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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 브로디 선생의 전성기 ㅣ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60
뮤리얼 스파크 지음, 서정은 옮김 / 문학동네 / 2018년 2월
평점 :
1930년대 이탈리아의 무솔리니와 독일의 히틀러가 등장하는 파시즘이 팽배하던 시기를 배경으로 한 [진 브로디 선생의 전성기]는 처음 도입부분을 읽을 땐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가 떠올라 스승과 제자가 서로 상호작용하는 인간적 관계를 상상했으나, 브로디 선생은 오히려 [나는 히틀러의 아이였습니다]에 등장하는 선택 된 순수혈통의 아이들처럼 자신이 만들고 싶은 ‘크림 중의 크림‘이 될 가능성이 있는 아이들을 선별해서 ‘브로디 무리‘를 만들고 자신의 정치색을 서서히 입힘으로서 처음엔 성공하는 듯 보였으나 믿었던 브로디 무리 중 한명의 배신자로 인해 결국 9년간이나 버티던 마샤 블레인 여학교에서 해직됩니다.
열 살, 열한 살의 모니카 더글러스, 로즈 스탠리, 유니스 가드너, 샌디 스트레인저, 제니 그레이, 메리 맥그레거까지 6명의 ‘브로디 무리‘에게 역사 수업이나 영문법 수업 중인 척을 하도록 시키며 결코 학교 수업과는 관계가 없는 자신의 연애담과 아이들 각각이 지닌 특별함을 키우기 위해 자신의 전성기를 보내지만 맹목적인 아이들의 시선은 점점 줄어들고 특히 통찰력이 높은 샌디는 브로디 선생에 대한 맹신에 대해 의심을 하기 시작합니다.
샌디와 제니의 상상으로 쓰여진 브로디 선생이 주인공인 소설처럼 결국 샌디라는 인물 역시 작가인 뮤리얼 스파크의 시선을 담고 있으며, 브로디 선생은 자신의 파시스트 성향을 이해하고 새로운 시대를 이끌 소녀들에게 무솔리니와 히틀러의 파시스트 부대에 대한 동경과 스페인 내전에서 프랑코 정권을 지지하며 때론 전쟁에 참여하도록 독려하는 모습으로 자신의 소명을 다했음을 확신합니다.
과거와 미래, 현재가 혼재 되어 있고 브로디 선생의 시점으로 진행 되던 이야기가 샌디의 시선으로 또 제 3자의 시선으로 변화되면서 혼돈과 새로움을 동시에 느끼도록 만든 스파크의 창의적 소설 구조는 다소 불편했으나 어디로 튈지 모르는 사춘기 아이들과 같이 소설에 활력을 불어넣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브로디 선생이 왜, 무엇때문에 파시스트가 되었는지에 대한 작은 실마리도 없는 상태에서 어린 제자들에게 보이는 집념에 가까운 자기확신은 근거없는 소문처럼 느껴졌습니다.
독특한 매력을 가진 [진 브로디 선생의 전성기] 속에 때론 순수하고 때론 영악한 소녀들을 만나 진심으로 물어보고 싶습니다. 전성기는 언제였는지, 아직 오지 않은 것은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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