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된 것은 알라딘 때문이다.
만들어놓고 1년 넘게 사용하지 않던 트위터(Twitter)를 다시 들어가보게 된 것은, 그놈의 '알라딘 트위터 오픈 이벤트' 때문이었다.
5명도 채 되지 않았던 팔로잉 리스트. 그 와중에 난생 처음 날려본 RT(리트윗)도 알라딘 오픈을 알리는 내용이었고, 재미삼아 참가한 이벤트 당첨으로 맨 처음 보내본 DM(Direct Message)의 수신인도 알라딘 트위터@aladinbook였다. (덕분에..땡큐~)
DM이 뭐의 약자인지, 어떻게 보내야 하는지도 몰라서 허둥지둥... 트위터 초보를 위한 자료를 열심히 검색해서 읽어보고, 이것저것 건드리며 1주일이 지나는 동안 팔로잉(내가 등록한 이웃)도 팔로워(나를 등록한 이웃)도 30명, 50명 자꾸 늘어나게 되자 어느새 트위터는 생활 깊숙이 스며들고 있었다. twtkr, TweetDeck 등 다양한 클라이언트 어플들을 통해 PC와 휴대폰을 넘나들며 '트윗질'에 맛을 들인 몇 주간... 정신차려 보니, 가끔씩 트위터에 접속하는 정도가 아니라 가끔씩 트위터를 빠져나와 생활을 하고 있더라는 요상한 시츄에이션. OTL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니 뭐니 하면서 '트위터'가 뭔가 특별한 것(?)처럼 매스컴에서 떠들어대지만, 막상 이것을 사용하고 있는 사람들에겐 휴대폰이나 인터넷, 블로그 처럼 이미 일상화된 커뮤니케이션 수단의 하나일 뿐... 무슨 거창한 의미를 붙이기 보다는 일단 '재밌으니까' 한다는 것이 더 솔직한 표현 아닐까? 유명하고 영향력 있는 사람들이 모두 트위터를 쓰고 있는 것도 아니고, 말빨 좋고 글빨 있다는 작가나 사상가 중에는 트위터를 하지 않는 사람도 많다. 그 중 일부는 노골적으로 트위터를 반대하고 비판하기도 한다.
하지만, 분명 트위터에는 기존의 다른 의사소통 매체나 인터넷 서비스와는 다른 '뭔가'가 있다. 써 본 사람은 말하기 애매하고, 안써봤다면 도저히 말 못하는 그 무언가가.
연예인이나 셀레브리티는 그렇다 치고, 유명한 작가나 소위 글빨 있다는 사람들의 트위터를 둘러보는 것에는 그들의 작품이나 블로그, 홈페이지를 둘러보는 것과는 다른 차원의 만남이 있다.
그 작가의 은밀한 사생활
하이쿠(俳句)나 문자메시지를 연상케 하는 140자라는 제한성, 그리고 한번 팔로잉을 해놓으면 나의 '타임라인(Timeline)'에서 남들의 개인적인 일상과 생각의 편린들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는 특성은 다른 매체에선 찾아보기 힘든 것이다. 특히나 그들이 어떻게 사람들/생각들과의 '관계'를 형성하고 반응하는지 직접 볼 수 있다는 것은.
트위터가 아니었다면, <연금술사>의 파울로 코엘료@paulocoelho 할배가 월드컵 경기를 보면서 흥분하여 갈겨쓴 축구 관전평을 어떻게 보았을 것이며, 공지영@congjee 작가가 실제론 그렇게 털털한지 또 평소 그렇게 많은 인권 관련 모임에 나가 활동을 하고 있는지는 미처 몰랐을 것이다. 이외수@oisoo 작가의 부인이 최근 큰 수술을 받아서 많이 힘드셨다는 것도, 열공하는 청년들을 통닭으로 후원한다는 사실도 몰랐을 것이고, <아불류 시불류>로 이미 한번 묶여져 나온 그분의 탄력 넘치는 쫄깃한 트위터 글들도 라이브로 감상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물론 사모님 병세에 대해 생면부지의 입장에서 문자메시지 남기듯 안부의 인사 한 줄 남기는 것까지도 말이다. )
<블랙 스완><행운에 속지 마라>의 나심 탈레브@nntaleb가 던지는 촌철살인의 날카로운 메시지, 알랭 드 보통@alaindebotton이 뿜어놓는 다양한 일상의 느낌들, 베르나르 베르베르@Werbernard의 모음 풍부한 프랑스어 트윗이나 <1Q84> 무라카미 하루키@Murakami_Haruki의 간결한 일본어 트윗글(그래서 이 둘의 트위터는 아주 드물게 알아본다는 ㅠ.ㅠ), <4가지 질문>의 작가 바이런 케이티@ByronKatie가 남기는 통찰력 번뜩이는 짧은 글 같은 것들... 이렇게 책으로만 접했던 사람들이 방금 내뱉은 따끈따끈한 생각과 표현을 그들의 언어로 직접 확인하고, 때로 그들의 타임라인을 방문하여 그 사고와 감상의 흔적을 둘러보는 것은 <스눕>에 묘사된 남의 방 둘러보기에 비할 바 없는 흥미로운 정신적 산책.
한번 쓰면 삭제 외에는 수정이 불가능한 트위터의 세계에서 조심스레 글을 다듬는 흔적을 보여주는 류시화@healingpoem 시인의 트윗이라든지, 책을 봤다고 글을 남기니 "한국에도 제 책 좋아하는 사람이 많지요"라며 반가움을 표하던 <빵장수 야곱> 시리즈의 노아 벤샤@noahbenshea, 이스라엘에서도 곧 <행복의 지도>가 출간되어 16개국에 번역된다고 기뻐하던 에릭 와그너@Eric_Weiner, 소녀 같은 은은한 감수성이 묻어나는 작가 은희경@silverytale, 필리핀에서 한창 자가용 비행기를 몰며 하늘에서 찍은 멋진 열대의 섬들 보여주는 재미에 푹~ 빠져있는 문화평론가 진중권@unheim, 말을 걸어오는 누구에게나 겸손한 주경복@KBJOU 교수, 약속대로 의 인세를 88만원 세대 젊은이에게 기부한 시사fun론가 김용민@funronga, 그만의 엉뚱한 스케치가 함께 하는 만화가 이우일@i00111, 매주 그림에세이와 함께 트위터에서 상담도 해주시는 정신과의사 정혜신@mindjj님 등은 우리 곁에 이처럼 다양한 느낌과 삶의 방식들이 있다는 것을 새삼 돌아보게 해준다.
만화의 한 장면처럼, 어느 섬 위에만 좁게 쏟아지는 비의 모습을 하늘에서 촬영한 것.
또, 바로 얼마전에 트윗질을 시작한 황석영@Hsokyong 작가나 만화가 강풀@kangfull74의 악전고투 초보 트위터 경험담은 마치 어린애가 아장아장 걷기 시작하는 것을 곁에서 지켜보는 것만큼 흥미롭기도 하다. (물론 이런 분들은 금새 트윗질을 터득하여 수백, 수천의 팔로워를 거느리게 되니, 팔로워 100명을 겨우 오락가락 하는 처지에서 아장아장 운운하는 것은 한때일 뿐... ㅠ.ㅠ)
한 글빨 하는 말콤 글래드웰@Malcgladwell이 오랫동안 트위터를 방치해두고 심지어 비판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는 것이나, 세계 코칭계에서 '코치들의 코치'로까지 추앙받는 톰 스톤@tomstoneglt의 트위터가 온통 그의 워크샵 광고로 도배되어 있다는 사실, 자아초월 심리학에서 '현대의 플라톤' 내지 '천재 사상가'로 불리는 켄 윌버@kenwilber가 계정만 만들어두고 거의 활동을 하지 않는다는 사실 등은 조금 의외(?)의 일이였다.
반면, 세계적으로 유명한 작가나 경제/경영 분야의 유명한 저자들 중에는 트위터 검색 결과 나타나는 계정이 '너무 많아서' 어느 것이 '진짜'인지 분별하기 곤란한 것들도 많이 있다. 일부는 Twitter社가 공식 인증 딱지를 붙여놓아서 쉽게 확인이 되지만, 어떤 것은 관련 홈페이지나 블로그까지 가서 확인해봐야 알 수 있는 것도 있고, 심지어 '가짜(fake)'임을 밝혀놓고 당당히 트윗질을 하고 있는 곳도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수만의 팔로워를 거느리고 있던 연예인 이민호의 트위터가 사실은 가짜였다는 것이 바로 얼마전에 밝혀지기도 했으니 뭐...;)
종교 분야의 베스트셀러 저자/지도자의 트위터도 찾아볼 수 있다. 지난주 75회 생일을 맞이하신 달라이 라마@DalaiLama의 트위터는 최근에 일본을 방문했을 때의 사진이라든지 뉴스에 잘 나오지 않는 다양한 활동들, 불교적 가르침들을 쉬운 영어와 함께 소개하고 있다. 특정 종교의 지도자임에도 타 종교의 가치를 두루 인정하면서 친하게 어울리고, 뇌과학 등 첨단과학의 발전에도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폭넓은 지지를 얻고 있는 시대적 아이콘의 하나 ('뇌 가소성' 연구는 달라이 라마와의 교류가 큰 영향을 끼쳤다). 아마도 수행하는 분들이 대신 트위터를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그래서일까 잘 알려진 소탈하고 유머러스한 모습과는 다르게 트위터 자체는 격식있고 Official한 느낌. 이 외에도 영미권 종교 분야의 베스트셀러 저자나 종교 지도자들의 트위터는 쉽게 찾을 수 있고, '비즈니스'나 '마케팅' 에도 비견될 만큼 활발한 편이니 관심있다면 꼭 한번 검색해 보시기를...
트위터를 종교/정치/장사의 수단으로 '이용'하려는 시도를 많은 사람들이 염려하고 있다. 특히 '교주' 행세하기 좋아하는 자들이 파리떼처럼 덤벼들까봐 걱정이다. 하지만, 트위터에서 사람들이 가장 싫어하는 것이 꼴통/교주/꼰대라는 사실은 트위터의 미래를 위해 희망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생존 인물들만 트위터가 있는 것도 아니다. 찾아보면, 신화학의 거두인 조셉 캠벨@follow_bliss이나 이슬람의 신비주의 시인인 루미@JalaladDinRumi처럼 오래 전에 세상을 떠났지만 인류사에 굵직한 흔적을 남긴 분들이라면 그들을 기리는 재단이나 사람들이 운영하고 있는 트위터를 만날 수 있다. 이들은 해당 인물의 유명한 일화나 좋은 글귀를 140자 내외로 골라뽑아 올려놓는다. (대부분의 매체에서 '한글 1자 = 알파벳 2자'에 해당하지만, 트위터의 세계에서는 한글도 140자, 영어도 140자로 동일하다는 사실!)
<평행우주><불가능은 없다>로 유명한 과학자 미치오 카쿠@michiokaku의 트위터에서는 이분이 한창 관심을 가지는 주제나 최신 과학이론을 엿볼 수 있고, <과학 콘서트><눈 먼 시계공> 등 과학과 인문학의 절묘한 결합으로 주목받는 KAIST 정재승@jsjeong3 교수의 트위터에서는 팔로워를 대상으로 한 기발한 실험들을 지켜보거나 직접 참여해 볼 수 있다. 최근에는 '하루만에 팔로워수 300명을 늘리는 방법'에 대해 공개 설문 및 실험을 실시했는데, 설문을 통해 얻은 가설을 검증하느라 미국 오바마 대통령과 한국 이외수 작가님께 정 박사가 직접 멘션을 날려 팔로워 수를 불리는 진귀한 실험 장면도 실시간으로 목격할 수 있었다. (이 분은 전국의 맛집, 재미난 유머 찾기 이벤트 같은 것을 종종 열어 참가자들에게 상품을 주기도 한다. ㅎㅎ) 아, 그리고 바로 오늘(7/11) 오전에는 김미화씨에 의해 촉발된 'KBS 블랙리스트'에 대해, 상부로부터의 외압을 시사하는 장문의 멘션을 남겨 많은 지지와 염려의 리플을 받기도 했다. 뒤늦게 뉴스에 소개되고 있던데, 방송 자문으로 참여했던 유명 과학자의 증언까지도 KBS가 고소질을 남발할 수 있을까...?
<헌법의 풍경><불멸의 신성가족><교회 속의 세상, 세상 속의 교회>의 김두식@kdoosik 교수가 올리는 짤막하면서도 진솔한 글들, 시골의사 박경철@chondoc님이 올리는 심도깊은 경제 분석과 일상에 대한 날카롭고 따뜻한 시선, 정규 방송에서는 내뱉지 못했던 김미화@kimmiwha, 김주하@kimjuha, 김제동@keumkangkyung 같은 방송인들의 솔직한 생각들이나 EBS 지식채널e의 김진혁PD @madhyuk가 남기는 세상에 대한 다양한 고민들, <위험한 경제학>의 선대인@kennedian3 부소장과 김광수@kks_kseri 경제연구소 소장의 따끈따끈한 경제 분석 기사 등등... 그리고 이들의 격의없고 걸러지지 않은 다양한 감정들을 접할 때면 막연했던 거리감이 친근하게 변환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김제동씨의 트윗명이 영문 '금강경'이라 이름 검색으로는 쉽게 못 찾았다는 분들이 더러 있다.)
마냥 스토커로 남아있을 것인가?
무엇보다 흥분되는 건, 이들의 글을 단순히 '엿보기' 하는 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때에 따라 직접 '1:1 또는 공개적인 대화'와 소통을 쉽게 시도해 볼 수 있다는 것.
그렇다. 사실 '유명한 사람들'은 대답도 잘 안해주고 맞팔(서로이웃)도 거의 안해주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그 사람들도 진지한 생각과 감정이 담긴 메시지에는 기꺼이 대화를 나누고 의견을 교환하려는 모습을 드물지 않게 볼 수 있었다. 의외로 많은 유명인들이 낮선 사람과의 대화에 응하고 소통을 시도한다는 것은 신선한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언제 오프라 윈프리@Oprah나 버락 오바마@BarackObama, 달라이 라마 같은 사람들에게 직접 인사 한번, 메시지 한번 건네 볼 상황과 방법이 있었던가 말이다. (물론 팔로워수가 수십 수백만이 넘는 세계적 超유명인들은 팔로워가 너무 많아서 일일이 챙겨볼만한 여력이 도저히 나지 않을 것도 같다. ㅡ_ㅡ;)
수 많은 팔로워와 당사자가 실시간으로 지켜보는 트위터에서 대화를 나눈다는 것은, 정신없고 어수선한 채팅이나 1:1의 비밀스런 댓글/이메일과도 다르고, 상대방이 볼지 안볼지 모르는 곳에 일방적으로 글을 남기는 것과는 또 다른 '제3의 의사소통 방식'이라 할 수 있다. 유익한 정보, 신선하고 멋진 표현이나 긴급을 요하는 내용들은 RT와 추천을 통해 기하급수적으로 순식간에 파급되지만, 잡답이나 생각 없는 글, 예의없는 내용의 반복은 그 자체가 이미 공개적인 언팔(상대방을 Block)의 대상이 되어버리기 때문이다.
막연히 '유명인'으로 알고 있었던 사람들도 140자로 남기는 나날의 타임라인을 들여다보면 책, 라디오, TV, 인터뷰, 기사 등 기존의 매체에서는 알 수 없었던 그들만의 진짜 개성을 엿보게 되기도 한다. 그래서 실망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래서 인간미가 느껴져 다시 보게 되는 계기도 된다. 이들 중 상당수는 선한 의도를 가지고 좋은 정보를 널리 전달하며, 자신들이 이 새로운 정보 네트워크상의 '허브(Hub)'라는 사실을 잘 인지한 채 새로운 형태의 '권력'을 만들어 나가는 중이다.
(위에서 언급한 것 외에도 많은 작가/유명인을 트위터에서 찾아볼 수 있다. 물론 출판사나 인터넷 서점들도 수두룩하다. 이벤트 좋아하는 분들은 꽤 만족할 정도로 이벤트와 경품들이 즐비하다. 모두 트위터 메뉴의 '찾기'와 '검색'을 활용해서 찾아볼 수 있다. 한국인 중 유명인은 코리안트위터스 http://www.koreantweeters.com 등을 참고. 가짜 계정도 가끔 있으니 반드시 내용을 확인해보아야 한다. 참, 이벤트 좋아하여 수시로 상업성 RT날리는 분들은 트위터들에게 언팔 대상이 되기 쉽다는 것도 명심! 10~20대가 주축인 '미투데이'에 비해, 한국의 트위터는 30~40대 이상이 주 사용자이다. 농담 따먹기를 즐겨하는 것 같아도, 이들은 알맹이 없는 껍데기를 반가워하진 않는다. 혼잣말이 대세인 외국인들에 비해, 한국인들은 서로 대화를 시도한다는 점도 참고.)
트위터를 꼭 해봐야 하나?
아이폰, 스마트폰이 있어야 트위터를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하루종일 쓸데없는 잡담만 지켜봐야 하는 것도 아니며, 나를 팔로잉(이웃)해준 팔로워들을 내가 무조건 맞팔(서로이웃)해야 한다는 예의나 법칙이 있는 것도, 내가 팔로잉한 사람의 이웃들이 자동으로 내 이웃(팔로잉/팔로워)으로 등록되는 것도 아니다. (←가장 흔한 오해들)
트위터는 PC나 일반 피처폰으로도 이용이 가능하며(국내 3개 통신사 모두), List/Favorite/검색/해쉬태그(#)/트위터방문/Block(언팔) 등을 통해 나름의 정보 관리 또한 가능하다. 140자 제한이 있지만 URL을 단축시켜 올릴 수 있어서 많은 정보라도 얼마든지 하이퍼링크로 처리 가능하다. 상당수 트위터 사용자들은 휴대폰, PC, 블로그나 홈페이지를 유기적으로 병용하여 여러 매체의 장단점을 잘 활용하고 있다.
특히, 주요 언론들이 한번씩 '트위터'를 언급할 때마다 밝혀지듯이, 여기에는 나중에야 언론/포털 사이트를 통해 공개되는 생생한 정보들이 많이 돌아다닌다. '민감한 사항'이라 언론과 포털이 내놓고 말 못하는 경우는 그 차별성이 뚜렷하다.
그래서일까? 일부 사용자가 대놓고 특정인에게 개인적인 표현 방식을 시정하라며 항의하는 경우를 가끔 보게된다. 세상이 '신문에 나오는대로 잘' 돌아가고 있거나 언론에 언급되지 않는 유명인물들은 보수적(?)이고 이상적(?)인 삶을 살고 있을꺼라 생각했던 것일까? 실망하거나 싫어하는 것은 개인적 자유겠지만, 기대했던 바와 실제 모습이 다르다고 '실제'를 '기대'한 대로 고쳐달라고 공개적인 요구를 하니, 보기에 민망하고 안타까울 뿐... 사실상 '트위터에 대한 가장 큰 오해'가 바로 트위터를 '소셜 미디어'나 '소셜 네트워크'라고 믿는다는 것 이라는데, 한동안 써보니 이 말이 비로소 이해가 되기 시작한다...
한 달 남짓 트위터에 파묻혀 지켜본 결과로는, 컴퓨터를 늘 켜놓는 직업이라고 트윗을 즐겨하는 것도 아니고, 신중하고 생각이 깊다고 해서 트윗을 잘 하지 않는 것도 아니었다. 다른 매체에선 혼자 오두방정 깨방정을 떨다가도 쌍방향 트위터에선 자폐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하고, 평소 과묵하신 분이 강렬한 사회 비평이나 감수성 그득한 내용을 쏟아내기도 하는 등 단정지어 간단한 '패턴'을 말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었다.
예전엔 누가 "트위터가 뭐냐?"고 물어오면 "공개적으로 댓글 다는거", "소셜 미디어...(What?)" 등등 대충 아는 용어와 개념을 끌어와 설명을 하곤 했다. 알듯말듯 곤란해 하는 그 사람에겐 공감한다는 듯 "써보면 별 거 아니에요"란 멘트로 으쓱 마무리하면서...
이제 조금은 맛 봤다 싶은 요즘은 개념설명은 줄이고 가입방법 알려주면서 "일단 한번 써보세요." 라고 이야기한다.
푹~ 빠져서 몇 주 허우적 거려본 지금은? 한 마디 더 붙인다. "제/대/로 한번 써보세요." 라고.
바로 시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쉬운 책들. "인터넷 강좌"도 찾아보면 괜찮은 것이 많다.
사회적 파급효과나 의미, SNS와 이를 활용한 마케팅 등 더 심오한 뭔가를 알고 싶다면, 또다른 자료를 참고.
MBC 드라마 <파스타>에서, 아무리 해도 '맛있는' 파스타를 만들지 못하겠다며 볼멘소리를 하는 공효진에게 우리의 버럭 쉐프는 이렇게 질문을 던진다.
"맛은, 보십니까?"
" ... 언제?"
물론 트위터가 필수는 아니다.
하지만, 제대로 맛을 보기도 전에, 제대로 맛 볼 타이밍도 모르는 채로 "그거 별거 아니야." 하고 말하기에는 놓치기 아까운 '관계'와 '정보'와 '가능성'들이 거기에 있다. 확실히 맛보고 털어버린 후라면 모르지만, 남들 하니까 엉거주춤 하다 말거나 대충 해보고 아는 체 하기엔 조금 아쉽다. 특히 당신이 정보의 소통을 좋아한다면.
"Twitter is a real time information network, not a social network"
- Evan Williams (트위터社 창업 3인 中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