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인라이팅>을 읽고 리뷰해 주세요.
브레인라이팅 - 종이 한 장으로 세계 최강의 기업을 만든 기적의 메모 발상법
다카하시 마코토 지음, 송수영 옮김 / 이아소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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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류의 책에는 영화 서평으로 치면 [스포일러 주의]와 같은 머릿말이 달려있어야 할 것 같다. 브레인스토밍에서 여러가지 한계를 느껴왔기에 어떤 내용일까 궁금도 하고 기법 자체도 신선했지만, 책 소개와 서평만으로도 그 핵심이 노출되어 도서 판매에 영향을 끼칠까봐 염려가 되기 때문이다. ^ ^;

다행히 이 책에는 브레인라이팅 외에도 브레인스토밍, 마인드맵, 특성 열거법, 체크리스트법, 고든법, 시네틱스, NM법 등 유명한 아이디어 [발상법]들이 골고루 소개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이렇게 도출된 아이디어의 옥석玉石을 가리는 [수속법]들까지 다양하게 정리되어 있어서 얇은 분량에 비해 충분히 구매 가치가 있을 정도로 알찬 내용을 담고 있었다. 게다가 각각의 [발상법]과 [수속법]을 다시 "브레인라이팅과 연관지어 응용"하는 방법까지 설명해 놓은 것은 직접 책을 읽기 전까지는 미처 예상치 못한 이 책만의 특징이라 할 수 있다.

운좋게 서평단으로 선정되어 책을 증정받은 의리상(^^), 브레인라이팅의 구체적인 방법은 굳이 언급하지 않으려 한다. 이미 출판사의 책 소개와 여러 댓글에서 주요 내용과 특징을 지나칠 정도로 많이 언급했기 때문이다. 대신, 책 전반에 대한 개인적인 정리와 논평을 몇 가지 달아보겠다.


◆ 개요 : 크게 2부분으로 구성됨 (P.161 참고)

1. 발상법 (아이디어를 얻기 위한 기법)

(1) 자유 연상법 : 브레인스토밍, 브레인라이팅, 마인드맵
(2) 강제 연상법 : 특성 열거법, 체크 리스트법
(3) 유추 발상법 : 고든법, 시네틱스, NM법

2. 수속법 (발상법으로 얻은 아이디어를 정리하는 기법)

(1) 공간형법 : 연역형(도서분류), 귀납형(블록법, KJ법, 크로스법)
(2) 계열형법 : 인과형(피쉬본법), 시계열형(스토리법, 카드 순서법)
(3) 평가법 : 포인트 평가법 

※ 기타 : 종합 기법(발상법과 수속법이 함께 포함된 기법), 태도 기법


◆ 인상깊은 점

- 브레인라이팅의 개념 그 차체보다 이 기법이 개발된지 이미 20년이 넘었다는 사실이 더 놀라웠다. 나름대로 큰 조직에 있으면서 다양한 아이디어 발상법과 문제해결 기법을 접해보았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간단하면서 효율적인 방법을 이제껏 왜 접해보지 못했던 걸까? 인터넷을 검색해보니 정말로 독일에서 개발된지 20년이 넘었고, 한국에는 이 책이 단행본으로 출간되기 몇 년 전부터 드물게 언급되고 있던 방법이었다.

- 포스트잇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점도 퍽 인상적이었다. 수년 전, 국내의 한 출판사에서 비매품으로 만든 다이어리에서도 "메모의 핵심"으로 언급한 것이 바로 이 포스트잇을 사용한 방식이었다. 아마도 비슷한 출처에서 힌트를 얻지 않았나 생각된다.


◆ 실제와 이론과의 차이

6명 x 3개 아이디어 x 6라운드 = 108개 아이디어 (약 20분 소요)라고 제시되어 있는데, 실제로 해보면 108개의 아이디어가 나오지 않는다. 참가한 각자가 제한시간 내에 18개의 서로 다른 아이디어를 내놓아야 하고 게다가 이것들이 다른 6명의 아이디어와 완전히 달라야 108가지가 될 수 있는데, 막상 해보면 18개씩 아이디어를 내놓지 못하는 사람도 많고 내놓은 발상들도 서로 엇비슷하여 108가지 경우의 수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참가자에 따라 더 나올 수도 있다 ^ ^;)


◆ 대량 발상 이후 : 최적의 선택을 위한 방법은?

사실, "문제해결과 아이디어 발상을 위한 방법"은 이 책에 소개된 것 외에도 더 많이 있다. 너무 많아서 어떨 때는 그런 기법을 따르는 것 자체가 자유로운 발상에 방해가 될 정도다. 진짜 문제는 이렇게 수없이 도출된 아이디어 중에서 "어떤 것이 최적의 해결책인지를 선택하는 방법"이 아닐까?

7장부터 소개되는 [수속법]에는 "발상보다 중요한 것은 핵심을 골라내는 정리 과정"이라는 소제목이 달려있는데, 이것을 보면 저자는 단순히 '어떻게든 새로운 발상을 만들어 내는 데에만 몰두하는' 시시한 발상 전문가들 보다 적어도 한 수 위에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이 시점에서 새삼 저자의 약력을 다시 살펴보고는 '과연!'하고 고개를 끄덕일 수 있었다.)

물론, 이 수속법만으로도 "최적의 솔루션"을 골라내는 것은 한계가 있을 것 같다. 도출된 아이디어를 특정 기준에 따라 "분류"한 후 작은 단위로 "다수결"을 통해 최적의 안을 이끌어내는 방식이 원리의 대부분인데, [다수결] 자체가 "민주적"일수는 있어도 그 과정을 통해 이끌어낸 결론이 반드시 "최적"이라고 하기 어려운 상황이 현실에서는 종종 발생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쩔 것인가? 사람마다 중요시하는 가치(value)가 다르고 문제에 대한 이해의 정도가 다르며 온갖 정치적 알력과 권력 다툼, 경제적/시간적 한계, 개인적인 취향 같은 애매한 변수들이 인간의 선택에 관여하는 것을... 그렇기 때문에 이 책에서 제시하는 방법이 그나마 여러 사람들의 서로 다른 가치관과 욕구를 적절한 선에서 모나지 않게 만족시켜 준다는 것에는 이의를 제기할 수 없을 것 같다.


◆ 이 책을 접한 독자들의 예상되는 반응

(1) 단순히 [브레인라이팅]이 무엇인가에 혹해 책을 집어 든다.
(2) [브레인라이팅]에 대한 설명과 핵심기법만 파악하는 데에는 몇 분 밖에 걸리지 않을 거라 예상하고, 그러면 굳이 책을 살 필요까지는 없을 거라고 쉽게 생각할 수 있다. (ㅎㅎ)
(3) 그런데, 알고 보니 브레인라이팅 외에도 현대의 다양한 아이디어 [발상법]들이 알기 쉽게 정리되어 있다. 그래서 만만해 보이던 이 책이 조금 달리 보이기 시작한다. 여기가 갈림길 (우와, 더 알고 싶어 vs. 엥, 뭐가 이렇게 많아).
(4) 너무 다양한 아이디어 [발상법]들을 알게 되니 혼란스러울 즈음, 이런 아이디어들을 분류하고 정리하는 [수속법]이 소개된다. 진가를 알아보는 사람들은 이쯤에서 책의 구입까지 슬슬 염두에 두게 된다.
(5) 사족 : 수많은 아이디어 발상 기법들이 등장한 지금, 앞으로 더욱 깊은 연구가 필요한 분야는 결국 "최적의 선택을 위한 방법"이 아닐까 싶다. 이와 관련된 자료를 더 찾아보고 공부해 보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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