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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초여름이 정말 좋아. 햇빛이 쨍쨍하고, 적당히 습기를 머금은 부드러운 바람이 불고, 하지만 공기는 아직 후텁지근 하지 않고..... 그런 날에는 해가 지면 할 일이 없어도 괜히 마음이 싱숭생숭해져 밖으로 나오게 돼. - P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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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나아가기만 하는 세상에서 빠져나가 온종일 오로지 아름답기만 한 세상에서 시간을 보낸다는 속임수가 과연 가능한 것일까? - P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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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명이랑은 내가 호주로 떠나는 날, 인천공항에서 공식적으로 헤어졌지. 그날 지명이가 자기 아버지 차를 몰고 와서 나를 공항까지 바래다줬어. 지지리 가난한 우리 집은 다섯 식구가 사는데도 자동차 란 대가 없었어. - P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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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각자 자기 자리를 찾아 네 방향으로 흩어지고 나자 마침내 완벽한 고독으로 충만한 하루를 시작하며 짐을 벗듯 가벼운 마음이 된다. - P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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