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로 가는 길 걸어간다 살아간다 시리즈 4
김혜지 지음 / 책구름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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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 프로그램 ‘스페인 하숙‘을 보면서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에 대한 꿈을 키웠습니다. 묵묵히 걷는 순례자들과 그들을 위해 숙소와 식사를 기부 형태로 제공하는 수도원과 저렴한 가격으로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알베르게에 대해 알아가면서 단체로 관광을 하고 유적지 구경만하다 오는 이름뿐인 여행이 아니라 진짜 여행을 하러 그 길을 걷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엔 이탈리아 로마 성지 순례길 소식을 듣고 궁금했습니다. 스페인의 뜨거운 태양의 길과 이탈리아의 열정의 길은 어떻게, 얼마나 다를지. 그리고 확인 했습니다. 어떤 코스로 가든, 어느 나라의 순례길을 걷든, 길을 떠나 실행에 옮긴 사람 만이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로마에서 3년, 베네치아에서 3년 넘게 거주하면서 바쁘게 살아왔던 부부가 있습니다. 김혜지 작가님과 남편 분은 팬데믹의 직격탄을 맞았지만 좌절하고 분노하는 대신 순례길을 걷는 것을 선택했습니다. 원래 비아 프란치제나(Via Francigena) 전체 코스는 영국 캔터베리를 시작으로 프랑스, 스위스, 이탈리아를 거쳐 베드로의 무덤이 있는 바티칸까지, 약 2000킬로미터에 달하는 성지 순례길입니다. 이 중 루카(LUCCA)에서 로마까지 가는 코스를 선택하고 저라면 절대로, 도저히! 불가능한 초간단 준비물만을 챙겨서 바로 순례길에 오른 두 사람의 여정을 사진과 글로 따라가 봅니다. 출발지로 삼은 루카(LUCCA)로 가기 위해 베네치아에서 피렌체까지는 급행열차를 타고, 토스카나까지는 완행열차를 타고 이동해 자신있게 로마 순례길의 첫발을 내디뎠습니다. day 1부터 무리해 걷다가 대참사가 일어나기도 하고, 가끔 대중교통의 유혹에 그야말로 시험에 들었던 일들도 있지만 최선을 다해 남편과 투닥이며 걷고 또 걷고, 길에서 만나는 올리브 나무들, 선한 이웃들, 같은 방향을 향해 걷는 이들 사이에서 느껴지는 고단함까지도 고스란히 실려 있는 [로마로 가는 길]을 읽다보니 한편으로는 부럽고, 또 한편으론 마음 단단히 먹고 시작해야겠구나 싶어졌습니다.

- 나열하다 보니 내가 글을 쓰고 싶었던 이유를 알았다. 걷는 행위와 쓰는 행위가 놀랍도록 닮아 있었다. 괴롭지만 황홀경에 한 번 빠지면 헤어 나올 수 없을 만큼 매력적이고, 돈 한 푼 들이지 않고 나를 들여다볼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수단이다. - [로마로 가는 길], 266쪽

이탈리아의 명소들만을 5일 만에 휙 둘러본게 다라서 자연이 얼마나 아름다웠는지, 역사의 숨결이 느껴졌었는지, 사람들이 따스했는지 기억이 안났습니다. 하지만 묘하게 십 년 전에 다녀온 그곳의 숨겨진 골목들을, 가보지 못한 숲길을, 와인 산지의 넓은 포도밭을 직접 보며 즐기는 듯한 착각에 빠질만큼 이야기 꽃이 만발한 [로마로 가는 길] 정말 추천 합니다. 로마 순례길를 걸을 일이 없더라도 한번 쯤 읽어보시면 이탈리아 여행을 꿈꾸게 만들어 줄 것 입니다. 장담합니다.

*출판사 제공 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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