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의 그날 아침에 내가 몰랐던 것은 이것이다. 나는 다시는 내 아파트를 보지 못하리란 사실을 몰랐다. 친구 한 명과 가족 한 명이 그 바이러스로 죽으리란 것도 몰랐다. 딸들과의 관계가 내가 결코 예상하지 못한 방식으로 달라지리란 것도 몰랐다. 내 인생 전체가 뭔가 새로운 것이 되리라는 것도 몰랐다. - P22
역사에서 우연이라 회자되는 것들은 필연적으로 벌어질 일의 조건이 성숙되는 과정에서 나타난 하나의 계기 같아요. - P43
그런데도 여전히 시인을 처음 보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 오히려 놀라울 지경이지만, 아무튼 저 말에 담긴 미묘한 뉘앙스가 때로 불편하게 느껴진다. 대체로 저 말 뒤에 따르는 말은 이런 것이기 때문이다."너무 젊으시네요. 시인은 교과서에만 봤는데!" - P134
아무튼 다시 여름으로 돌아온다면, 영원한 여름이란 그런 것이다. 영원한 청춘이나 영원한 생명력이면서 성장 불가능의 세계이며 죽음의 세계인 것. - P85
나를 추동하는 것은 언제나 수치심이었다. 부끄럽고 싶지 않아서, 부끄러운 것을 피하고 싶어서, 무엇인가를 선택하거나 포기했다. - P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