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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싱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99
넬라 라슨 지음, 박경희 옮김 / 문학동네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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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0년대 뉴욕 할렘을 배경으로 하는 소설 [패싱]은 외형상으로 백인으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흑인 부모를 가진 이들이 백인 행세를 하는 것을 말하는 단어 ‘Passing‘을 주제로 합니다.

1부 뜻밖의 만남은 아이린 레드필드가 아침에 받은 작은 우편물 꾸러미 안의 편지를 발견하며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편지를 보낸 클레어 켄드리는 자신이 흑인이라는 사실을 남편에게 완전히 감추고 살고 있습니다.

어릴적 친구였던 아이린과 클레어는 우연히 백인만이 이용 가능한 드레이튼호텔 스카이라운지에서 십이 년 만에 마주칩니다. 아이린은 자신을 유심히 쳐다보는 여자의 시선을 느끼고 상대의 검은 눈을 공손히 응대하듯 마주보며 불쾌하면서도 불안한 감정을 느낍니다.

‘저 여자가 여기 드레이튼호텔의 스카이라운지에, 바로 자신의 눈앞에 흑인이 앉아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단 말인가? 알 수 있었다는 건가? 설마! 그럴리가!‘(23쪽)

그럼에도 자신을 주시하는 눈빛에 적대적인 감정이 보이지 않는 것을 감지한 아이린, 그리고 그 상대가 바로 클레어 켄드리라는 사실에 반가움과 놀람이 교차합니다. 열다섯 살 나이에 아버지의 주검을 맞이 한 클레어가 고향을 떠나 사라진 후 아이린은 결코 이런 곳에서 클레어를 마주치리라는 상상도 못했기에 더욱 당황을 합니다. 반가워하는 클레어와의 만남 이후 클레어의 남편인 존 벨루까지 만나게 되며 아이린은 더욱 경악하게 됩니다. 존 벨루는 흑인에 대한 적대감마져 가지고 있는 극강의 백인 우월주의자로 자신의 아내가 백인이라는 것을 맹신하고 있습니다. 흑인의 피가 1%라도 섞여 있다는 것조차 용납 못한다고 하는 남편 존 벨루와 ‘패싱‘의 비밀을 간직한 아내 클레어의 삶에 관여하고 싶지 않은 아이린이지만 클레어는 자신이 속했던, 자신이 여전히 속한 흑인 할렘 사회에 호기심과 관심을 표합니다. 아이린이 주선한 파티에 참석하고 남편이 출장간 사이 아이린의 집에도 방문을 합니다. 점차 아들들과 남편의 시선이 밝고 긍정적인 클레어를 향한다는 것을 느낀 아이린은 클레어를 멀리 하고 싶으면서도 그녀에게 끌려다닙니다.

아이린의 고민은 깊어가고 흑인 사회의 모임에 자주 모습을 드러내는 클레어로 인한 스트레스는 극단적인 심리상태를 만들어 냅니다. 그녀가 자신의 영역에 더이상 접근하지 못하게 하는 방법을 찾는 아이린. 그 결말은 3부 피날레에서 펼쳐집니다.

‘패싱‘에 대해 자신은 절대 그럴 필요가 없다는 아이린 레드필드. 남편이 흑인이고 아들들 중 둘째 역시 흑인이기에 자신이 왜 ‘패싱‘을 하느냐고 반문하지만 클레어와 처음 만난 장소에서 알 수 있듯이 이미 아이린은 ‘패싱‘을 이용하고 있었습니다. 절대 그럴 수 없는 이들의 부러움의 대상이자 혐오의 대상이라는 점을 알면서도 외면한 아이린과 두개의 세상에 모두 발을 걸친 클레어의 외줄타기는 계속되고 조마조마한 마음과 자신의 욕망을 위해 가면을 쓴건지 외모만으로 구분이 안된다는 사실에 자신감의 표상이 된 건지 모를 클레어의 막무가내식 일상으로의 침투가 거부감을 들게 만들었습니다.

[패싱]은 짧지만 강렬한 메시지와 여운을 남기는 세계문학작품입니다. 1920년대 사회와 100년이 지난 2020년대 사회...변화가 있었지만 여전히 우리는 변하지 않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유색인종에 대한 차별은 여전하고, 더욱이 경계에 선 이들에 대한 거부반응은 심각한 수준입니다. 넬라 라슨의 이야기는 지금 현재에도 계속 흐르고 있습니다. 세계 어느곳이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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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불호텔의 유령
강화길 지음 / 문학동네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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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내면과 오싹한 심령현상이 겹쳐지는 강화길식 고딕 호러!‘에 사로잡힌 것은 우연히 네이버 뉴스에서 보게 된 인천에 관한 소개글 덕분입니다. 인천에 가면 꼭 가봐야 하는 곳을 소개하는 글이 어떤 이유로 눈에 띄였는지 기억은 없지만 차이나타운과 우리나라 최초의 호텔이 있었다는 설명과 함께 중국, 일본, 러시아 등의 역사 흔적들이 여전히 남았다는 그곳이 먼저 저를 소설 [대불호텔의 유령]으로 이끌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소설의 화자인 나는 [니꼴라 유치원]이라는 소설을 쓰기 위해 노력 중입니다. 아주 괴팍하게, 잔인하고 못된 감정이 가득한 소설을 쓸 생각입니다. 하지만 소설을 쓰려고 하면,

‘그 순간, 어떤 소리가 들렸다.
분명히 기억한다. 칠판을 손틉으로 긁는 듯한 고통스러운 소음이 귓속에서 길게 울려펴졌다...나는 정말로 뭐에 씌었다.‘ (19쪽)

여섯 살 무렵의 기억들이 떠오릅니다. 나를 사로잡은 것의 정체는,
‘그것은 바로 악의. 그래. 바로 악의다.‘(21쪽) 라고 말하는 화자와 함께 왜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는지, 무엇이 기억의 혼란과 함께 전라북도 이리시 창현동 성당 옆 부설 유치원과 그 유치원에 못들어가고 1년 동안 다니게 된 미미유치원인지, 나나유치원인지 그 유치원 옆의 허름한 적산가옥에 살았던 자신을 마지막 황녀 이문용이라 주장했던 ‘사기꾼‘의 죽음이 불러 온 호기심에 마주했던 악의, 억울하게 지내보라던 목소리에 씌어버린 그 순간이 또 다른 고종황제의 마지막 황녀라 주장했던 이문용을 직접 만난 엄마와 엄마의 단 하나뿐인 친구 보애 이모의 이야기로 연결 되어 결국 보애 이모의 엄마인 박지운의 이야기로, 그녀의 전남편이자 보애 이모의 친아버지 뢰이한, 지금은 사라진 대불호텔 공사장에 나타난 녹색 자캣을 입은 여인의 정체에 관한 의문이 시간여행의 시작을 알립니다.

그리고, 모든 이야기는 소설 [니꼴라 유치원]을 쓰려는 화자의 다른 소설이자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는 박지운의 때때로 서로 다른 이야기들이며 진실이 무엇인지는 아무도 모르는 유령의 존재를 담은 소설의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사람들의 각자의 기억으로 윤색 된 이야기가 그렇게 쌓이고 싸여 진짜가 모습을 드러낼 수도 있음을, 머릿속에서 들여오던 악의와 원망의 언어들의 정체가 사실은 그저 이야기를 들어달라는 애원이었고 사랑으로 삶을 지탱하길 바라는 지나간 이들의 바램이었음을 깨달아 갑니다.

1883년의 인천 제물포항, 1971년의 어느 겨울날, 1991년의 여섯 살의 나, 그리고 현재의 소설을 쓰는 ‘나‘를 통해 시대를 살아낸 여자들을 만나고 엄마들을 만나고 청인이라 불렸던 이들의 삶을 슬쩍 들여다보고 전쟁과 그이후의 혼란의 시절이 기억속에서 어떤 이야기들을 만들어낼 수 있는지 발견하는 소설이었습니다. [대불호텔의 유령]은 정말 유령의 이야기인지, 유령이 되어버린 그시절의 사람들의 이야기인지는 직접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대불호텔의유령 #강화길 #문학동네 #책추천 #책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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