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궤도의 밖에서, 나의 룸메이트에게 ㅣ 문학동네 청소년 53
전삼혜 지음 / 문학동네 / 2021년 4월
평점 :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가 22세기 어느 해 4월에 지구 남반구를 강타할 거대한 소행성이 오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해서 무엇이 달라질 것인가? 책을 다 읽고 덮으며 생각난 질문이었습니다.
[궤도의 밖에서, 나의 룸메이트에게]는 지구상의 모든 나라에서 달의 영토를 사들인 제네시스가 지구에서 볼 수 있는 달의 앞면을 거대한 포클레인으로 갈아엎어 버리고 문라이터라는 기계를 이용해 거대한 펜으로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 라는 창세기 첫 문장을 달표면에 새기며 등장 한 후 달은 거대한 광고판이 되던 시기를 거쳐, 지금은 구식 기계가 된 문라이터의 고장수리를 위해 달의 우주기지로 출장 간 열일곱 살 유리아의 이야기로 시작 됩니다. 지구에 남아있는 룸메이트와 통신이 종료 되고 출장 업무인 문라이트 점검일도 끝났지만 여전히 지구로 돌아가기까지 열하루가 남아 있는 상태에서 달에 새겨진 메시지들을 비추는 모니터들과 다르게 어두워진 모니터 하나, 바로 지구를 비추는 그 모니터만 연결이 끊어져버렸습니다. 그리고 시간은 흘러 달에 온지 벌써 여섯 달. 출발 할 때 가져왔던 식량들도 떨어지고 항공기계정비반에서 배운 위기 대처 방식으로 버티며 아무리 구조를 기다려도 희망이 사라질 때 리아는 마지막을 예상하며 달에 새겨진 메시지들을 지우고 문라이터의 거대한 펜으로 룸메이트의 이야기를 새겨나갑니다.
문라이터 달 기지로 출장을 간 리아와 친구가 된 196센티미터 72킬로그램의 제롬은 지구와 소행성 충돌까지 앞으로 6일 열두 시간 정도 남은 현재 아주 높은 곳 달에 가서 춤추고 싶었던 소원은 불가능하다는 걸 알았기에 친구의 짐 속에 대신 보낸 빨간 구두의 스트랩끈과 우겨넣은 석달치의 식량으로 마음을 표현합니다.
지구 반파까지 일곱 시간, 월면도제작반의 유일한 직원이었던 단과 내전에서 뿌려진 지뢰에 두 다리를 잃고 의족을 한 리우의 이야기, 제네시스에 동생 단을 남겨두고 떠났던 열여덟 살의 루카(캐롤린)의 이야기, 토요일의 아침 리아를 달로 떠나보낸 당사자이자 룸메이트 최세은이 남긴 냉동수면 장치에 새겨진 비상연락 메시지가 생생하게 전해져 옵니다.
달에 영원히 사라지지 않는 메시지를 새기겠다는 사람들, 그러나 우주의 시간에서 영원하다는 건 어쩌면 찰라에 지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대신 영원한 것은 누군가를 그리워하는 마음, 영혼에 새겨진 사랑, 자신을 희생하며 많은 이들의 행복을 빌어주는 기도 같은 것이 아닐까...책을 덮으며 했던 질문의 답은 이미 내 안에 있었음을 깨달으며 [궤도의 밖에서, 나의 룸메이트에게]를 음미해 봅니다.
*출판사 제공 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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