도 그렇지만, 기호식품에 대한 사람들의 "선택"이라는 것이 건강이나 미각, 고급스러움 같은 객관적/합리적인 기준보다는 의외의 요소에 크게 좌우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은 언제봐도 놀라운 일이다. 최신 경제학의 새로운 흐름이 이렇게 예측불가능하고 비이성적인 소비자의 선택에 집중되는 것도 당연하다 하겠다.

왜 컵케이크를?

저자가 왜 컵케이크를 사업 아이템으로 선택하게 되었는지는 직접 책에서 확인하는 것이 좋겠다. 의외의(?) 대답이 기다리고 있으니까. 이 또한 심각하거나 요리조리 머리 굴려 나온 선택은 아니었다는 점이 또 한번 컵케이크라는 "펑키한" 느낌과 일치하는 듯 하다. 

책 후반부에 소개된 다양한 컵케이크 레시피를 보면서 컵케이크에 이렇게 많은 종류가 있다는 사실이 새삼 놀라웠다. 출간 기념으로 [컵케이크 교환권]이 1매 포함되어 있는데, 조만간 가로수길을 들릴 때 몇 가지 점찍어둔 녀석들을 맛보고 싶다 (2010년 4월 말까지가 기한이니 필요한 분은 서두르시도록!). 컵케이크 디자인을 활용한 휴대폰 악세사리나 다양한 소품들도 기획하고 있는 모양인데, 앞으로의 발전이 궁금해진다.

내용부터 책 모양까지, 한마디로 "컵케이크를 닮은 창업 성공기 ".
꿈을 굽는 작업은 아직 현재진행형(~ing)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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