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스퍼 네트워크
챈들러 베이커 지음, 이동교 옮김 / 문학동네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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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소설로 데뷔한 챈들러 베이커는 2019년 첫 성인 독자 대상의 소설 [위스퍼 네트워크]를 발표하면서 출간 즉시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오르는 등 큰 화제를 모았습니다.

책 제목이기도 한 ‘Whisper Network‘는 여성들 사이에서 공유되는 비공식적인 정보 네트워크로 보통 자신이 종사하는 산업의 남성 권력자 중 성희롱이나 성추행 혐의가 있는 이들의 명단을 은밀하게 공유하는 것을 일컫는다고 합니다. 책에서는 ‘배드맨 리스트‘라고 등장 하는데 ‘댈러스 나쁜 놈 경계 리스트Beware of Asshole Dallas Men‘의 약자 배드(BAD)맨 리스트와 트루비브 회사의 CEO 데즈먼드 뱅콜의 심장마비로 인한 사망과 트루비브에 근무하는 네 명의 여성 변호사 슬론, 아디, 그레이스, 캐서린과 사망한 CEO의 자리에 앉게 될 것이 유력한 대표 변호사 에임스 개릿, 그리고 트루비브에서 청소일을 하고 있는 싱글맘 로살리타가 주요 인물로 등장해 이야기와 사건들을 이끌어 갑니다.

슬론, 아디, 그레이스는 친한 친구 사이 입니다. 그레이스는 출산 12주 만에 복직해서 모유수유를 위한 유축실 사용을 매일 하고 있고, 슬론의 딸 애비게일은 중학생이며, 아디의 아들 마이클은 이제 네 살이 되었습니다. 변호사들이 주요인물에 대거 포진하고 있음에도 법정 사건을 다루는 로펌변호사들이 아니어서 오히려 사내정치나 차별, 미투(me too)와 페미니즘과 관련 된 여성 연대의 이야기가 더 많이 실려 있습니다. 책의 도입부를 읽을 땐 솔직히 슬론 글러버가 제일 비호감 이었습니다. 아이의 건강을 위해 모유수유를 고집하는 그레이스의 남편 리엄도 역시 비호감 목록에 올랐고, 그나마 아디가 청소원인 로살리타의 아들이 재능이 있는 것을 발견해 좋은 학교에 갈 수 있도록 과외 등을 해주는 모습을 보며 앞으로 어떤 전개가 이뤄질지 궁금했습니다. 이야기는 3월 20일을 시작으로 하루하루 지나가면서 형사들이 등장하는 진술 녹취록이나 직원 진술서는 시간을 거꾸로 거슬러 올라가는 역행을 하면서 모정의 사건이 벌어졌음을 암시하는데 책의 마지막에 가서야 모든 퍼즐이 맞춰집니다. 거대 기업인 트루비브가 선임한 로펌 변호사와 트루비브에서 근무하던 기업변호사 간의 대립, 자신의 일자리와 풍족한 경제생활을 포기하더라도 반기를 든 그녀들, 오히려 그 사건을 일으킨 인물은 쏙 빠진체 어마어마한 손해배상 책임까지 떠안게 된 그녀들의 이야기, 얌체같은 이의 배신에 치를 떨다가 극적인 반전에 다행이다 싶었는데 최후의 일격에 뒤통수가 정말 얼얼합니다.

소설일지라도 미국의 사회상, 여성에 대한 편견과 남성 우월적인 여론 등을 읽으며 우리사회와 많이 닮았다는 생각과 함께 의외로 미투 운동 등의 영향으로 지금은 이 책이 쓰여진 2019년의 미국보다 더 빠른 사회적 의식 개선작업이 이뤄졌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아직도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를 아무렇지 않게 하는 이들도 있고, 피해자가 당할만한 여지를 준 것 아니냐는 소리를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점차 나아지고 있음을 실감합니다. 이해가 안되는 부분도 있지만 또 세상 모든 것을 이해할 수는 없으니 나름 파격적인 소설로 재밌게 읽었습니다. 추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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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로 가는 길 걸어간다 살아간다 시리즈 4
김혜지 지음 / 책구름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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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 프로그램 ‘스페인 하숙‘을 보면서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에 대한 꿈을 키웠습니다. 묵묵히 걷는 순례자들과 그들을 위해 숙소와 식사를 기부 형태로 제공하는 수도원과 저렴한 가격으로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알베르게에 대해 알아가면서 단체로 관광을 하고 유적지 구경만하다 오는 이름뿐인 여행이 아니라 진짜 여행을 하러 그 길을 걷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엔 이탈리아 로마 성지 순례길 소식을 듣고 궁금했습니다. 스페인의 뜨거운 태양의 길과 이탈리아의 열정의 길은 어떻게, 얼마나 다를지. 그리고 확인 했습니다. 어떤 코스로 가든, 어느 나라의 순례길을 걷든, 길을 떠나 실행에 옮긴 사람 만이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로마에서 3년, 베네치아에서 3년 넘게 거주하면서 바쁘게 살아왔던 부부가 있습니다. 김혜지 작가님과 남편 분은 팬데믹의 직격탄을 맞았지만 좌절하고 분노하는 대신 순례길을 걷는 것을 선택했습니다. 원래 비아 프란치제나(Via Francigena) 전체 코스는 영국 캔터베리를 시작으로 프랑스, 스위스, 이탈리아를 거쳐 베드로의 무덤이 있는 바티칸까지, 약 2000킬로미터에 달하는 성지 순례길입니다. 이 중 루카(LUCCA)에서 로마까지 가는 코스를 선택하고 저라면 절대로, 도저히! 불가능한 초간단 준비물만을 챙겨서 바로 순례길에 오른 두 사람의 여정을 사진과 글로 따라가 봅니다. 출발지로 삼은 루카(LUCCA)로 가기 위해 베네치아에서 피렌체까지는 급행열차를 타고, 토스카나까지는 완행열차를 타고 이동해 자신있게 로마 순례길의 첫발을 내디뎠습니다. day 1부터 무리해 걷다가 대참사가 일어나기도 하고, 가끔 대중교통의 유혹에 그야말로 시험에 들었던 일들도 있지만 최선을 다해 남편과 투닥이며 걷고 또 걷고, 길에서 만나는 올리브 나무들, 선한 이웃들, 같은 방향을 향해 걷는 이들 사이에서 느껴지는 고단함까지도 고스란히 실려 있는 [로마로 가는 길]을 읽다보니 한편으로는 부럽고, 또 한편으론 마음 단단히 먹고 시작해야겠구나 싶어졌습니다.

- 나열하다 보니 내가 글을 쓰고 싶었던 이유를 알았다. 걷는 행위와 쓰는 행위가 놀랍도록 닮아 있었다. 괴롭지만 황홀경에 한 번 빠지면 헤어 나올 수 없을 만큼 매력적이고, 돈 한 푼 들이지 않고 나를 들여다볼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수단이다. - [로마로 가는 길], 266쪽

이탈리아의 명소들만을 5일 만에 휙 둘러본게 다라서 자연이 얼마나 아름다웠는지, 역사의 숨결이 느껴졌었는지, 사람들이 따스했는지 기억이 안났습니다. 하지만 묘하게 십 년 전에 다녀온 그곳의 숨겨진 골목들을, 가보지 못한 숲길을, 와인 산지의 넓은 포도밭을 직접 보며 즐기는 듯한 착각에 빠질만큼 이야기 꽃이 만발한 [로마로 가는 길] 정말 추천 합니다. 로마 순례길를 걸을 일이 없더라도 한번 쯤 읽어보시면 이탈리아 여행을 꿈꾸게 만들어 줄 것 입니다. 장담합니다.

*출판사 제공 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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