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이 죽음에 관해 얘기하는 걸 금기시하거나 두려워 하지만 우리 가족은 그렇지 않았다. 외할머니와 외할아버지가 공인 장의사였던 까닭에 엄마는 장례식장과 영안실에서 자라다시피 했다. 영화 ‘마이 걸‘을 본 사람이라면 대략 짐작할 수 있을 거다. 방부처리를 하는 시체 옆에서 숙제하는 것쯤은 엄마에게 전혀 특별한 일이 아니었다. - P11
이수게이 바하두르는 칭기스 칸의 아버지였다. 몽골어로는 아버지를 ‘에치게‘라고 부른다. 그는 용맹한 군주였고, 그의 일족 모두가 합의에 의해 그를 지도자로 지명했다. - P47
어쩌면 지유가 세상에 온 순간부터 자신은 지유에게 그녀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고 그는 생각했다. - P17
짧게 고민하고, 짧게 준비해서 책방을 열게 된 경험은 영문도 모늘 채 남이 세게 때려서 시속 250킬로미터로 날아가는 테니스공과 같다고밖에 말할 수 없다.누군가 책방을 왜 열었냐고 다시 물으면, 어느 날 아침, 악몽으로 뒤척이다 잠에서 깨어난 김성은은 침대에 누운 자신이 보기에도 지나치게 노오란 레몬 빛의 테니스공으로 변했다는 사실을 알았다고 대답해볼까. - P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